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흐름. 미래변화>****

4 IR시대…화이트·블루칼라외에 `뉴칼라계급`생긴다."대학학위 없어도 돼… 글로벌CEO.경영환경급변 3년후 지금과는 전혀다른형태사업 펼칠예상

Bonjour Kwon 2017. 1. 19. 06:31

2017.01.18

 

전세계 동일 시스템 .로봇이 일자리 완전한 대체? 지나친 단순화"

 

지니 로메티 IBM 회장 "대학학위 없어도 돼…고교 6년제로 늘려야"

사티아 나델라 MS CEO "전세계 동일 시스템…인공지능 민주화 올것"

메리 배라 GM CEO "로봇이 일자리 완전한 대체? 지나친 단순화"

 

◆ 다보스포럼 / 글로벌 빅샷들이 보는 미래 세상 ◆

 

17일(현지시간) 다보스포럼 `인공지능` 세션에서 참석자들이 토론하고 있다. 왼쪽부터 로버트 스미스 비스타에퀴티파트너스 회장, 지니 로메티 IBM 회장, 이토 조이치 MIT 미디어랩 소장, 론 구트만 헬스탭 CEO, 사티아 나델라 MS CEO. [사진 제공 = WEF]

17일부터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2017년 연차총회가 열리고 있는 스위스 다보스 콩그레스센터에는 `갤러리`라는 특별한 공간이 하나 있다. 20여 명만 들어가면 꽉 찰 만큼 아주 작은 공간이다. 당대 최고 화가의 예술작품이 있는 곳도 아니다. 하지만 갤러리에 입장하기 위해 전 세계를 움직이는 파워 엘리트들이 줄을 서서 기다린다. 이 갤러리 이름은 `4IR HUB`. 마치 암호 같다. 얼핏 보면 숫자 41에 알파벳 R가 붙어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4IR가 `The 4th Industrial Revolution`의 줄임말이라는 것을 알면 최신 기술 트렌드를 접하기 위해 줄을 선 포럼 참석자들이 이해가 된다. `갤러리`뿐만 아니다. 포럼장 안팎에서 4IR 간판이 내걸린 곳마다 포럼 참석을 위해 전 세계에서 온 리더들이 모여들고 있다.

 

포럼 참석자들의 기대에 부응하듯 지난해 4차 산업혁명이라는 시대적 담론을 제시했던 다보스포럼이 올해는 구체적인 실천전략을 내놓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을 소개한 지난해 발표가 총론이었다면 올해는 각론으로 접근하고 있는 셈이다. 17일(현지시간) `인공지능`을 주제로 내세운 세션에는 4IR를 이끄는 전 세계 사령관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지니 로메티 IBM 회장,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 이토 조이치 MIT 미디어랩 소장 등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로메티 회장은 "인도에는 환자 600명당 종양 담당 의사는 1명뿐이어서 환자를 다 볼 수 없다"며 "이런 부분에 인공지능이 필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로메티 회장은 "인공지능의 목적은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을 극대화하고 인간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발전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로메티 회장은 이런 방향성이 있어야 신뢰를 구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로메티 회장은 "살아남을 기술이 항상 고고한 수준의 기술만은 아닐 것"이라며 "학사학위를 가지지 않은 사람이라도 인공지능 시대에 참여할 수 있기 때문에 블루칼라도 화이트칼라도 아닌 `뉴(new) 칼라(학력에 관계없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적응하는 근로자)` 계급이 생겨날 것"이라고 말했다. 로메티 회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는 이전보다 단순히 발전된 단계가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시대의 개막"이라며 "미국을 비롯해 세계 각국과 4년 고교 과정을 6년으로 늘려 인공지능 경제에 알맞은 기술과 지식을 배우는 커리큘럼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나델라 CEO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인공지능에 대해 논의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인간이 이미 잘하고 있는 것을 더 잘할 수 있게 돕자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나델라 CEO는 "내가 태어난 인도 도시와 지금 살고 있는 미국 도시는 동일한 머신러닝 프로그램을 통해 고교생들의 성과를 어떻게 향상시킬지 고민하고 있다"며 "과거에 없었던 인공지능의 민주화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사모펀드 비스타에퀴티파트너스의 로버트 스미스 회장은 "인공지능이라는 `창조적 파괴`를 좀 더 포괄적이고 종합적인 방법을 통해 접근해야 한다"며 "인공지능이 훌륭한 리더, 훌륭한 마음, 인간적인 접근 방식과 결합되면 당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좋은 도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준비` 세션에 서 발언하는 메리 배라 GM 회장.

`4차 산업혁명 대비법` 세션에 참석한 메리 배라 GM 회장은 "유연성 측면에서 사람은 로봇과 달리 다른 일을 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가장 유연한 것은 로봇이 아니라 사람"이라며 "일자리를 로봇이 완전히 대체한다는 것은 지나친 단순화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4차 산업혁명이 인간을 위협한다는 막연한 불안에 빠지기보다 이런 기술 발전이 지향하는 기본이 무엇인가를 다시 생각하자는 취지다.

 

4차 산업혁명을 앞당기기 위해 교육 개혁이 절실하다는 의견도 많이 나왔다. 배라 GM 회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가장 중요한 것은 교육"이라고 말했다. 배라 회장은 자율주행차 등장으로 과거에 운전을 할 수 없던 사람들이 자동차를 접하게 되는 점을 예로 들었다. 영역을 넘어선 변화의 파고를 넘어설 수 있도록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배라 회장은 "GM은 GM 임직원뿐 아니라 사회 전체에 대한 교육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토 MIT 미디어랩 소장은 "선진국들의 가장 큰 문제는 교육 시스템"이라며 "어떻게 공부하고 배우는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수식만 가르치는 교육 시스템은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토 소장은 "공식을 대입하는 공부는 인공지능에 맡겨도 된다"며 "컴퓨터가 할 수 없는 협력과제나 프로젝트 교육을 더 강화해야 하고 학생 특성에 맞는 공부를 할 수 있도록 만들어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비샬 시카 인포시스 최고경영자는 "기업가 정신은 마술이 아니며 실천이 중요하다"며 "혁신은 신비한 소수의 전유물이 아니며 교육을 통해 이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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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북` 직원수와 맞먹는 골드만삭스 IT 인력

2017.1.18

 

CFO는 실리콘밸리 출신 임명…핀테크에 2800억 쏟아붓기도

삼정KPMG "경영환경 급변…기업들 3년후 다른 사업할것"

 

 

`30세 이하 밀레니얼 세대가 전체 인력의 70%를 차지하고, 트위터보다 정보기술(IT) 인력을 2배 이상 보유한 회사.`

 

얼핏 들으면 신생 `IT 공룡`을 연상하게 하는 이 기업은 147년 역사를 자랑하는 세계 1위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다. 골드만삭스는 전 세계 금융업계에서 콧대 높기로 유명한 곳이었다.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자산 1000만달러(약 116억원)를 가진 고액 자산가들이 골드만삭스 전체 고객의 80% 이상을 차지할 정도였다.

 

고객층을 엄선하며 까다롭게 굴던 골드만삭스는 지난해 이례적인 선언을 하며 시장을 놀라게 했다. 단돈 `1달러` 예금도 인터넷으로 받겠다는 것. 당시 시장에서는 `갑옷을 벗어던진 골리앗`이란 표현으로 골드만삭스를 묘사했다. 골드만삭스는 작년 10월 데이터 분석으로 잠재 고객을 파악해 대출을 시행하는 인터넷 신용대출 사이트 `마커스`를 오픈하며 핀테크 분야에 발을 내딛었다.

 

골드만삭스의 변신은 2015년 로이드 블랭크파인 회장이 "골드만삭스는 IT회사"라고 공언한 이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말 블랭크파인 회장은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창업자 출신인 마틴 차베스를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승진시켰다. 핀테크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최근 3년간 2억4100만달러(약 2800억원)를 과감하게 투자하는 추진력도 보였다. 소셜미디어 데이터 분석업체 데이터마이너(Dataminr), 재무데이터 공학업체 겐쇼테크놀로지(Kensho Technologies), 데이터 분석업체 콘텍스트렐리반트(Context Relevant), 빅데이터 업체 앤투이트(Antuit) 등 IT업체들을 차례로 사들였다. 경영환경 변화에 선제적 대응인 셈이다.

 

블룸버그는 "골드만삭스 전체 직원의 70%가 30세 안팎인 밀레니얼 세대이고, IT 인력은 9000명에 달한다"며 "이는 페이스북 직원 수(9200여 명)와 유사하고, 트위터 직원 수(3600여 명)보다 2배 이상 많은 수치"라고 밝혔다. 골드만삭스의 사례처럼 변신의 몸부림에는 급변하는 경영환경에서 밀려오는 위기감이 작용했다.

 

삼정KPMG가 주요 10개국의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 1300명을 대상으로 향후 3년 동안 기업 환경에 대해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41%가 "모든 경영 환경이 빠르게 변하고 있어 3년 후에는 지금과는 전혀 다른 형태의 사업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답변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는 위기를 기회로 전환해 지속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는 것이 필수 전제다. 삼정KPMG 경제연구원은 이 동력을 `리질리언스(Resilience)`라고 표현했다. 탄력성이란 의미의 리질리언스는 앞으로 닥칠 위기를 예측하고, 현재 경영 구조에 변신을 꾀하면서 혁신을 이룬다는 뜻을 담고 있다. 마치 용수철이 외부 압력에 의해 수축 단계에 접어들었다가 다시 튀어오른다는 표현이다.

 

김광석 삼정KPMG 경제연구원 수석연구원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변화의 흐름을 직시하고, 끊임없이 미래를 예견해야 한다"며 "지속적인 변신을 위해서는 과감하게 행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대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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