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상식

세컨더리펀드:벤처캐피털·PEF지분에 투자…개인큰손들 뭉칫돈국내 세컨더리펀드 올들어 2600억조성 기업공개·M&A에이은 투자회수수단.증권사PB등활발.

Bonjour Kwon 2017. 10. 20. 06:54

 

2017.10.19

국내 세컨더리펀드 올들어 2600억 조성

기업공개·M&A에 이은 투자회수 수단으로 각광…시장규모 1년새 23% ↑

 

◆ 레이더M ◆

 

 

기관투자가들이 보유한 기업 지분을 사들이는 `세컨더리 펀드 시장`이 올해 들어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 개인 자산가들까지도 이 펀드 투자에 뛰어들면서 이 펀드를 재테크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세컨더리 펀드는 주로 벤처캐피털(VC)과 사모투자펀드(PEF)로부터 이들이 투자한 기업의 지분을 전문적으로 사들이는 펀드를 말한다. 일명 `중고지분 거래`로도 불린다. 국내에서는 상장을 앞둔 성장 단계 기업의 상장 전 지분투자(프리IPO) 성격으로 세컨더리 펀드 투자가 주로 이뤄져 왔다.

 

 

 

19일 한국벤처캐피탈협회 통계에 따르면 올 들어 최근까지 신규로 결성된 세컨더리 펀드 규모는 2657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체 결성액은 1조4181억원으로 이는 지난해 말 대비 23% 증가한 수치다. 유안타인베스트먼트가 올 3월 570억원 규모로 세컨더리 펀드를 결성한 것을 시작으로 파트너스인베스트먼트(500억원)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315억원) 송현인베스트먼트(300억원) 등이 실탄을 확보하고 본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세컨더리 펀드 시장이 확대되면서 기업공개(IPO)와 인수·합병(M&A)에 치중됐던 기관투자가들의 투자 회수 방식도 다변화하는 긍정적인 효과가 생겼다. 기업이 IPO를 추진하거나 M&A 대상이 되려면 실적과 같은 가시적인 성과가 뒷받침돼야 하기 때문에 일정 수준에 이르지 못하면 투자 기간이 장기화돼 어려움을 겪는 투자자들이 적지 않았다.

 

시장이 조금씩 활기를 띠면서 세컨더리 펀드 안에서도 투자 영역을 넓히려는 시도도 나타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성장사다리 펀드를 운용하는 한국성장금융은 최근 IPO를 앞둔 성장 단계 기업에 집중하는 일반적 세컨더리 펀드와 달리 초기기업 투자에 초점을 맞춘 `초기기업 세컨더리 펀드` 결성에 300억원을 출자하고 운용사 선정에 돌입했다.

 

서종군 한국성장금융 투자운용본부장은 "이번 초기기업 세컨더리 펀드 결성은 초기기업에 투자한 투자자의 자금 회수를 돕는 동시에 최종 투자 회수 단계까지 기업의 안정적인 투자자로서 마중물 역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고 강조했다. 세컨더리 펀드가 투자한 기업의 지분이 아닌 펀드에 출자한 투자자(LP)의 지분을 직접 사고파는 LP 지분 세컨더리 펀드도 활성화할 조짐이다. 이와 관련해 한국성장금융은 지난해 1개 LP 지분 세컨더리 펀드에 출자한 데 이어 올해도 400억원을 출자할 방침이다. 투자 측면에서도 세컨더리 펀드 시장이 확대될 여지는 충분해 보인다. 최근에는 개인 자산가나 중견기업 오너가 신탁이나 출자 등을 통해 세컨더리 펀드에 직접 투자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특히 개인 자산가에 특화돼 있는 증권사의 개인금융(PB)센터 등에서 투자가 활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국내 세컨더리 펀드 시장은 40조~50조원에 달하는 글로벌 시장 규모에 비해 미미하다고 볼 수 있다.

 

유럽계 세컨더리 펀드 운용사 관계자는 "아직까지 한국 세컨더리 펀드나 투자 기업에 대한 영어로 된 리포트조차 찾아보기 힘든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또 그는 "일반적인 주식 블록세일(시간 외 대량매매)에서조차 시가보다 할인된 가격에 거래하는 게 당연시되는데 한국의 펀드 투자자들은 할인 거래되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해 시장 발전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강두순 기자 / 전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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