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관계자는 "세이브존 등 3~4개 업체가 안양점 입지에 관심을 보였고, 엔터식스 쪽에서 사업을 맡기로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엔터식스 관계자는 "실질적인 계약을 체결하기 전 입점 브랜드에 대해 조사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롯데 측은 "점포 효율 개선을 위해 영업권 양도를 포함한 여러 가지 안을 검토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세부 계약 조건은 알려지지 않았다.
안양점은 2001년 지하철 1호선 안양역(경부선) 민자역사 준공 이듬해인 2002년 5월 개점했다. 지하 1층~지상 9층 규모로 안양역사 내에 위치한다.
롯데백화점이 비효율 점포 정리에 나선 이유는 전체 점포 수가 압도적으로 많아서다. 롯데백화점은 2018년 현재 백화점 33개와 영플라자 2개, 아웃렛 21개 등 국내에서 56개 점포를 운영 중이다. 중국 청두점 등 해외 9개점을 포함하면 점포는 총 65개에 달한다. 현대백화점(백화점 15곳·아웃렛 5곳)과 신세계백화점(백화점 13곳·아웃렛 3곳)은 아웃렛을 합쳐도 점포가 20개를 넘지 않는다.
국내 백화점 시장 규모도 매년 줄어든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백화점 시장 규모는 29조3000억원으로 전년보다 0.3% 감소했다. 2013년 29조8000억원까지 커졌던 시장에서 4년 만에 5000억원 이상이 사라졌다. 백화점 주력 상품군인 패션을 온라인 쇼핑몰에서 구매하는 사람이 늘면서 오프라인 백화점이 매년 고전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롯데백화점은 안양점에 이어 영플라자 청주점도 점포 효율을 높이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롯데 측은 점포를 잘게 쪼개 특정매입 방식으로 관리하는 대신 유니클로나 무인양품 등 대형 테넌트에게 매장을 단순 임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롯데백화점은 부평점과 인천점 매각도 추진한다. 올해까지 신세계가 운영하는 신세계백화점 인천점을 연말에 넘겨받기로 해 공정거래위원회가 독과점 방지 차원에서 인천점, 부천중동점, 부평점 중 2곳을 매각하라고 지시했기 때문이다. 백화점 측은 작년 매각 공고를 냈으나 입찰자가 없어 사업자를 다시 모집하고 있다.
유통업계에서는 기존의 확장 일변도 정책을 수정해 비효율 점포를 매각해 나가고 있다.
이마트는 최근 일산 덕이점을 포함해 총 5개 점포를 닫거나 업종을 전환했다. 롯데마트도 최근 5년간 4개 점포를 정리했다.
롯데백화점은 기존 점포를 줄여나가는 대신 새로운 시도를 통해 신규 고객을 유치할 수 있는 방법을 다양하게 시도해왔다. 지난달 미니 백화점 형태의 홍대 `엘큐브`를 전 층 리뉴얼해 게임관으로 바꾼 것도 파격적인 실험이라는 평가다.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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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백화점이 안양점 영업권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백화점 업계 1위인 롯데가 점포 매각에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롯데백화점은 안양점 외에 부평점, 인천점, 영플라자 청주점 등 실적이 부진한 점포에 대해서도 매각을 비롯해 점포 효율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24일 롯데백화점은 안양역사에 있는 안양점의 영업권을 매각하거나 양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여러 유통업체와 접촉해왔는데 이 가운데는 엔터식스패션쇼핑몰이 포함돼 있다. 엔터식스는 왕십리, 강변테크노마트, 상봉, 천호, 한양대 등지에서 복합쇼핑몰을 운영하는 업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점포의 체질을 개선하고 효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안양점에 대해 매각과 업태 전환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매출보다는 수익 중심의 질적 성장을 위한 체질 개선 작업”이라고 말했다.
롯데백화점은 현재 아울렛을 포함해 전국 56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롯데가 2002년 안양역사와 2032년까지 30년간 임차계약을 맺고 문을 연 안양점은 2012년 3월 롯데 평촌점 개장 이후 상권 중복으로 인해 매출이 크게 감소했다. 이에 롯데는 올 1월 경영효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안양점을 포함한 6개 점포를 혁신점포로 지정하고 효율성 재고에 나서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영플라자 청주점도 단순 임대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고 실적이 저조한 부평점과 인천점 매각도 추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