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0.25
고령화 등으로 자산관리 수요가 커지면서 주요 시중은행의 신탁 운용 수익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데일리안
고령화 등으로 자산관리 수요가 커지면서 주요 시중은행의 신탁 운용 수익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가연계신탁(ELT)을 중심으로 금전신탁 수탁고가 늘어난 데다 고객 니즈를 반영한 상품이 다양해지면서 안정적인 수익이 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의 대출규제 등으로 비이자부문 수익 확대가 절실해진 만큼 우위선점을 위한 은행들 간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25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올해 6월 말 신탁업무운용수익은 5286억77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의 3769억2600만원보다 40.3% 증가한 규모다.
신탁은 믿을 만한 금융회사에 돈이나 유가증권, 부동산 등을 맡기는 것으로 금융회사를 이를 운용해 수익을 내고 있다.
은행별로 보면 우리은행이 이 기간 687억2500만원에서 1038억3900만원으로 51.1% 증가하면서 가장 큰 성장률을 보였다.
신한은행은 835억7200만원에서 1161억700만원으로 38.9% 뛰었고 KB국민은행도 1444억6500만원에서 1996억1000만원으로 38.2% 늘었다.
KEB하나은행 역시 810억6400만원에서 1091억2100만원으로 36.1% 올랐다.
시중은행들의 신탁 운용 수익이 늘어난 데는 글로벌 자산배분 전략 추진, 시장 트렌드 및 고객 니즈를 반영한 상품 제공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ELT, MMT 등 특정금전신탁 상품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
또한 은행들이 신탁 상품 라인업을 계속해서 확대하고 있는 점도 한 몫을 했다. 실제로 최근 KB국민은행은 해외증시에 상장된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할 수 있는 신탁상품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범중화권의 투자의 대표 인덱스로 통용되는 MSCI 차이나(China)지수의 수익률을 추적하기 위해 홍콩증권거래소에 상장된 ETF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앞서 지난 8월에는 이사가족을 위한 특화상품인 ‘KB 북녘가족애(愛) 신탁’을 내놨다. 북한에 두고 온 가족을 위해 고객이 은행에 미리 자금을 맡겨두면 은행이 이 자금을 관리하게 되며, 고객 본인 사후에 북한 가족에게 상속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상품이다.
우리은행도 지난 9월 장애인특별부양신탁제도를 바탕으로 ‘우리장애인사랑신탁’ 상품을 선보였고 신한은행 역시 유언기부신탁 신상품 4종을 판매 중이다. 유언기부신탁은 금전의 재산을 은행에 신탁 후 일반 통장으로 사용하다가 위탁자가 사망 시 신탁 잔액을 사전에 신탁 계약서상에 명시해 놓은 공익단체, 학교, 종교단체 등에 기부하는 상품이다. 신탁한 자산은 위탁자 사망 시 별도로 상속인들의 동의 없이 은행에서 기부처로 지급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신탁 시장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며 “앞으로도 신탁 상품 및 서비스를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데일리안 이나영 기자 (ny403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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