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6.19
◆ 생산적 금융 ◆
손태승 우리은행장이 지난 1월 경영전략회의에서 더큰금융 추진 방안을 직원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사진 제공 = 우리은행]
우리은행은 내실과 신뢰를 기반으로 하는 1등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해 수익성 강화뿐 아니라 사회적 책임 활동을 확대하고 있다. '더큰금융'이라는 차별화한 브랜드를 통해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한 중소기업과 혁신벤처기업을 지원하고 금융 취약계층을 지원한다. 이를 통해 지속성장 가능한 신성장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2017년 9월부터 포용적 금융, 생산적 금융, 신뢰의 금융을 실천하는 '더큰금융'을 추진하기 위해 태스크포스를 3월 말까지 운영했다. 이를 통해 100대 추진과제를 선정하고 혁신기업 지원과 서민과 취약계층의 부담 완화를 위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대표적 프로그램은 '위비핀테크랩'으로, 2016년 8월 오픈해 총 17개 기업을 육성하고 있다. 1기 빅데이터, 로보어드바이저, 인공지능(AI) 등 7개 업체와, 2기 디지털코딩, 위치기반 서비스, 맞춤형 투자정보 등 6개 업체를 선정했다. 지난 4월 제3기 외환, 플랫폼, 결제, 보험, 데이터 관련 5개 업체를 선발해 최신 유망 기술 분야별로 다양한 업체를 육성하고 있다.
위비핀테크랩은 핀테크 분야 유망기술 또는 서비스를 보유한 스타트업을 모집해 서울 영등포에 위치한 100평 규모 사무공간과 부대시설을 최대 1년간 무상으로 제공한다. 우리은행 디지털 실무 직원의 금융·정보기술(IT) 교육, 특허·법률 상담과 컨설팅, 벤처캐피털·IT기업·국내외 액셀러레이터 등 멘토·후원그룹의 자문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1년여 육성기간 종료 시점에서 '데모데이'를 통해 외부 투자 유치를 지원하는 한편 일부 기업은 우리은행과 제휴 계약을 맺고 유망 기술과 아이디어를 금융상품·서비스에 적용하고자 협업하고 있다.
실제로 위비핀테크랩의 혁신벤처기업 중 차량 직거래 플랫폼 '매너카'와 차량 워런티 서비스 애플리케이션 '트라이월드홀딩스'는 우리은행과 제휴 계약을 맺고 '위비오토론' 서비스를 받았다. 인공지능을 통한 신용 분석 기술을 보유한 '에이젠글로벌'은 우리은행의 AI 연계 여신상품을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다.
현재 1·2기 위비핀테크랩의 혁신벤처기업들은 직접투자를 유치하는 등 기술력과 성장성을 인정받고 있다. 입주 기간 동안 외부투자 유치 85억2000만원, 업무협약 등 계약 체결 52건, 정부 지원 사업 선정 23건, 우리은행과의 계약 5건 등 실적을 기록했다. 우리은행은 2018년 핀테크랩을 확대해 보다 긴밀한 교류와 협력이 가능한 디지털 액셀러레이터 역할을 강화할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혁신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벤처캐피털 투자도 확대하고 있다. 2017년 12월 △케이큐브벤처스가 운영하는 760억원 규모의 'KIF-카카오 우리은행 기술금융투자펀드'에 150억원 출자 확약을 시작으로 △티에스인베스트먼트가 운영하는 780억원 규모의 '재기지원펀드'에 100억원 출자 확약을 완료했다.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펀드 규모 3500억원 중 100억원 출자 확약), △HB인베스트먼트(펀드 규모 750억원 중 80억원 출자 확약), △HB인베스트먼트(펀드 규모 290억원 중 58억원 출자 확약), △컴퍼니케이파트너스(펀드 규모 863억원 중 100억원 출자 확약)도 연이어 결성을 완료했다. 또 이달 중 △유티씨인베스트먼트(펀드 규모 350억원 중 60억원 출자 예정), △크레비스파트너스 라임자산운용(펀드 규모 200억원 중 50억원 출자 예정) 등을 추가로 결성할 예정이다.
우리은행이 출자한 총 9개 VC펀드의 총 규모는 약 8000억원 수준으로 은행권 중 가장 규모가 큰 VC펀드를 결성했으며, 이 펀드는 약 200~250개 벤처기업에 투자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은행은 특히 이번 펀드 조성을 계기로 VC펀드에서 투자받은 벤처기업을 대상으로 여신거래 지원 등 추가적인 금융 지원을 계획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투자금융부 내 전담팀을 구성하고,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한 혁신·벤처기업에 직접 투자·업무 제휴를 통해 신기술을 상품·서비스에 선제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2016년 3월 홍채인식 기술을 보유한 '아이리스아이디'에 10억원을 투자했고 제휴를 통해 홍채인증기능을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 설치·운영하고 있다. 2016년 11월에 투자한 '파운트'는 로보어드바이저 기술을 보유한 업체다. 우리은행은 파운트의 로보어드바이저 엔진을 적용한 '우리로보알파'를 2017년 5월 출시했다. 또 2016년 6월에 투자한 '피플카'와 카셰어링 플랫폼을 통해 업무용 차량 셰어링 서비스를 도입했다. 최근 2017년 12월에는 중소형 부동산에 특화된 개인 간 거래(P2P) 업체인 '테라펀딩'에 10억원을 투자했고 협업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중소기업 영업을 담당하고 있는 일선 영업점이 사모전환사채(CB)를 직접 인수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창업·혁신기업의 안정적인 자금 조달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6월 전국 영업점에서 중기·벤처기업에 10억원까지 투자할 수 있는 '영업점 소액 CB 인수제도'를 신설해 운영하고 있다. 영업점이 직접 CB를 인수해 중기·벤처기업의 자금 조달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전국 우리은행 영업점 860여 곳이 중소·벤처기업 투자사가 되는 셈이다.
전국 영업점을 통해 혁신·벤처기업의 니즈(needs)를 발굴하고 투자은행(IB) 본부·심사부서와 협업해 투자 대상을 선별·지원하고 있다. CB 발행 기업은 은행의 투자 후 신용도를 개선해 향후 여신 확대가 가능하고, CB 만기 때 주식 전환도 가능해 자본 확충 효과도 거둘 수 있다. CB투자제도가 신설돼 사업 초기 자금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스타트업 기업이나 창업 초기 기업 등에 대한 우리은행의 금융 지원 활성화가 기대된다.
우리은행은 국내 최다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글로벌 인력·정보·경험이 부족한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도 지원하고 있다. 글로벌전략부에 내부 팀을 구성하고 외부 기관과 국외 영업점을 연계해 해외 진출을 원하는 중소기업에 지역별 정보를 원스톱으로 제공한다. 현지 금융과 견인 금융을 통해 맞춤형 금융 지원도 제공한다. 현지 금융은 해외 진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현지 융자를 지원하고 국별·지역별 진출 기업을 대상으로 우리은행 글로벌 영업점에서 직접 지원한다. 또 국내 중소기업과 거래하는 해외 기업을 대상으로 융자를 지원해 중소기업의 수출과 해외 거래 활성화를 지원하고 있다.
청년실업 등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용 창출·고용 안정화 기업에 대한 금융 지원도 확대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고용의 질 향상에 동참해 국민연금보험, 건강보험, 고용보험, 산재보험 등 4대 사회보험을 도입한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를 대상으로 대출금리를 최대 연 0.4%포인트 우대한다. 우대 대상은 4대 사회보험에 가입하고 우리은행 계좌를 자동이체 계좌로 등록한 고객 중 신규 대출을 신청하는 고객이다. 우대율은 자동이체로 등록된 4대 사회보험 건당 연 0.1%포인트이고, 3개 이상을 등록하면 연 0.4%포인트다. 우대 적용 상품은 우리은행의 대표적 중소기업 특화 상품인 '우리CUBE론' '우리가맹점파워통장대출' 등으로 고객 대부분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지난 5월에는 중소기업의 일자리 창출을 지원하기 위해 상시근로자 수에 따라 최대 0.4%포인트까지 금리 우대가 가능한 기업 '일자리 지원 대출'과 사업자의 4대 사회보험 가입에 따라 최대 연 2.4% 금리를 제공하는 '착한 일자리 창출 중소기업 정기예금' 특별 판매를 실시하고 있다.
한편 우리은행은 올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유망 기술 창업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지역신용보증재단 등에 500억원을 특별출연할 계획이며, 지난해엔 396억원을 특별출연해 보증료 우대, 협약 보증 대출 등 2조원의 금융 지원을 하고 있다. 앞으로도 보증기금 및 지역신용보증재단과 협약을 통해 금융 지원을 확대할 예정이다.
지난 5월 우리은행은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신용보증기금 보증서 대출에 매출채권보험을 결합한 '매출채권보험 패키지'를 출시했다. 매출채권보험은 정부가 신용보증기금에 위탁해 시행하고 있는 제도로, 기업이 거래처에서 외상대금을 받지 못할 때 발생하는 손실 금액의 최대 80%까지 보장한다. 매출채권보험 패키지에 가입한 기업은 보험료의 10%를 선할인받을 수 있다. 또 보험 만기 시 정상 해지 건에 한해 최대 100만원까지 납입 보험료의 10%를 환급받을 수 있다. 기업은 매출채권보험을 통해 외상거래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신용보증기금의 보증 심사 등급 상향에 따른 우대로 낮은 금리의 보증서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오찬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