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동산 투자론

아파트 볼 때 "대지지분"이 가장 중요.부동산은 궁극적으로 토지.토지이외는 장기적으로 소멸되는 것! 인테리어는 소멸

Bonjour Kwon 2016. 4. 12. 11:00

[기획연재] 아파트 볼 때 "대지지분"이 가장 중요하다

<2016.4.12, 부동산114>

 


"아파트를 구입할 때 가장 중요시하는 기준이 무엇입니까?"
외부 강의를 하다 보면 가끔 호기심 어린 눈으로 물어보는 수강생들이 있다. 많은 투자를 하지는 않았지만 필자가 아파트를 고르는 기준 중 대지지분의 크기와 그 가격(공시지가)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부동산은 궁극적으로 토지다. 토지 이외의 부분은 장기적으로 소멸되는 것이라 생각해도 무방하다. 부동산의 특성 중 영속성은 토지의 특성에서 기인하는 것이리라. 토지는 절대 소멸하지 않는다. 아름다운 섬나라 투발루(Tuvalu)가 지구온난화로 해수면이 상승하여 2060년에는 전체가 바다에 잠기는데 어떻게 소멸되지 않는다는 거냐고 항의하는 독자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건 주거지역이 자연환경보전지역(해안)으로 용도가 바뀌는 것일 따름이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이와 반대로, 해수면을 매립하여 대지로 만든다고 하더라도 토지가 갑자기 생긴 게 아니다. 단지 토지의 용도가 바뀐 거라 이해하면 된다.

인테리어를 아무리 비싸고 화려하게 해도 매매가격에 반영되지 않으며, 대지지분이 유사한 아파트인데 표기되는 평수만 다를 경우 재건축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가격이 같아진다. 재건축 얘기가 나올 정도로 장기간 보유할 생각은 없지만, 필자는 투자 목적의 아파트를 구입할 때 대지지분을 최종적으로 고려한다. 대지지분이 적고 가격이 낮으면 매입하지 않으려 한다. 그렇게까지 계산할 필요가 있느냐고 반문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어쩌겠는가, 아파트를 잘 고르는 선천적인 감각이 없으니 이 자료 저 자료 살펴볼 수밖에.

부동산은 궁극적으로 토지다
""대형", "프리미엄" 자존심 버리고 인기 끄는 중소형 주상복합 아파트"
2015년 6월 국내 유수의 언론사인 C일보에 게재된 기사 제목이다. 요약하면 과거 주상복합 아파트를 상징하는 말은 대형 평수, 고급 마감재, 특이한 평면구조 등이었는데 최근 대형 평수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고 실용적인 구조를 선호하는 주택 수요자들이 많아지면서 주상복합 아파트도 중소형 중심으로 재편되는 추세라는 내용이다. 이로 인해 실수요자들이 선호하는 중소형 주상복합 아파트는 분양시장에서도 인기라는 것이다.

주상복합 아파트는 한 건물에 상업용도와 주거용도가 혼재된 주거 형태다. 상업용지에 건설하므로 높은 용적률을 적용받을 수 있어 더 집약적으로 토지를 이용할 수 있으며, 건물 안에서 편리한 생활을 누릴 수 있고 보안도 철저하다. 하지만 이처럼 집약적인 토지 이용은 투자가치를 떨어뜨린다. 최근 주상복합 아파트의 매매가격 상승률을 일반 아파트와 비교하면 투자가치의 차이가 뚜렷하게 드러난다. 부동산114의 자료에 의하면 2014년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3.03%이나 주상복합 아파트의 상승률은 0.84%에 그쳤다. 2015년에도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5.73% 상승했으나 주상복합 아파트는 2.53% 상승에 머물렀다.
 


한때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선도한다고 칭송받던 주상복합 아파트가 왜 이렇게 맥을 못 출까? 물론 주상복합 아파트의 특성으로 인한 단점도 있다. 전용률이 낮고 창문이 적게 열려 환기가 잘 되지 않으며 화재에 취약하다. 특히 녹지공간 비율이 낮아 삭막한 느낌을 주니 웰빙 시대를 맞아 주목받지 못하는 것이 당연할 수도 있다. 관리비도 많이 든다.

하지만 더욱 문제가 되는 부분은 주상복합 아파트가 일반 아파트에 비해 대지지분이 적다는 것이다. 물론 주상복합 아파트는 상업용지이니 주거용지인 일반 아파트에 비해 단위당 금액이 월등히 높아 낮은 대지지분을 상쇄할 수도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다.

대지지분은 아파트 투자의 필수 판단 기준
대지지분이란 간단히 말해 "내 아파트가 갖고 있는 땅의 면적"이다. 우리는 흔히 아파트가격을 비교할 때 "평당 가격"을 따진다. 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대지지분당 가격"이다. 결국 아파트는 "땅"이기 때문이다. 동일 지역에 비슷한 크기의 두 단지가 있는데 가격도 같다면, 당신은 어떤 아파트를 선택하겠는가? 필자는 당연히 대지지분이 큰 아파트를 살 것이다. "평당가격"보다는 "전용면적당가격"이, "전용면적당가격"보다는 "대지지분당가격"이 아파트의 가치를 더 정확히 판단하게 하는 척도가 된다.

대지지분이 큰 아파트는 살아가는 동안에도 도움이 된다. 높은 대지지분은 주거환경의 쾌적성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대지지분이 높은 아파트는 용적률이 낮으니 동과 동 사이의 간격이 넓고 층수도 낮을뿐더러 기타 편의시설 등 여유공간이 많다. 다른 조건이 유사하다면 당신은 다음 중 어느 쪽을 선택할 것인가. 하나는 새로운 평면 설계와 뛰어난 조망을 가진, 대지지분이 매우 낮은 주상복합 아파트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넓은 녹지공간이 있고 동과 동 사이의 간격이 넓어 사생활 침해가 없는, 대지지분이 높은 일반 아파트다. 필자는 여기서도 당연히 후자를 택할 것이다.

최근 필자가 매입을 고려했던 아파트에 대해 대지지분의 가치를 분석한 내용을 사례로 들까 한다. 각각 서대문과 종로에 있는 아파트를 비교한 자료다. 서대문의 아파트는 용적률이 188.43%이며 공시지가가 3.3㎡당 335만 원이다. 이에 비해 종로에서 분양하는 아파트는 용적률이 252%이며 공시지가가 3.3㎡당 499만 원이다. 용적률을 대비한 공시지가는 서대문 아파트가 178만 원인 데 비해 종로 아파트는 198만 원으로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실제로 59㎡ 아파트의 가격은 종로 아파트가 2억 원 이상 높게 형성되고 있다. 당신이라면 어느 아파트에 투자하겠는가.
 


이 차이가 적절한 것인지, 정당한 것인지는 분석하는 투자자의 개인적인 평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서대문 아파트는 700세대 정도이나 종로의 아파트는 2,000세대가 넘으며 건설회사 브랜드의 인지도에서도 차이가 난다. 이러한 변수들도 모두 반영해야 하니 사실 단순화하긴 어렵다. 하지만 부동산은 복합 상품이므로 고려해야 할 변수가 너무나 많다. 따라서 변수를 몇 가지로 줄이는 지혜가 필요하다. 변수를 줄인다 하더라도 필자는 대지지분의 가치는 꼭 따질 것이다. 언제라도 변하지 않는 땅의 가치를 믿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