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6.16 03:06
악재 때 현금화 어려운 점은 주의
1%대 초저금리 시대에 증시까지 힘을 잃자 최근 재테크 시장에서 '대체 투자(AI·Alternative Investment)'가 각광받고 있다. 대체 투자란 주식·채권 같은 전통적 투자 대상이 아닌 부동산, 사회간접자본(SOC), 사모 펀드, 원자재 등 다른 자산에 투자하는 것이다. 투자 대상과 전략에 따라 다르지만 통상 연 5% 이상 수익을 추구한다.
그간 대체 투자 열풍을 선도한 이들은 새로운 수익원을 찾던 기관 투자자였다. 2007년 2.5%에 불과했던 국민연금의 대체 투자 비중은 작년 9.4%로 높아졌고, 2021년에는 14%까지 확대된다. 연기금뿐 아니라 은행, 증권사, 보험사 등도 대체 투자로 눈을 돌렸다. 그러다 최근엔 개인 투자자들까지 바통을 이어받고 있다. 더 높은 수익을 좇아 국내외 부동산 펀드에 투자하거나 사모 펀드에 돈을 넣는 이들이 늘었다. 여기에 금융 당국이 인프라·부동산 사업에 투자하는 공모 펀드 활성화에 나서면서 '향후 대체 투자로 재테크 자금 이동이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물류창고, 항공기 투자도 각광
대체 투자 가운데 요즘 특히 인기가 높은 것이 부동산 투자다. 초저금리가 부동산 시장에 불을 지피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외 부동산에 투자하는 부동산 펀드 규모는 2012년 30조6680억원에서 6월 현재 60조2830억원으로 두 배가 됐다. 글로벌 부동산 종합기업 CBRE코리아에 따르면 작년 한 해 동안 국내 기관 투자자들이 해외 부동산에 투자한 규모만 총 70억4613만달러(약 8조2700억원)에 달했다.
그간 사무용 빌딩(오피스) 일변도였던 기관 투자자의 부동산 투자는 최근 3만3000㎡(약 1만평) 이상 대형 물류센터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다. 온라인 쇼핑 택배 시장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물류센터 투자를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4년만 해도 제로(0)였던 연기금·공제회의 국내 물류센터 투자 규모는 지난해 2776억원으로 불어났다.
항공기 투자도 최근 트렌드다. 주로 사모 펀드(특별 자산 펀드)를 조성한 뒤 항공기 인수를 위한 특수 목적 법인(SPC) 등에 투자하거나 대출해 주는 방식이다. 소상공인과 소기업인의 공제 자금을 굴리는 노란우산공제회가 최근 흥국자산운용의 항공기 펀드에 약 1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지난해 국내 증권사들이 항공기 투자를 위해 모은 자금은 약 9억달러(약 1조600억원)에 달한다.
◇기관 투자자 '전유물'에서 벗어나
과거 개인 투자자들의 대체 투자는 저조했다. 특히 인프라·부동산 사업에 투자하는 펀드는 특성상 장기간 자금을 묶어둬야 하는 환매 금지형 펀드여서 주로 기관 투자자들이 사모(私募) 방식으로 투자했다. 하지만 초저금리가 지속되자 개인들도 공모 펀드 등을 통해 대체 투자에 나서고 있다. 금융위원회가 최근 부동산·실물자산 투자에 특화된 공모 재간접펀드를 도입하기로 하는 등 금융당국도 개인 투자자들이 대체 투자를 쉽게 하도록 대체 투자 활성화에 나서고 있다.
대체 투자 공모 펀드의 수익률도 나쁘지 않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5일 기준으로 국내 부동산에 투자하는 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3.76%, 해외 부동산에 투자하는 펀드는 2.62%다. 국내 주식형(-1.34%), 국내 채권형(1.49%), 해외 주식형(-8.74%) 등에 비해 훨씬 높다.
그러나 대체 투자가 늘 고수익을 보장하진 않는다. 증시 못지않게 경기 영향을 많이 받는다. 부동산 펀드는 시장 수급에 따라 예기치 못했던 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국내외 특별 자산 등에 투자하는 대안 투자형 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0.26%다. 금융 위기나 투자한 대상에 악재가 닥칠 때는 현금화가 어렵다는 것도 약점이다. 최창훈 미래에셋자산운용 부동산부문 대표는 "투자 전에 가격이 고평가돼 있는지, 현금화나 자산 교체가 어렵지 않은지 따져봐야 한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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