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증권회사

직접투자 전성시대 연 증권사…PI·IB 수익 절반 ‘훌쩍’상위 10개 증권사의 자본총액은 42조3294억원.

Bonjour Kwon 2019. 5. 29. 08:12

2019.05.28

 

증권업계, 자본확대 본격화한 2015년~2017년 PI·IB수익 비중 2배 이상 급증

자기자본 상위 10개社 최근 3년간 자본총액 9조원 이상 증가…글로벌 투자영역으로 영업기반 확대.

 

전문가, 증권사 영업구조 PI·IB 중심으로 체질개선…여전히 낮은 수익성은 숙제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국내 증권사의 대형화 추세에 따라 최근 3년간 상위 10개 증권사의 자기자본이 9조원 이상 불어났다. 특히 시장의존도가 높은 기존 리테일 수익구조에서 벗어나 자본력을 앞세운 직접투자 비중이 높아지며 자기매매(PI)·투자은행(IB) 부문이 영업기반의 중심으로 자리 잡고 있다.

 

28일 금융투자협회 따르면 올해 1분기 자기자본 기준 국내 상위 10개 증권사의 자본총액은 42조329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초대형 투자은행(IB) 출범 초기인 지난 2015년 말 33조3251억원과 비교 했을 때보다 27%(9조43억원) 늘어난 규모다.

 

 

자기자본을 활용한 자기매매(PI)와 투자은행(IB) 부문의 수익비중도 큰 폭으로 성장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002년~2004년 증권사의 PI와 IB수익 평균 비중은 11.8%와 4.9%에 그쳤다. 하지만 증권사의 자본확대가 본격화한 2015년~2017년 PI와 IB수익 평균 비중은 28.1%, 14.3%로 2배 이상 급증했다.

 

증권사별 올해 1분기 영업실적을 살펴봐도 모험자본을 활용한 IB수익은 눈에 띄게 증가했다.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메리츠종금증권 등은 1분기 영업이익에서 IB 비중이 30%를 넘었다. 1분기 2000억원이 넘는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한국투자증권은 순영업수익 기준 IB 부문의 수수료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22.4% 증가한 517억원이나 된다. NH투자증권도 IB 부문 영업이익(899억원)이 전체의 37.9%를 차지할 정도로 자본 활용 면에서 두각을 보였다. 미래에셋대우도 경우 전체 영업익 절반 이상이 IB 부문 수익(746억원)이었고, 메리츠종금증권의 IB 부문 수익(889억원)도 전체의 35.7%나 됐다.

 

늘어난 자본력을 바탕으로 기초체력을 다진 증권사들의 투자영역은 글로벌 시장으로 나아가고 있다. 미래에셋대우의 1분기 투자은행(IB) 주요 딜을 살펴보면 글로벌 주요국의 랜드마크 투자가 활발했다. 프랑스 파리 오피스 빌딩 ‘마중가 타워’ 투자를 비롯해 ‘쌍용양회 재융자(리파이낸싱)’, ‘영국 철도운송 리스 업체 XLT 지분 인수’, ‘뉴욕 타임스퀘어 개발사업’ 등으로 IB실적 호조를 이끌었다.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도 부동산 개발과 인수금융에 집중했다. 양사는 지난 2월 말 대우건설(시공사)의 인천 한들구역 내 대규모 아파트 단지 건설에 필요한 자금을 공동으로 조성하기도 했다.

 

인수금융 부문에서 활약도 돋보였다. 한국투자증권은 웅진씽크빅의 코웨이 인수에 필요한 1조1000억원을 대출하는 대규모 딜을 따냈고, NH투자증권도 대성산업가스 자본재조정(인수금융 리캡)에 대표주관사로 참여해 신한은행과 삼성증권, KB증권 등과 인수단을 구성하기도 했다. 이 밖에 삼성증권은 삼천리AMC 등과 컨소시엄을 이뤄 프랑스 태양광 발전소를 매입하고, 블랙록이 펀드를 통해 보유한 프랑스 14개 지역의 태양광 발전소를 하나로 묶어 인수하는 형식으로 최대 2000억원 정도에 해당하는 에쿼티(지분) 일부를 총액인수 하는 인프라 딜을 성사시켰다.

 

다만 증권사 영업구조가 PI·IB 중심으로 체질개선에 중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낮은 수익성은 숙제로 제기하고 있다. 늘어난 자기자본에 비해 자기자본이익률(ROE)이 크게 나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위 자문기구인 ‘금융산업 경쟁도평가위원회’ 관계자는 “증권사의 평균 ROE는 지난 2007년 20%를 기록한 이후 꾸준히 하락하는 추세를 보이면서 2013년 0.7%까지 떨어졌고, 최근 회복세를 보이면서 2017년 7.6%로 개선했다”면서도 “증권업의 수익성은 위탁매매 시장의 정체와 수수료율 하락에 따라 크게 악화돼, 최근 자본을 활용한 영업의 확대에도 불구하고 그리 높지 않은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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