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7.12
브렉시트로 英 떠나는 3500여명 佛로 옮겨갈듯…연말까지 금융개혁 완수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정부가 이번엔 금융 고급 인력의 세금을 대폭 깎아주면서 인재 유치에 나섰다. 유럽 금융 중심지였던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로 이탈하는 영국 내 금융인을 끌어들이기 위한 조치다.
1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에두아르 필리프 프랑스 총리는 이날 200개 금융사 경영진과 만나 올해 말까지 금융 부문에 대한 개혁을 끝마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금융 부문에 대한 규제를 최소 한도로 낮추고 새로운 세제 혜택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관된 친(親)금융정책을 통해 프랑스를 유럽의 금융 중심지로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필리프 총리는 이날 프랑스에서 근무하는 외국인 펀드매니저에 대한 누진소득세를 폐지한다는 방침을 내놨다. 펀드매니저 수입을 비근로소득으로 분류해 30% 자본세를 일률적으로 부과하는 방식이다. 펀드매니저가 고소득 직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최소 10~15% 세제 혜택을 누릴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는 연소득 2만7086유로부터 7만2616유로까지는 30%, 7만2617유로부터 15만3782유로까지는 41%, 15만3783유로 이상에 대해서는 45%의 근로소득 누진세율을 적용한다.
로이터통신은 "프랑스를 금융허브로 만들기 위한 마크롱 대통령의 목표가 본격적인 조치에 돌입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앞서 마크롱 대통령은 자산을 130만유로 이상 보유한 개인이 벌어들이는 배당금과 기타 투자 소득에 대한 50~60% 세율을 30%로 일원화했으며, 금융 거래에 부과되는 0.3% 세율을 높이려던 전 정부의 계획도 폐기했다. 또 현행 33.3%인 법인세율을 2022년까지 25%로 낮추기로 했다.
이 같은 노력은 벌써부터 결실을 맺고 있다. 이날 프랑스 금융 로비기관인 파리 유로플레이스는 브렉시트로 영국을 떠나는 금융사 직원 3500명이 파리로 들어올 것이라고 발표했다. 글로벌 투자기관 HSBC에서 1000명, 미국계 은행들에서 1500명, 프랑스계 은행에서 1000명이 파리에 정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유로플레이스는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 JP모건, 씨티그룹, 모건스탠리, 골드만삭스, 스탠다드차타드가 파리를 금융 하기 좋은 도시로 선호했다"고 설명했다. 마크롱 대통령이 직접 '프랑스 세일즈'에 나선 점도 기업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1월 베르사유궁으로 글로벌 최고경영자(CEO) 150여 명을 초청해 '프랑스를 선택하세요(Choose France)' 콘퍼런스를 열었다. 3월에는 기업인들과 'AI 휴머니티 서밋'을 가졌으며 5월에는 페이스북, 우버 등 글로벌 CEO 50명을 초청해 '테크 굿 콘퍼런스'를 개최했다. 마크롱 대통령의 이 같은 정책은 삼성전자의 파리 AI센터 설립,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기업들의 투자 계획으로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