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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PF 편식 한계` 메리츠證, IB 역량 강화 나섰다. 부동산 PF 내부승인 심사 기준 높여 - 신설 투자금융사업본부 신성장 동력 급부상

Bonjour Kwon 2016. 10. 21. 08:31

 

2016.10.21

 

[이데일리 성선화 기자] 내년에는 국내 부동산 경기가 서서히 둔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를 주력사업 중 하나로 삼아 성장해 온 메리츠종금종권(이하 메리츠증권)의 사업 리스크가 부각되고 있다. 특히 최근 메리츠증권 등이 주도한 미분양담보물건이 공매로 나오면서 경계심도 더 커지고 있다. 이 때문에 메리츠증권은 기업금융 등 새로운 분야로 투자은행(IB) 사업역량을 확대하기로 했다.

 

◇몸집 키운 부동산 PF, “이제는 레드오션”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메리츠증권은 내부 부동산 리스크 심사를 강화하고 지난해 신설한 투자금융사업본부를 중심으로 기업금융 IB쪽으로 무게중심을 서서히 옮기고 있다. 종합금융업 라이선스를 보유한 메리츠증권은 그동안 공격적인 부동산 PF로 몸집을 키워왔다. 지난해 국내 민간 개발사업 PF로는 최대 규모인 1조7800억원의 부산 해운대엘시티 개발사업을 비롯해 총 75건의 계약을 체결했고 이 덕에 부동산 PF사업본부의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84% 성장한 1021억원에 달했다.

 

그러나 최근 메리츠증권은 내부적으로 부동산 PF를 레드오션으로 판단하고 경기 악화에 대비한 리스크 관리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 PF에 대한 심사기준을 강화하고 승인건수를 줄이고 있다. 한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정량적으로 정확히 꼬집어 언급할 수는 없지만 최근 내부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높였다”며 “예전에는 승인이 났을 물건들도 요즘은 나지 않는 경우들이 있다”며 빡빡해진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올초 증권사들의 채무보증이 과다하다며 집중감독을 언급한 금융당국도 최근 메리츠증권의 부동산 PF 선수이자 수취 기간이 과도하다는 경영유의 조치를 내렸다.

 

◇“새 먹거리 찾아라”…인수자문등 역량 강화

 

현재 메리츠증권에서 가장 힘이 실리고 있는 부서는 지난해 함형태 전무가 신설한 투자금융사업본부다. 이 사업본부에서도 부동산 관련 투자를 진행하지만 기존 방식과 동일한 부동산 PF는 취급하지 않는다. 이 본부의 설립 취지는 앞으로 다가올 위기를 대비한 새로운 먹거리를 찾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올초 빅딜로 꼽히는 CJ CGV의 터키 마르스 엔터테인먼트그룹을 인수 자문을 맡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총수익스왑(TRS·Total Return Swap) 방식의 인수구조를 설계함으로써 메리츠증권 등 국내 재무적 투자자(FI)들의 인수 부담을 줄였다.

 

본부내 대체투자팀과 인프라금융팀이 긴밀한 협력을 통해 신성장 동력 찾기에 주력하고 있다. 이달 말 펀딩을 마무리 할 예정인 ‘PAG 부동산 론펀드’도 기존의 부동산 부실채권(NPL) 투자와는 전혀 다른 스페셜시츄에이션 펀드다. 현재 금융투자사업본부의 투자비중은 부동산과 기업금융이 각각 50%씩을 차지한다. 함형태 전무는 “부동산 PF에 편중된 사업을 다각화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투자금융사업본부를 신설했다”며 “마르스 등과 같은 크로스보더 딜 인수자문 등 인수·합병(M&A)를 중심으로 한 IB 역량 강화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성선화 (jess@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