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2016.03.28
일명 '백금세대'라 불리는 고액자산가, 액티브 시니어가 자산관리시장에 새 바람을 불어넣는다. 넉넉한 자산과 소득을 지닌 이들은 적극적으로 투자종목을 찾고 리스크가 큰 글로벌시장에 눈을 돌린다. 액티브 시니어의 자산관리 특징은 유동성이 큰 금융상품에 투자하고 자산을 공격적으로 운용하는 것이다. 노후·은퇴자산을 부동산에 묶거나 연금 등 안전자산에 올인하던 전통적인 자산관리와 상반된다.
최근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는 ‘100세시대 자산배분’ 전략으로 가계에서 금융자산 비중을 50%로 확대하고 이 중에서 투자형 금융자산 비중을 대거 늘릴 것을 제안했다. 투자형 자산 중에선 해외자산 비중을 30% 이상 유지할 것을 강조했다. 은퇴 후에도 100세까지 생활해야 하는 만큼 금융자산에 적극 투자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김진웅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수석연구원은 “100세시대의 자산관리는 투자형 자산을 적극 활용하는 것에서 시작한다”며 “새로운 투자처를 찾는 액티브 시니어들이 안전주의 성향의 노후자산관리에 새로운 대안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액티브 시니어들이 주목하는 자산관리전략을 주요 시중은행 PB(프라이빗뱅커)로부터 들어봤다.
◆비과세 해외펀드·세컨더리펀드 확대
7년 만에 돌아온 비과세 해외주식펀드는 수익에 대해 10년간 비과세혜택을 제공하는 세테크상품으로 꼽힌다. 특히 증여세가 비과세돼 액티브 시니어들이 선호한다. 해외주식펀드는 1인당 1계좌만 개설할 수 있는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와 달리 소득이 없는 배우자 및 자녀의 가입이 가능하다. 배우자에게는 10년간 6억원, 성인자녀와 미성년자녀에게는 각각 5000만원, 2000만원까지 증여세를 내지 않고 펀드수익을 증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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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B들은 액티브 시니어들이 비과세 해외주식펀드를 한도까지 운용하는 추세라고 말한다. 세금에 예민한 이들이 올해 세제혜택이 커진 상품에 몰리는 것이다. 해외주식펀드 중에선 글로벌 선진국 주가지수에 연동하는 펀드보다 선진국의 가치주에 집중할 것을 추천한다.
워런 버핏이 “시장의 시세차익보다 우량기업의 주식을 장기간 보유하라”고 주장했던 가치투자와 비슷한 분석으로 글로벌시장보다 기업에 포커스를 두는 식이다. 해외기업의 가치주투자는 기업에 투자하기 때문에 불안한 시황에 흔들리지 않으며 장기투자자에겐 지수등락이 되레 호재로 작용한다.
신동일 KB국민은행 도곡스타PB센터 부센터장은 “액티브 시니어들이 경기가 위축된 상황에서 세제혜택이 많은 해외주식펀드에 몰리고 있다”며 “가치주는 단기간에 큰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지만 기업의 탄탄한 펀더멘탈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할 수 있어 해외시장에서 실적 대비 저평가된 가치주를 살펴보고 장기간 투자할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중소·벤처기업에 투자하는 세컨더리펀드에 액티브 시니어의 뭉칫돈이 몰린다. 세컨더리펀드는 기업공개(IPO)를 앞둔 중소·벤처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로 엔젤투자자와 펀드가 가진 지분을 사들이는 방식이다. IPO를 앞둔 기업에 투자하기 때문에 회수기간이 짧고 투자손실을 볼 위험도 낮다. 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2014년 해산한 펀드 중 세컨더리펀드가 내부수익률(IRR) 15.08%로 1위를 차지했다. 특허펀드(12.08%), 중소·벤처펀드(5%), 신성장기업펀드(4.47%)가 그 뒤를 이었다.
김창수 KEB하나은행 골드클럽 PB센터장은 “최근 세컨더리펀드가 투자위험이 낮고 수익률이 높다는 장점 때문에 벤처펀드시장의 대세가 됐다”며 “시니어 고객이 기업정보를 잘 알수도 있지만 투자의 틀을 잡아주는 PB 등 전문가의 상담을 받은 후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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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미지투데이
◆골프회원권 지고 수익형부동산 뜬다
액티브 시니어는 여가생활을 즐기며 사회활동에 적극 참여하는 50~60대를 지칭한다. 과거에는 여가생활의 대명사로 불린 리조트·골프클럽의 회원권 거래가 많았지만 해당 산업이 발전하면서 회원권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일부 리조트·골프장의 부도 등으로 가격이 전반적으로 하락하는 추세다.
최근 제주 도세심의위원회가 발표한 ‘2016년도 건축물 및 기타물건 시가표준액 결정안’에 따르면 올해 제주도의 콘도회원권은 241건 중 237건이 인하됐고 시가표준액이 1년 전보다 28.2% 떨어졌다. 골프장 회원권은 208건 중 162건의 가격이 하락했고 시가표준액은 22.1% 인하됐다.
장인태 신한은행 PWM도곡센터 팀장은 “시니어들이 은퇴 후 여행과 취미생활을 즐기는 방법으로 회원권을 많이 샀지만 가격이 크게 떨어져 재산가치가 하락했다”며 “회원권보다 환급성이 좋은 금융상품에 투자할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액티브 시니어의 부동산투자는 어떨까. 부동산경기 하락과 내수불황으로 전통적인 아파트투자보다 수익형부동산에 관심을 쏟는다. 매달 임대료가 나오는 수익형부동산은 시세차익을 기대하기보다 수익률에 입각한 투자다. 도심지역의 소형상가는 안정적인 임대수요로 꾸준한 수익을 올릴 수 있어 불황에 강한 상품으로 꼽힌다. 편리한 교통과 높은 접근성 등 주변환경의 장점은 부동산 불황여파도 비켜선 모양새다. 상가 선택 시 입지조건과 배후수요가 풍부한지 등을 잘 따지면 앞으로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지역개발로 상권이 형성될 곳이라면 초기에 상권을 선점하는 것이 유리하다. 앞으로 대규모 권리금을 얻을 수 있어 투자가치가 충분하다. 또 고급주상복합 주거시설이 밀집한 역세권 상가는 입주민들의 소득수준이 높아 인근 지역의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다.
김영주 우리은행 선릉금융센터 PB팀장은 “수익형부동산은 최근 부동산시장에서 각광받지만 공실 위험이 따르기 때문에 현장을 직접 방문해 교통·편의시설 등을 예측해야 한다”며 “수익형부동산도 결국 부동산이므로 현금이나 현금에 준하는 안전한 금융상품에도 투자를 배분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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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자산보다 부동산 선호…서울시민 2천명 조사 본문듣기
기사입력 2016.03.28
서울시민들은 예금, 주식, 펀드 같은 금융자산보다 주택, 토지 등 부동산을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서울연구원이 공개한 '서울시민이 선호하는 자산 유형은?' 인포그래픽에 따르면, 설문 참여 서울시민(서울 거주 20세 이상 성인) 2000명 가운데 47.1%가 부동산을 선호한다고 답했다. 금융자산을 선호하는 비율은 34.8%였다.
모든 연령층에서 금융자산보다 부동산을 선호하는 비율이 높았다. 연령대가 올라갈수록 부동산 선호 비율도 높아졌다. 20대는 40%, 60대 이상은 55.5%가 부동산을 선호했다.
부동산 선호 이유는 '분실 위험이 없다'(34.6%) '장기적 가격 상승'(30%) '큰 손해를 볼 위험이 적다'(22.2%) 등이었다. 반면 금융자산이 더 낫다고 생각하는 이유로는 '부동산보다 원하는 시기에 처분이 편함'(31.1%) '앞으로 부동산 가격이 크게 오르지 않을 것 같아서'(29.6%) '단기적으로 큰 수익을 기대하므로'(22.4%) 등을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