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펀드 (국내)

건물주 꿈 이루는 ‘부동산펀드’ 인기… 원금손실 등 리스크 ‘주의’.

Bonjour Kwon 2017. 3. 30. 10:20

2017/03/30

 

‘조물주 위에 건물주’라는 우스갯소리가 심심찮게 들린다.

 

운 좋게 ‘금수저’로 태어나지 않은 이상 샐러리맨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건물주가 돼 임대료 수입을 월급처럼 받는 장면을 꿈꾼다.

 

건물을 통째로 살 능력은 없더라도 불특정 다수가 모여 공동소유자는 될 수 있다. ‘부동산펀드’를 통해서다. 특히 요즘처럼 주식·채권 등의 전통적 자산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시기에는 안전한 실물자산에 대한 투자수요가 늘게 마련이다. 부동산을 중심으로 한 대체투자가 기관에 이어 개인투자자에게로 번지는 배경이다.

 

2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3월말 현재 국내 부동산펀드의 계좌수는 41개, 판매잔고는 44조706억원에 이른다. 1년 전인 지난해 2월 말 35조원에 비하면 1년 사이 판매잔고가 25.5%, 금액으로는 10조원 가까이 증가했다. 지난해 7월 하나자산운용이 선보인 ‘하나티마크 그랜드부동산투자신탁 1호’는 목표액 690억원을 하루 만에 달성하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최근에는 국내를 넘어 해외부동산도 투자자들에게 인기다. 24일에는 하나자산운용의 미국 ‘나사(NASA)빌딩’ 부동산펀드가 역시 판매 첫날에 투자자 모집을 마무리했다. 한국투자증권·KEB하나은행·삼성증권 등이 판매처로 나선 가운데 총 1500억원대의 펀딩이 마무리됐다는 소식이다.

 

그동안 대형 오피스빌딩 같은 부동산상품은 거액의 투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만큼 기관투자가의 전유물로 인식돼 왔다. 투자 트렌드에 본격적인 변화가 온 것은 지난해 들어서다. 최소 투자금 1억원 이상으로 고액 자산가들이 투자했던 사모펀드 외에 100만원 단위로도 투자가 가능한 ‘공모펀드’가 속속 등장하기 시작한 것이다. 앞서 예로 든 하나티마크·나사빌딩 펀드 등이 모두 공모형 부동산펀드다.

 

부동산펀드에 투자자가 몰리는 건 낮은 금리와 시장의 불확실성 때문이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에 국내 금리도 영향을 받겠지만, 사상 유례없는 저금리 상황은 여전한 상태다. 여기에 주식이나 채권 등 전통적인 금융상품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안전자산에 대한 투자 수요가 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눈에 보이는 실물자산(부동산)에 4~6%대의 금리를 매달 배당받을 수 있다는 점은 부동산펀드의 가장 큰 매력이다.

 

부동산펀드가 무조건 시중금리 이상의 수익을 보장하는 건 아니다. 공모든 사모든 일정기간 동안 투자한 원금을 뺄 수 없는 폐쇄형 구조이기 때문에 손실이 날 경우라도 환매가 불가능하다. 실제로 해외부동산펀드의 경우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서 조달자금이 예상보다 늘어 수익률이 줄어드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

 

최광철 대신증권 상품기획부장은 “수익성과 더불어 안전성·환금성 등을 꼼꼼히 따져본 후 감당할 수 있는 리스크 선에서 투자에 나서는 게 현명하다”고 조언했다. 평소 거래하는 금융투자사에 투자지역과 수익률, 투자상품의 유형 등을 사전에 꼼꼼히 설명한 후, 원하는 내용에 부합하는 펀드가 출시됐을 때 투자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장진원 기자 jjw@as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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