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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남우의 시장 읽기]해외 부동산 펀드로 눈 돌려야2013.07.22

Bonjour Kwon 2013. 7. 23. 22:28

어느 나라 국민이건 재산 목록 1호는 부동산이다. 우리나라는 그 정도가 더 심하다. 개인 재산 중 부동산 비중이 70~80%에 달한다. 그중에서도 국내 부동산만 대거 보유하고 있다. 외환 통제가 심해 부자들도 가격 상승에다 환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해외 부동산 소유는 감히 꿈꾸지 못한다. 과도한 규제로 투자 선택 폭이 좁아진 한국 중산층의 부동산은 자기가 살고 있는 아파트 한 채뿐이다. 포트폴리오 관점에서 분산이 전혀 이뤄지지 못한 셈이다.

더 큰 문제는 제주도 등 인구가 증가하는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장기적으로 국내 아파트 가격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오죽하면 정부가 2013년 주택 공급을 지난해보다 37% 줄인 37만가구로 묶으려고 할까. 반면 홍콩, 싱가포르, 일본 등은 일체 규제 없이 자국민의 판단에 따라 전 세계 어느 나라의 부동산이든 취득을 허용한다. 싱가포르 현지 신문은 영국, 미국, 호주, 말레이시아 등 세계 각국의 부동산 광고가 홍수다.

국내 아파트 가격이 장기적으로 정체 내지 하락세를 보일 때 대안으로 연 5~7%의 배당수익이 기대되는 리츠(REITs ·Real Estate Investment Trusts) 같은 해외 부동산 펀드에 눈을 돌리면 좋다. 오피스 빌딩, 호텔, 쇼핑몰, 임대 아파트, 공장 등 부동산 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뮤추얼펀드인 리츠는 임대수익이 높은 다양한 부동산 포트폴리오를 소유해 분산 효과도 있다. 또 높은 배당수익 덕택에 주가 변동성도 낮아 개인투자가들이 장기 보유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최광 신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지난해 국민연금의 해외 부동산 투자수익률이 6.3%인 데 비해 국내 부동산 투자수익률은 4.2%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최 이사장은 해마다 해외 부동산의 수익률이 높아 앞으로 해외 부동산이 포함된 대체투자 비중을 제고하겠다고 한다. 선진국 부동산에서 투자 범위를 넓혀 성장 가능성이 높은 중국, 남미, 아프리카 등 신흥국의 랜드마크 건물을 매입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국민연금 해외 부동산 수익률 연 6.3%

전 세계 부동산 시장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규모가 크고 연기금, 국부펀드, 보험사 등 기관투자가 참여 확대로 과거보다 투명해지고 유동성도 풍부해졌다. 국가 소유 부동산을 제외한 전 세계 상업용 부동산 시장 규모는 지난해 연말 기준 37조달러(한국 2012년 국내총생산의 31배)에 달해 전 세계 주식 시가총액(51조달러)이나 국채 발행 잔액(44조달러), 회사채·은행채 잔액(52조달러)과 견줄 만큼 규모가 크다. 미국의 경우 리츠는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15%를 차지한다.

더 이상 부동산은 정부나 자국민이 점유하는 국내용 자산이 아니다. 최근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특징은 외국 기관, 외국 펀드, 외국인이 국경을 넘어 투자하는 비중이 40~50%에 달한다는 점이다.

도시화와 글로벌화의 진전으로 신흥 국가의 부동산은 계속 상승할 전망이다. 유엔 보고서는 2025년 전 세계 10대 도시 중 도쿄와 뉴욕을 제외한 8개가 신흥 국가의 경제 거점일 것이라 전망했다.

거대 경제도시의 랜드마크 부동산들은 국제자본의 주요 매수 타깃이다. 이미 상하이, 상파울루, 델리, 뭄바이는 외국 펀드, 기관, 기업들이 대형 건물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

리츠가 매력적인 이유는 부동산 가치 상승이 예견되기 때문이다. 다국적기업 등 좋은 임차인들이 입주해 있는 수백억에서 수천억원씩 하는 랜드마크 빌딩들을 소유·관리한다. 임대료는 주주에게 배당으로 정기 지급되고 부동산 가치 상승은 순자산가치 증가로 이어져 리츠 주가가 올라간다. 수익률 제고를 위해 저리에 차입해 레버리지를 이용하기도 한다. 싱가포르 정부 기관인 테마섹이 대주주인 캐피타몰 트러스트와 캐피타커머셜 트러스트는 싱가포르 증시에서 거래가 활발해 국내 투자가도 쉽게 투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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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남우 스위스 47 North Capital 상임고문]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716호(13.07.17~07.23 일자)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