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EF

인수기업 앞세워 M&A…몸값 높인 한앤컴퍼니. 마그나·솔리드파워에 투자 친환경차시장 경쟁력 높여

Bonjour Kwon 2018. 10. 26. 07:38

2018.10.25

 

한온시스템이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적극적 행보를 보이면서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가 구사하는 이른바 '볼트온' 전략이 주목받고 있다. 이는 PEF가 M&A를 통해 사들인 기업이 자체적으로 추가 M&A를 통해 기업 가치를 창출하는 전략이다. 한앤컴퍼니는 한온시스템 지분 50.5%를 갖고 있는 최대주주다.

 

자동차 열에너지 관리 솔루션 기업 한온시스템은 지난 24일 신에너지 저장기술 관련 전문 투자회사인 볼타에너지테크놀로지와 제휴를 맺고 솔리드파워 투자자로 참여했다. 한온시스템은 지난 9월 자동차 부품 회사 마그나인터내셔널의 유압 제어 사업부문을 12억3000만달러(약 1조4000억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기업 인수 전문인 한앤컴퍼니가 보유 기업 한온시스템을 통해 추가 M&A에 나선 꼴이다.

 

미국 콜로라도에 위치한 솔리드파워는 전고체 배터리 개발 업체다. 이번 투자는 한온시스템이 친환경차 시장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마그나의 유압 제어 사업부문 역시 친환경차 시스템의 필수 요소다. 향후 자동차 산업이 가솔린 등으로 구동되는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 수소차 등 친환경차로 무게 추가 이동할 가능성에 대비한 포석이다.

 

강성진 KB증권 수석연구원은 "앞으로 친환경차 시장이 확대된다고 볼 때 친환경차 공조 시스템을 모든 모델에 공급할 수 있는 것은 덴소와 한온시스템밖에 없다"며 "한온시스템은 매년 8000억원 정도 되는 신규 고객 수주를 하고 있다. 현재 투자된 설비가 완공되고 가동되는 2021년 이익 수준이 크게 증대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앤컴퍼니는 2015년 6월 한국타이어와 공동으로 한온시스템을 인수했다. 투자 이후 3년이 지났지만 투자금 회수 시점을 고민하기보다는 볼트온 전략을 통한 추가 기업 가치 창출을 고민하고 있다.

 

볼트온은 사모펀드가 하나의 기업을 사들인 뒤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해 다른 기업을 인수하고 시너지 효과를 내도록 하는 전략이다. 한앤컴퍼니는 앞서 웅진식품을 인수한 후 웅진식품 시장 가치를 높이기 위해 대영식품, 동부팜가야 등을 사들인 바 있다. 이를 위해 한앤컴퍼니는 웅진식품을 950억원에 인수한 후 추가 유상증자에 참여해 400억원을 투입했다. 한앤컴퍼니는 최근 웅진식품 매각에 나섰으며 예상 매각가는 3000억원 안팎이다. 투자원금 1350억원 대비 두 배가 넘는 금액이다. 볼트온 전략이 성공을 거둔 셈이다.

 

한앤컴퍼니가 한온시스템 가치를 높이는 전략을 이어가면서 인수 당시 동반자 관계를 형성한 한국타이어의 향후 행보에도 시선이 쏠린다.

 

한국타이어는 한온시스템 지분 19.49%를 보유한 2대 주주다. 한국타이어는 한온시스템 인수 당시 6년 동안 한앤컴퍼니가 한온시스템 지분을 팔 때 우선매수청구권이나 동반매각참여권을 행사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했다.

 

한앤컴퍼니의 볼트온 전략 구사는 한국타이어가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할 가능성을 떨어뜨리는 요소다. 한온시스템 몸집이 커지는 상황에서 한앤컴퍼니가 투자금 회수에 나설 때 매각 금액에 따라 한국타이어 결단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온시스템 기업 가치가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한국타이어가 한온시스템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 행사에 나설 유인이 떨어진다. 더 비싼 가격에 지분을 사들여야 되기 때문이다. 반면 한국타이어가 우선매수청구권 행사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일부 제기된다.

 

[정석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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