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형생활주택,생활형숙박시설

원룸이 평당 4000만원대? 청담동의 튀는 고가 도시형 생활주택

Bonjour Kwon 2017. 3. 9. 11:51

17.03.03.

 

3.3㎡당 4000만원이 넘는 원룸은 어떻게 생겼을까.

 

방 한 칸짜리에 분양가가 7억원이 넘는 도시형 생활주택이 등장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주)동양 건설부문이 서울 강남구 청담동 76-12에 짓는 도시형 생활주택 ‘라테라스 청담’의 공급면적 54.1㎡(전용면적 37.8㎡)의 분양가가 7억6710만원에 이른다. 3.3㎡당 약 4680만원으로, 강남 재건축 아파트 분양가와 맞먹는 수준이다.

 

지하철 7호선 청담역 출구 바로 앞에 지어지는 ‘라테라스 청담’은 대지면적 946.9㎡에 지하 3층~지상 9층, 연면적 5663.7㎡로 건설된다. 전용면적 18~42㎡, 88가구로 구성된다. 이중 전용면적 18~21㎡의 경우 분양가가 3억~3억3000만원, 전용 35~42㎡는 6억5000만~7억6000만원 선이다.

 

 

서울 강남구 청담사거리 인근에 짓는 도시형 생활주택 ‘라테라스 청담’ 공사 현장에 가림막이 쳐있다. /온혜선 기자

라테라스 청담 마케팅 관계자는 “임대 수익을 목적으로 투자하려는 수요가 많다”며 “분양가가 3억원 수준인 소형 물량은 거의 가계약이 끝난 상태”라고 말했다. 공식적인 분양은 3월 중순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도시형 생활주택은 2000년대 후반 극심한 전세난을 해소하기 위해 도입됐다. 정부는 지난 2009년 도시형 생활주택을 짓는 사업자에게 주차장·건축물 간의 거리 기준 등을 완화해줬다.

 

공급 초기에는 침실·주방·거실의 구분이 거의 없고 방만 다닥다닥 붙어있어 ‘고시원 확대판’이란 혹평을 받았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중대형 건설사들이 도시형 생활주택 시장에 진출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강남구 청담동, 용산구 한남동 등 전통적인 부촌까지 도시형 생활주택이 파고들었고, 저금리 시대에 새로운 투자 대안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청담동 일대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이 일대 도시형 생활주택들이 철저하게 고급화를 추구한 덕분에 고가의 월세에도 수요가 꾸준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2013년 입주한 청담동 도시형 생활주택 ‘신원아침도시 마인’ 전용 35㎡의 경우 월세가 150만~160만원에 형성돼 있다. 2015년 입주한 ‘청담 스위트’는 전용 13㎡의 월세가 90~100만원, 2016년 입주한 강남구 삼성동 아르헨타워는 전용 33㎡짜리 월세가 170만원 선이다.

 

최고급 아파트와 빌라가 모여있는 한남동도 도시형 생활주택 월세가 비싼 편이다. 다음달 입주 예정인 용산구 한남 아이파크 도시형 생활주택의 전용 47㎡ 월세는 200만원 안팎이다. 한강을 조망할 수 있는 47㎡의 경우 월세가 250만원을 호가한다.

 

부동산 전문가들도 부촌을 중심으로 퍼지는 고가의 도시형 생활주택에 대해 “당장 비싼 집을 살 여유는 없지만 매달 고소득을 올리는 수요자를 겨냥한 ‘틈새시장’을 잘 파고들었다”고 평가했다. 다만 공급량이 늘어나는 추세라 기대 수익률을 낮추고 보수적으로 접근할 것을 주문했다.

 

안명숙 우리은행 WM자문센터 부장은 “고분양가를 내세운 도시형 생활주택 공급이 늘고 있어 앞으로 임대료가 더 오를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 같다”며 “분양가와 월세를 고려해 기대 수익률을 따져보고, 투자 회수 시점까지 고려해 신중하게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