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8.30
【 워싱턴=장도선 특파원】 미국 경제의 강력한 성장 국면이 지속되는 가운데 유독 주택부문에서 경기 둔화 신호들이 잇따라 목격돼 관심을 끌고 있다. 주택시장이 호황을 구가하는 미국 경제의 발목을 잡게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29일(현지시간) 미 상무부에 따르면 2·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당초 발표됐던 연율 4.1% 보다 0.1%포인트 높은 4.2%로 상향 수정됐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2·4분기 GDP 수정치도 4.1%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분기 경제 성장률의 상향 조정은 예상했던 것보다 강력한 기업 투자를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전일 컨퍼런스보드가 발표한 미국의 소비자 신뢰도도 7월의 127.9에서 8월 133.4로 껑충 뛰었다. 이는 전문가들의 예상을 넘어서는 것으로 2000년 10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활기찬 고용시장과 수입 증가가 미국인들의 경제적 자신감을 강화시킨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비해 최근 주택시장 지표들은 주택 판매 증가세와 가격 상승세 모두 둔화되고 있음을 가리켜 주목된다.
전미 부동산 중개인협회(NAR)가 29일 발표한 7월 잠정 주택판매 계약은 전월 대비 0.7% 줄었다. 그리고 전년 동기 대비로는 2.3% 감소, 7개월째 뒷걸음질을 쳤다. 하루 전 발표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코어로직 케이스 실러지수는 6월에 전년비 6.2% 상승, 5월의 6.4% 보다 적게 올랐다. 지수 상승세는 3개월 연속 둔화됐다. S&P 코어로직 지수는 미국 대도시와 인근 지역의 주택 가격을 추적하는 지표다.
연방주택금융청(FHFA)이 지난주 발표한 2·4분기 주택가격은 전 분기 대비 1.1% 올라 4년래 가장 낮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6월 월간 가격 상승폭도 0.2%로 전문가들의 예상치 0.3%를 밑돌았다. 7월 신규주택판매는 9개월 최저를 기록했으며 주택 착공 건수는 전월에 비해 0.9% 증가에 그쳐 예상을 하회했다. 가전제품 등 각종 생활용품 판매와도 직결돼 있는 신규주택 공급 증가세가 둔화된다는 것은 경제에 부정적이다.
전문가들은 주택 경기가 식어가고 있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은 모기지 금리 상승과 많은 신규 주택 구입자들의 능력을 벗어난 주택 가격이 주된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최근 몇 년간 지속된 주택시장 호황으로 주택 가격이 크게 오른 것도 부동산 경기를 위축시키는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