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펀드 (국내)

모다아울렛의 수상한 전대계약…500억 부동산 가로채기?

Bonjour Kwon 2017. 6. 10. 15:28

부동산 소유자와 특정 조건을 내세운 임(전)대차 계약을 체결한 뒤 조건 불이행 상황을 조장, 해당 부동산이 공매로 넘어가자 이를 낙찰

 

2017.06.10

 

경기 오산시 쇼핑몰 부지 내 골프연습장 외벽에 부착된 모다아울렛 관련 현수막. © News1

 

"시설신축 조건 내세운 뒤 이행불가 상황 조장"

"부동산 공매 넘어가자 사모펀드로 헐값 낙찰"

 

(오산=뉴스1) 최대호 기자 = 국내 중견 쇼핑몰 업체인 (주)모다아울렛(대표이사 박칠봉)이 '500억원대 부동산 가로채기' 논란에 휩싸였다.

 

부동산 소유자와 특정 조건을 내세운 임(전)대차 계약을 체결한 뒤 조건 불이행 상황을 조장, 해당 부동산이 공매로 넘어가자 이를 낙찰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다.

 

10일 임대업자 윤모씨와 A자산신탁 등에 따르면 A자산신탁은 지난 4월 경기 오산시 윤씨 소유 부동산 약 2만7000㎡와 쇼핑몰 건물, 골프연습장 등에 대한 공매를 진행했다.

 

시세로 500억원대에 이르는 이 부동산 공매의 최저가격은 465억원이었으나 5차례 유찰 과정을 거치면서 가격이 내려갔고 6차 공매에 단독 응찰한 모 사모펀드가 274억원에 최종 낙찰 받았다.

 

하지만 사모펀드에 투자한 업체가 B사와 C사 두 곳뿐인 점과, 이 두 회사의 대표가 윤씨로부터 쇼핑몰을 빌려 사용한 모다아울렛 이사이자 실질적 경영주인 권모씨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부동산 가로채기' 논란이 불거졌다.

 

논란의 발단은 윤씨가 부동산 공매 상황을 맞게 된 것이 모다아울렛의 은행 대출 연장 방해에 따른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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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오산시 쇼핑몰 부지 내 골프연습장 외벽에 게시된 부동산 공매 관련 현수막. © News1

 

앞서 윤씨는 지난 2015년 3월 자신이 설립한 임대업 법인과 모다아울렛 간 쇼핑몰 운영에 따른 '전대차 계약'을 체결했다.

 

모다아울렛은 '매출 향상'을 이유로 계약 조건에 100억원을 초과하지 않는 규모의 신축판매시설 건립을 요구했고 윤씨는 이를 수용했다.

 

판매시설 신축시 1000억원대 매출을 기대할 수 있고 건물사용료로 매출의 3%를 지급하겠다는 모다아울렛 측 제안을 윤씨가 받아들인 것이다.

 

이 과정에서 윤씨는 모다아울렛의 주거래 은행인 1금융권 D은행이 꾸린 대주단으로부터 270억원을 대출받았고 D은행은 대출약정에 모다아울렛을 주요 당사자로 포함했다.

 

모다아울렛은 이후 대출연장기한이 다가오자 윤씨에게 100억원이 아닌 150억원 규모의 판매시설 신축을 요구했다. 또 주차장으로 써야한다며 80억원을 들여 건축한 2층짜리 건물을 철거할 것도 함께 요구했다.

 

윤씨는 모다아울렛의 이 같은 요구에 '수용불가' 입장을 내세웠고 대출약정 상 주요 당사자로 포함된 모다아울렛은 D은행의 대출연장에 동의하지 않았다.

 

애초 신축판매시설로 인한 담보가치를 보고 대출에 나섰던 D은행은 윤씨에게 판매시설 신축을 위한 인허가 절차 착수 등을 주문했으나 윤씨가 이행하지 않자 '모다아울렛 부동의' 등을 이유로 지난 1월 대출연장을 불허했다.

 

이자 한 번 연체한 바 없던 윤씨는 D은행의 이 같은 조치로 담보로 설정했던 500억원대 부동산을 날릴 위기에 처하게 됐다.

 

윤씨는 억울하게 재산을 잃게 됐다며 모다아울렛 대표와, D은행 관계자 등을 업무방해 등 혐의로 검찰에 고소하고 금융감독원에도 민원을 제기했다.

 

윤씨는 "모다아울렛과 은행에 속아 재산을 잃게 됐다는 의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공매에서 낙찰 받은 펀드에 참여한 기업 두 곳 모두 모다아울렛의 실소유주인 권씨가 운영하는 회사인 것을 알고 모다 측의 '부동산 사냥'임에 확신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모다아울렛은 전국에 10여개 매장을 두고 있는데 원주, 김천구미점, 양산점 등 여러 곳의 부동산 소유주와 갈등관계에 있다"며 "이들과 힘을 모아 형사고소 조치를 취하는 등 법적 대응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뉴스1은 이번 부동산 가로채기 논란과 관련해 모다아울렛의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연락을 취했으나 연결되지 않았다.

 

sun0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