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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G·알리안츠·PCA·KDB생명 등 대기매물 넘치는 생보업계는 과부하
등록 2016-02-29 07:45
(서울=포커스뉴스) 여의도 증권가. 2015.08.26 양지웅 기자 yangdoo@focus.kr 2016.02.26 김민지 기자 minji@focus.kr
(서울=포커스뉴스) 우리은행과 현대증권, 산은캐피탈 등 금융권 지도를 바꿀 대형 매물들이 쏟아지고 있으나, 저마다 치명적인 약점을 안고 있어 대주주 변경 승인까지는 험난한 과정이 예고되고 있다.
3개사는 이미 매각 실패 경험이 있는 매물들이다. 실패할 당시의 거시경제 및 경영환경이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앞으로도 성사 여부가 만만치않다는게 29일 해당 업계 및 인수합병(M&A) 업계의 시각이다.
그밖에 MBK파트너스가 매각 자문사를 선정한 ING생명과 이미 인수후보군이 형성됐다는 소문이 나오는 알리안츠생명, 재매각이 추진될 KDB생명, 매각설이 돌고 있는 PCA생명 등 생보업계는 공급 초과 양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매물 간 주인 찾기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 우리은행 매각 '첩첩산중'
우선, 우리은행 매각은 또 다시 연기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아부다비투자공사(ADIC) 등 중동 지역 국부펀드와 협상에 실패한 우리은행은 수조원에 달하는 큰 덩치 때문에 국내에서 주인을 찾기 쉽지 않다. 사실상 대형 사모투자펀드(PEF)를 제외하면 인수후보군이 마땅치 않다.
해외 매각도 마찬가지다. 투자한 기업의 경영에 크게 간섭하지 않는 중동의 국부펀드는 현실적으로 가장 이상적인 후보였다. 그러나 국제유가 하락으로 중동 투자자들이 오히려 투자금을 회수하는 상황이다.
이광구 우리은행장이 유럽을 돌아다니며 세일즈에 나섰지만, 유럽 사정도 좋지 못하다. 유럽에서도 은행주는 인기가 없는 투자처 중 하나로 꼽힌다. 그렇다고 국내 금융계의 상징적인 우리은행을 해외 전문 PEF에 넘기기도 쉽지 않다. 과거 먹튀 경험으로 국민정서상 거부감이 강하다.
정부가 매각을 주도하는 것도 걸림돌이다. 정부는 공적자금 투입 당시 원가인 주당 1만4800원 이상, 혹은 배당 등을 고려해 적어도 1만3500원 이상을 마지노선으로 정했다. 그러나 현재 우리은행 주가는 9000원 내외다. 협상의 유연성이 떨어지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M&A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해외 PEF를 포함해 지분 분할 매각이라든지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지 않고서는 주인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 현대증권 '인기는 있으나…'
현대증권은 예상 외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대우증권이 미래에셋증권으로 매각되는 가운데 시장 점유율을 획기적으로 높일 유일한 매물이기 때문이다.
한국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가 일찌감치 참여를 선언했고 파인스트리트, LK투자파트너스, 글로벌원자산운용, 액티스 등 국내외 PEF가 대거 입찰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러나 가격협상에 진통이 예상된다. 인수후보들은 유동성 위기에 몰린 현대그룹의 처지를 최대한 이용하려 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룹의 주력인 현대상선을 살려야 할 현대그룹은 협상 테이블에서 배짱부릴 위치가 아니다.
또, 우발채무 우려도 있다. 현대증권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우발채무 잔액이 1조원 이상인 9개 증권사 중 하나였고 메리츠종금증권, NH투자증권에 이어 3번째에 위치했다. 신용공여나 채무보증이 모두 채무가 될 수는 없으나 악화되는 경기 상황을 고려하면 분명 리스크 요인이다.
또, 올해 들어 손실 우려가 커진 주가연계증권(ELS) 발행에도 적극적이었다. 문제가 된 홍콩 항셍중국기업지수 기초 ELS에 대한 자체헤지 비중은 삼성증권 다음으로 높았다. 자체헤지 비중이 높으면 파생상품 운용 과정에서 손실을 입을 가능성도 커진다.
이에 따라 고객 예탁금이 업계 최상위인 2조5000억원인데다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약 3000억원에 달하는 현대증권의 예상가격이 5000억원에서 1조원으로 널뛰기를 보이고 있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사실상 한국금융지주나 KB금융지주가 현대그룹이 만족할만한 가격을 제시하지 않으면 예상보다 매각작업이 지연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 산은캐피탈에서 '산은'을 빼면…
한 차례 유찰을 겪은 산은캐피탈 매각의 가장 큰 변수는 산업은행이라는 존재감이다. 산은의 재무적, 영업적 지원을 감당할 인수후보가 나타나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9월 말 별도 기준 자산 4조5051억원에 이르는 산은캐피탈은 누적 영업이익 1192억원으로 2014년 같은 기간의 1093억원을 넘어섰다. 캐피탈업계가 어려움을 겪는 와중에도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 자동차금융으로의 다각화도 이뤄지고 있고 ‘AA-’ 등급으로 자금조달에서도 유리한 위치에 있다.
총자산이익률(ROA)이 2.9%로 전년 동기 대비 약간 떨어지고 연체율은 2.0%로 다소 높아졌으나 요주의이하여신비율이 5.2%, 요주의이하 여신에 대한 충당금적립비율이 78.9%로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 꾸준한 자산 증가에도 조정자기자본비율이 15.5%로 매년 15% 내외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문제는 영업자산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대출채권이 대부분 기업금융으로 산은과의 연계영업 비중이 크다는 점에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팩토링, 선박대출 등이 꾸준히 이뤄졌다. 리스자산 중 선박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대출채권 2조3931억원, 리스자산 9819억원, 신기술금융 2459억원, 신용카드자산 990억원, 유가증권 8067억원 등으로 영업자산이 구성돼 있다.
캐피탈업계의 한 관계자는 "산은이 그동안 유상증자 등 재무적 지원도 아끼지 않았다"며 "산은에 버금가는 주인을 찾아야 성장성을 담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규창 기자 scoop21@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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