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IPO등>/증권 투자론

장기 투자…지속적 성과위한 필수 요소”시장 하락을 견디지 못하고 너무 빨리 현금화하거나 패닉 상태에서 매도 오류

Bonjour Kwon 2018. 10. 29. 14:01

2018.10.27


S&P 25년간 장기수익률 年 9.8%
성과 좋은 25일만 빼도 5.9%p ‘뚝’
“시장 타이밍, 완벽히 맞출 수 없어”
‘지루함이 미덕’…포트폴리오 다각화
[아룬 켈시커 스탠다드차타드은행 포트폴리오 전략헤드] 우리는 어린 시절 자전거 타기나 수영과 같이 사는데 필요한 기술을 배우고 평생 잊지 않고 활용한다. 하지만 나 자신과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저축하고 투자하는 재테크 기술을 어렸을 때 배우는 경우는 얼마나 될까? 투자 의사결정과 같은 재무적 기술 또한 우리의 일생에 걸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기술이다. 어릴 때부터 알아야 할 기초적인 재무 지식으로 먼저 투자를 일찍 시작할수록 좋다는 사실을 꼽을 수 있다. 자산을 키우는 시간이 길수록 자산 규모가 커지기 때문이다.

알버트 아인슈타인의 명언대로 “복리는 세계 8대 불가사의 중 하나로 우주에서 가장 강력한 힘이다.”

◇ “포트폴리오 총수익률 50% 하락 시 100% 반등해야 겨우 원금회복”

일찍 투자를 시작했다면 다음 명심해야 할 투자 원칙은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성과를 달성하기 위한 필수 조건이 바로 ‘원금 보존’이라는 사실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의도적이든 아니든 ‘시장을 예측해서 투자 타이밍을 맞추려고’ 하는데, 이는 마치 ‘도로포장용 증기 롤러 앞에 놓인 동전을 손으로 줍는 것’처럼 앞으로 다가올 큰 위험을 간과하는 행동이다. 이런 위험한 행동을 하는 이유 중 하나는 FOMO(Fear Of Missing Out), 즉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시장 하락을 견디지 못하고 너무 빨리 현금화하거나 패닉 상태에서 매도해버리는 사람들도 있다. 이 같은 경우 투자를 꾸준히 유지하지 못해 시장이 강하게 회복할 때 기회를 잡지 못한다. 예컨대 지난 1993년부터 올해까지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총수익 기준)에 투자하는 경우를 가정해보자. 이 기간 중 지수 성과가 가장 좋았던 25일 동안 투자를 못했을 때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 분석했다.

해당 기간인 25년 동안 S&P 500지수의 평균 수익률은 연(年) 9.8%였지만 지수 성과가 가장 좋았던 25일만 투자 기간에서 제외해도 전체 수익률이 연 3.9%로 하락했다. 과연 우리는 장기적으로 시장 타이밍을 완벽하게 맞출 수 있다고 자신할 수 있을까?

바로 이런 연유로 투자에 있어서는 ‘지루함이 미덕’이다. 다소 적극적인 위험성향의 투자자라면 연 4~6%의 수익률을 목표로 장기 투자하는 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 이 방법은 두 자릿수 수익률 같은 빠른 성과를 원하는 요즘 같은 시대에 다소 ‘지루해’ 보일 수 있지만 포트폴리오 차원에서 일시적인 손실을 만회할 수 있는 최선의 방책이 될 수 있다.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투자 전략을 추구하다) 포트폴리오 총 수익률이 50% 하락할 경우 이후 100% 상승해야 원금 회복이 겨우 가능하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 포트폴리오 다각화…“투자에 있어 유일한 공짜 점심”

장기적으로 복리 효과를 기대하는 투자법을 제외하면 또 다른 핵심 재테크 아이디어는 ‘다각화’이다. 노벨상을 수상한 이코노미스트 해리 마코위츠(Harry Markowitz)는 현대 포트폴리오 이론으로 명성을 얻었는데 다각화를 “투자에서 유일한 공짜 점심”이라고 불렀다. ‘모든 달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말과 비슷하지만 여러 자산군에 걸쳐 리스크를 분산하라는 의미가 추가된 개념이다. 이를 통해 달성하려는 목적은 두 가지다. 기대 수익률을 높이면서 리스크는 낮추는 것이 첫번째 목표, 큰 폭의 손실을 예방하는 것이 두번째 목표이다.

2가지 포트폴리오를 비교하면 좀 더 명확한 설명이 가능하다. 지난 1990년부터 2018년까지 28년 동안 100% 주식에 투자한 주식형 포트폴리오와 채권과 주식에 각각 50%씩 투자한 혼합형 포트폴리오를 비교해보자.

연평균 수익률을 기준으로 주식형 포트폴리오(연평균 수익률 +9.4%) 보다 혼합형 포트폴리오(연평균 수익률 +8.4%)가 다소 저조한 성과를 보이지만, 포트폴리오의 연간 변동성을 살펴보면 주식형 포트폴리오(17.5%)에 비해 혼합형 포트폴리오(9.3%)의 변동성이 훨씬 낮으며 따라서 리스크가 훨씬 낮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주식형 포트폴리오(-45.8%)와 비교하면 혼합형 포트폴리오(-26.5%)의 최대 하락폭이 현저히 낮다는 점에서 혼합형 포트폴리오가 자본 방어에 더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다시 말해서 여러 자산에 투자하는 ‘다각화’의 효과를 확인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혼합형 포트폴리오는 주식·채권·대안투자·현금을 조합해서 투자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투자자의 목표 수익률, 위험 성향, 유동성 니즈에 따라 각 자산의 적정 비율은 달라진다. 다각화된 포트폴리오를 유지하면서 특정 자산의 비중이 계획했던 자산 배분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매년 한 두 차례의 리밸런싱을 진행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생애 주기를 거치면서 개인이 처한 상황이 바뀌는 과정에서 금융 니즈와 위험 성향이 달라진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생애 주기에 따른 투자도 고려해볼 만하다. 일반적으로 나이가 어린 투자자일수록 더 큰 투자 위험을 감수할 능력과 의지가 있다(자산 증식과 손실 회복에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이 길기 때문이다). 인생의 여러 단계를 거치면서 우리의 재무적 니즈와 상황이 변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따라 위험 자산과 안전 자산의 구성 비율도 개인의 니즈에 최적화된 방법으로 조정해야 한다.

◇ 향후 7년간 美 주식시장 기대수익률 年 4.9%…신흥시장은 4.1% ‘반 토막’ 전망

마지막으로 경제 환경이 변하고 있으며 장기적으로 경제 성장과 인플레이션에 구조적인 변화가 예상되므로 기대 수익과 수익에 따르는 위험에 대해 현실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이런 차원에서 과거 투자 수익률을 근거로 향후 기대 수익률을 가늠해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1993년부터 지난해까지 미국 주식의 연평균 수익률과 연간 변동성이 각각 9.1%, 14.5%였으나 머서 컨설팅(Mercer Consulting) 조사에 따르면 향후 7년간 연평균 기대 수익률은 거의 절반 정도인 4.9%로 하락하고 변동성은 18%로 증가할 전망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신흥시장 채권의 과거 연평균 수익률은 9.4%, 변동성은 11.8%였지만 향후 7년간 연평균 기대 수익률은 4.1%에 불과하고 변동성은 9.0%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의 기본은 몇 가지 원칙으로 설명할 수 있다. 가능한 빨리 시작하고 장기적으로 꾸준히 유지하며 다각화를 기본으로 체계적으로 잘 짜여 진 로드맵을 적용하면서 정기적인 리밸런싱을 거치고 생애주기에 따라 변하는 니즈에 맞게 자산배분을 조정하는 것이다. 이러한 원칙을 따르면 미래를 설계하기 위한 경제적인 기반을 다질 수 있다. 결국 투자 포트폴리오 관리란 자전거 타기와 비슷하다. 한 번 배우면 절대 잊지 않는다는 점에서 말이다!

▶ 아룬 켈시커(Arun R. Kelshiker, CFA) 영국 스탠다드차타드은행 포트폴리오 전략 헤드

아룬 켈시커 전략 헤드는 글로벌 투자 위원회(Global Investment Committee)의 핵심 위원이다. SC은행에서 전 세계 고객에게 자문 포트폴리오 및 투자 솔루션을 제공하는 업무를 수행한다. 알리안츠 글로벌 인베스터(Allianz Global Investors)에선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이자 해당 국가의 전(前) 최고투자책임자(CIO)로 근무하며 투자 프로세스, 전략 수립과 고객 자금 관리를 담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