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0.22
상한제 적용땐 평당 3000만원
서울시는 "총회요건 안된다
강행시 형사처벌도 검토"
분양가상한제 규제를 피해가기 위한 래미안 원베일리(신반포3차·경남 아파트 재건축) 조합의 `일반분양 통매각` 작업이 정부와 서울시의 극렬한 저지 속에 점입가경으로 흘러가고 있다. 조합 측은 "행정소송도 불사하겠다"며 배수진을 쳤고, 서울시는 "통매각 추진 조합 임원에 대해 징역 2년의 형사 고발도 검토하겠다"면서 맞서고 있다.
조합은 오는 29일 총회를 열고 △정관 변경 △관리처분계획 변경 △일반물량 전부 매각에 대한 찬반투표 △수의계약자와의 계약서 승인 등 통매각과 관련한 필수 절차를 원스톱으로 진행한다. 이튿날 관련 내용을 신고하고, 곧바로 임대사업자 컨소시엄과 8000억원 규모 일반분양물량 일괄매각 계약을 체결한다는 계획이다. 다음달 정부의 분양가상한제 지정 전에 통매각 절차를 마무리하기 위한 속도전이다.
반면 국토교통부와 서울시는 반포동 한강변에 자리 잡은 원베일리 단지의 상징성 때문에 분양가상한제 예외를 절대 인정할 수 없다는 기류다. 익명을 요구한 정부 관계자는 "향후 최고가 아파트가 될 수 있는 반포동 한강변 단지를 제외시켜주면 정책에 영(令)이 서겠느냐"고 말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 137조 7항에 따르면 사업시행계획서를 위반해 건축물을 건축한 자는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며 "적법 절차를 밟지 않고 강행할 경우 경찰 고발까지 검토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실제 시는 통매각을 추진하는 재건축 조합장들에게 형사처벌될 수 있음을 고지했고, 잠실 진주 재건축 조합은 지난주 통매각을 포기했다.
양측의 대치는 강남 한강변 아파트의 시장가격과 정부 통제 가격 간 괴리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래미안 원베일리 일반분양분 364가구를 임대사업자는 8000억원에 사들이기로 했다. 3.3㎡당 6000만원 정도인데, 8년 임대 후 시장에 되팔 땐 최소 3.3㎡당 1억원의 가치가 있다고 봤다. 하지만 공시지가 100%에 건축비를 더해 분양가 상한을 결정하겠다는 정부 셈법대로라면 선분양 일반분양가는 3.3㎡ 당 2800만~3000만원 선으로 4000억원 차이다.
조합 관계자는 "조합원도 3.3㎡당 4800만원에 분양을 받는데 사유재산을 2000만원대에 넘기라고 하면 이게 자유시장경제가 맞느냐"며 "정부, 지자체와 소송전을 벌이더라도 물러날 수 없다"고 밝혔다.
조합 측은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 18조 6항을 근거로 `주택사업자가 임대사업자에게 주택 전부를 우선 공급할 수 있는` 법적 권리를 주장한다. 정비사업의 일반분양을 규정하는 서울시 조례보다 특별법이 우선한다는 것.
당초 일반분양 통매각에 `원천 불가` 입장이던 정부는 "분양가상한제 적용 주택은 (일괄매각에서) 제외한다"는 예외조항을 들어 `사실상 불가`로 입장을 바꿨다. 특별법에 따라 원칙적으로는 통매각이 가능하나, 분양가상한제 지정 지역에서는 할 수 없다고 전략적 후퇴를 한 것이다.
현재 서울시는 재건축 조합의 일반분양분 통매각 후 임대 자체는 반대하지 않지만, 원베일리는 다음달로 예정된 분양가상한제 적용 대상이기 때문에 해당 행위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시에 따르면 원베일리 측 정관엔 `조합원에게 공급하고 남는 잔여주택이 20가구 이상인 경우에는 일반에게 분양한다`는 규정이 있다. 이를 바꾸려면 정관부터 사업시행계획, 관리처분계획까지 재건축 단계별로 관할구청(서초구청)의 인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것.
조합 측은 "일반분양을 통매각으로 바꾸는 것은 경미한 부분의 관리처분계획 변경이기 때문에 관청 인허가 사안이 아니며 신고로도 충분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범주 기자 / 나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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