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신탁(국제자산신탁등)

"건설사도 금융사도 쓸어담는다"…신탁사의 왕성한 M&A.무궁화신탁~현대운용.커이리츠.삼부토건등참여. 한토신은 키스톤과 동부건설

Bonjour Kwon 2017. 10. 17. 08:24

2017.10.17

부동산 신탁회사들이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의 큰손으로 떠올랐다.

 

부동산 시행과 신탁 노하우를 갖춘 신탁사들이 시공사와 자산운용사 등을 인수해 건설과 금융의 수직계열화를 이뤄 종합부동산 회사를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것이다.

 

17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신탁업계 후발주자인 무궁화신탁은 최근 현대자산운용 입찰에 공을 들이고 있다. 무궁화신탁은 오창석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가 12.7%의 지분을 갖고 대주주 겸 부회장으로서 회사를 맡고 있다. 현대자산운용 입찰을 위해 사모펀드인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PE)가 조성한 ‘키스톤 금융산업 제1호 사모투자합자회사’에 550억원을 출자했다.

 

무궁화신탁은 2015년까지 동부그룹이 소유하다 지금은 중국 기업으로 넘어간 로봇업체인 DST로봇과 함께 컨소시엄을 꾸려, ‘국내 1호 토목건설회사’인 삼부토건 인수 건에도 참여했다.

 

이 회사는 올해 초 서울 중구 서울스퀘어 등을 보유한 자산관리회사(AMC) 케이리츠앤파트너스를 인수했고 다시 이 회사를 통해 최근 자산운용사인 JS자산운용의 지분 일부도 인수했다.

 

원본보기

올해 초 무궁화신탁에 인수된 케이리츠앤파트너스가 보유한 서울 중구 서울스퀘어빌딩. /이상빈 기자

 

무궁화신탁은 건설·신탁·리츠·펀드 등 기존 사업 포트폴리오에 캐피탈 회사나 저축은행 등을 더해 여·수신 기능까지 갖춘 종합 부동산 회사로 거듭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무궁화신탁이 새 주주를 맞아 유상증자 후 공격적으로 기업들을 인수하고 있다”며 “종합 부동산 회사가 갖춰야 하는 패를 모으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신탁업계 1위 한국토지신탁(한토신)은 키스톤PE와 함께 출자한 ‘키스톤 에코프라임스타 기업재무안정 사모투자합자회사’ 사모펀드를 통해 워크아웃에 들어간 동부건설을 실질 지배하고 있다. 한토신은 펀드의 60%가 넘는 지분을 가지고 있다.

 

업계 2위 한국자산신탁(한자신)은 최근 모기업인 엠디엠(MDM)이 국내 2호 인터넷은행인 케이뱅크의 지분 4%를 인수하며 부동산업과 금융업 간의 상호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한자신은 부동산종합개발업체 MDM의 핵심 자회사로, MDM과 최대주주인 문주현 회장 등이 53.23%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한국자산캐피탈과 한국자산에셋운용 등을 자회사로 둔 한자신은 상품기획과 개발, 자금조달, 신탁, 부동산 관리·운영 등 부동산 개발·금융업무의 수직계열화를 이뤘다.

 

조성근 한국신용평가 금융평가본부 애널리스트는 “신탁사들이 넘쳐나는 유동 자금을 효과적으로 운용하기 위해 여러 기업을 인수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한자신의 경우 캐피탈사나 자산운용사 등을 갖춰가며 종합 부동산 서비스 제공자로서 비전을 보이는 것 같고, 나머지 회사들은 재무적 투자자(FI)와 인수한 회사의 역량을 빌리려는 전략적 투자자(SI)의 모습이 모두 나타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상빈 기자 seetheunsee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