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6.04.01
부동산 시장에 좀체 봄기운이 돌지 않고 있다. 매매 거래가 큰 폭으로 줄어든 가운데 준전세를 포함한 월세 거래만 증가하는 모습이다. 분양시장은 지역별 온도 차가 여전하다. 서울, 대구, 부산 등은 청약 열기가 계속되고 있지만 경기, 충청, 전라 등 지방 아파트는 청약 미달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31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1~3월 서울의 아파트 매매 거래(이하 3월은 30일 현재 기준)는 1만6797건으로 전년 동기(2만8337건)에 비해 40% 이상 급감했다. 올 1~3월 서울의 아파트 거래량은 2년 전인 2014년 1분기(2만2855건)와 비교해도 6000건 이상 차이가 난다.
전세품귀 현상을 말해주듯 아파트 전세 거래 역시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다. 지난해 1분기 3만7100건을 웃돌았던 서울의 아파트 전세 거래는 올 1분기에는 2만7554건으로 1만건 가까이 줄어들었다.
이에 비해 같은 기간 준전세, 준월세 등을 포함한 월세 거래는 1만5451건에서 1만6864건으로 1000건 이상 증가했다. 특히 임대 보증금이 다달이 내는 월세의 40배를 초과하는 준전세 거래가 지난해 1분기 6395건에서 올 1분기 8551건으로 가파른 증가세를 기록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주택담보대출 규제, 공급 과잉 우려 등으로 인해 주택 매입 시기에 대한 고민이 커진 데 따라 주택 매매시장 분위기 회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 건설업체 관계자는 "2월 수도권을 대상으로 한 주택대출 규제가 기폭제가 되면서 주택경기를 향한 우려가 한층 커졌다"며 "5월 대출 규제 확대 시행,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 등 줄줄이 악재가 기다리고 있는 상황에서 주택 매입을 기피하는 경향이 한층 뚜렷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 주택 매매뿐 아니라 신규 아파트 분양시장 역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새해 들어 분양 청약을 진행한 아파트 단지는 총 100곳(이하 3월30일 현재 청약 접수 마감 기준)으로 이중 33곳이 청약신청이 공급 가구 수를 밑돌아 청약 미달을 기록했다. 신규 분양 단지 3곳 중 1곳꼴로 청약 미달이 발생한 셈이다.
특히 봄 이사철을 맞아 3월에만 51개 사업장, 총 2만2862가구에 대한 분양이 진행됐지만 이중 17개 사업장, 3114가구가 순위 내 청약을 마무리 짓지 못하고 미달로 남았다.
올해 청약시장에서 드러난 가장 큰 특징은 지역별 온도 차다. 서울과 대구, 부산 등 지방 대도시 지역은 대부분의 사업장이 안정적으로 순위 내에 청약을 마친 반면 광주, 안성, 고양 평택 등 경기권과 경주, 군산, 완주, 천안, 음성 등 경북, 충청, 전라권 지방 분양시장은 대규모 청약 미달이 발생했다.
3월 청약결과를 예로 들면 전체 51개 분양 사업장 중 1순위 마감을 기록한 곳은 총 18개로 이중 11곳이 서울, 대구, 부산 지역 사업장이었다. 청약 미달 사업장은 경기가 5곳으로 가장 많았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실장은 "기존 주택시장의 경우, 거래량과 가격이 다 좋지 않았다"며 "총선 등에 대한 기대감보다 대출 규제, 금리 상승 등 불안감이 시장에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2분기 이후 시장에 대해서는 "강남권 재건축 이주 수요, 도심 접근성 등 실수요가 몰리는 지역은 신규 분양이 활기를 띠겠지만 (정부가 내놓을 수 있는) 경기 활성화 대책이 많지 않은 만큼 기존 주택시장과 지방 분양시장의 수요 위축은 한동안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