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IPO등>/태양광·ESS·폐기물·연료전지발전

신성이엔지 창문에 설치하는 `투명 태양전지`…게임체인저 도전. `알키미스트` 과제 발굴 참여…30% 이상 발전효율 내는 슈퍼태양전지 개발도 목표

Bonjour Kwon 2019. 7. 9. 07:33

2019.07.08

`알키미스트` 과제 발굴 참여…김동섭 신성이엔지 사장

 

산업난제 도전할 연구개발자

융합연구 활성화해야 성공

 

30% 이상 발전효율 내는

슈퍼태양전지 개발도 목표

 

 

"빛을 흡수해 전기를 생산하는 태양전지 기본 원리를 고려할 때 투명한 유리창 형태의 태양전지는 모순적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만약 사물을 볼 수 있게 해 주는 가시광선은 최대한 투과시키고, 자외선이나 적외선 등 눈에 보이지 않는 태양빛만을 흡수해 높은 효율로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면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습니다."

 

지난 3일 경기도 성남 신성이엔지 본사에서 만난 김동섭 사장(사진)은 신재생에너지 업계 패러다임을 바꿀 신기술 개발에 대해 자신 있게 말했다. 김 사장은 지난 3월 출범했으며 3개월간 산업통상자원부의 고난도 과제 도전을 위한 연구개발(R&D) 지원 사업인 `알키미스트 프로젝트` 그랜드챌린지 발굴위원회에 참여했다.

 

국내 1세대 태양광발전 엔지니어이자 최고 권위자로 꼽히는 김 사장은 그랜드챌린지 발굴위원회에서 신재생에너지 분야 위원장을 맡았다.

 

그는 태양전지 분야 국제학회에 발표한 논문이 100여 편에 달하고 국내외 특허도 100개 넘게 보유하고 있다.

 

김 사장을 비롯한 산학연 민간전문가 총 60명은 로봇, 자동차, 신재생에너지 등 4개 분야에서 산업계 난제를 해결하기 위한 최종 과제 6개를 도출했다. 신재생에너지 분야에는 건물 유리창에서 발전이 가능한 고효율 투명 태양전지와 이론한계(31%)를 극복하는 초고효율 태양전지 등 2개 과제가 이름을 올렸다.

 

김 사장은 "태양광 패널은 보통 불투명 또는 반투명한 시커먼 색깔이어서 신재생에너지로서 잠재력이 큰 데도 불구하고 건물 지붕이나 벽 등으로 활용 범위가 제한된다"고 설명했다. 또 "건물 유리창이나 자동차 창문 등에도 적용할 수 있는 투명한 태양광 패널에 대한 연구가 이어지고 있지만 기존 투명 태양전지 기술은 투과율이 20%(매우 진한 색 선글라스)에 불과해 진정한 `투명` 태양전지로 불리는 데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가시광선 투과도가 70% 이상으로 건물·차량 창문 등 다양한 곳에 설치할 수 있으면서도 발전효율은 12% 이상인 투명한 태양전지가 개발되면 태양광 시장 판을 흔들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아울러 소재 혁신과 광 이용기술 극대화를 통해 현재 제조단가를 유지하면서 발전효율을 30% 이상 내는 차세대 태양전지를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김 사장은 "선행연구를 진행한 후 본 연구 과제로 선정되면 신성이엔지도 멤버십 형태로 과제에 참여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신성이엔지는 1977년 설립한 국내 1세대 태양광 기업으로 고효율 태양전지, 고출력 태양광 모듈, 태양광 발전 사업 등 기술을 보유했다.

 

김 사장은 불가능한 도전에 나서는 알키미스트 프로젝트의 성공 가능성을 점쳤다. 그는 "지금까지는 R&D 과제를 수행할 때 목표를 수치로 명확하게 설정하고 이를 반드시 달성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상당했으며, 실패할 경우 향후 과제 참여가 제한되는 등 책임이 무거워 도전적이고 혁신적인 과제를 제안하기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실패할 가능성이 높은 과제를 되레 장려하는 알키미스트 프로젝트가 한국적인 R&D 지원 시스템에서는 매우 혁신적이고 신선할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김 사장은 알키미스트 프로젝트의 성공 조건으로 융합 연구 활성화를 강조했다. 산업계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얼마나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내느냐가 중요한데 이는 어떤 개인이나 한 기관이 수행하기가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그는 "다양한 기관과 핵심 연구 리더들이 기술 융합을 통해 새로운 소재와 구조 개념을 제안해야 해결할 수 있는 과제가 대다수라는 점에서 컨소시엄 형태로 참여하는 것을 장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이번 알키미스트 프로젝트에 최종 과제로 선정되지는 않았지만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많이 제안됐다고 과제 선정과 관련한 뒷얘기도 털어놨다. 예컨대 최근 태양광 폐모듈 처리 문제가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태양광 모듈 자체를 환경 폐기물이 없는 100% 재활용 가능한 소재로 만들자는 제안 같은 것이다. 그는 "우주 발전 개념을 제시한 아이디어도 눈길을 끌었다"며 "지구는 밤낮이 있어 하루에 발전 가능한 에너지가 제한돼 있지만 우주에 발전소를 띄우면 24시간 발전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향후 연구 과제로 도전해볼 만하다고 느꼈다"고 전했다.

 

■ 용어설명

 

▷알키미스트 프로젝트 : `알키미스트`는 연금술사다. 철을 금으로 만들겠다는 연금술사들의 계획은 실패했지만 이 과정에서 황산, 질산 등을 발견해 현대 화학의 기초를 마련했다. 산업부는 이를 본떠 해결 기술이 존재하지 않는 산업의 난제 영역에 도전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양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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