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IPO등>/태양광·ESS·폐기물·연료전지발전

중국 못 이기겠다"…태양광 사업 몸집 줄이는 SKC .中 업체 '치킨게임'에 천덕꾸러기 된 태양광 사업.현정부 태양광사업 최대수혜는 중국

Bonjour Kwon 2020. 5. 18. 15:57
2020.05.18.

[디지털타임스 김위수 기자] SKC가 태양광 모듈을 보호하는 에틸렌 비닐아세테이트(EVA) 시트 사업을 접기로 했다. 중국의 저가 공세에 태양광 관련 사업 비중을 지속해서 줄이는 모습이다.

업계 일부에서는 문재인 정부가 '그린 뉴딜'을 포스트 코로나19의 신성장동력으로 제시한 만큼, 태양광 사업의 자생력 확보를 위한 생태계 조성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18일 SKC의 1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달 29일 이사회를 열고 EVA 태양광 사업을 중단하기로 했다. 이같은 결정을 하게된 이유로 SKC는 "태양광 산업의 시장 악화와 중국 주도의 경쟁심화로 사업의 효율화를 추진하기 위해 EVA 태양광 사업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태양광 발전 모듈에는 핵심 소재인 웨이퍼를 보호하는 EVA 시트와 모듈 뒷면 전체를 보호하는 백시트가 필요하다. 그동안 SKC는 자회사 SKC에코솔루션즈를 통해 EVA 시트 및 백시트 사업을 전개해왔고, 이중 EVA 시트 사업을 중단하게 됐다. 부진한 사업을 걷어낸 SKC는 '효자사업'으로 꼽히는 반도체 소재 사업, 필름 소재 사업 등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中 업체 '치킨게임'에 천덕꾸러기 된 태양광 사업= SKC의 태양광 EVA 시트 사업 중단이 딱히 놀랍지 않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이미 태양광 관련 사업은 중국 업체에 밀린지 오래라 수익화가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1분기 SKC에코솔루션즈의 EVA 태양광 사업에서 발생한 법인세차감전순손실액은 356억원에 달했다.

SKC가 태양광 모듈 필름 사업에 뛰어든 것은 지난 2009년이다. EVA 시트와 불소필름 등 태양전지용 핵심 소재 상용화에 성공하며 태양광 모듈 필름 관련 기술력을 확보했다. 이어 2011년에는 자회사 SKC솔믹스를 통해 태양광 중간재인 잉곳과 웨이퍼를 생산하는 공장을 준공하며 본격적인 태양광 사업을 시작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신재생에너지 산업에 대한 대대적인 육성 의지를 밝힌터라, 유망 사업 중 하나로 태양광 사업이 꼽혔던 점이 유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중국 업체들이 태양광 사업에 진출하기 시작하며 공급이 과잉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저렴한 가격에 물량공세로 세계 시장을 점유한 중국 업체들의 약진으로 태양광 사업에서 수익을 내기 어려워졌다. 5년여간 태양광 사업에서 이익을 내지 못한 SKC솔믹스는 결국 2016년 태양광 사업을 정리하겠다고 선언했다.

사업을 시작할때만 해도 미국, 일본업체가 주도했던 태양광 모듈 필름 분야도 중국 업체들의 공세를 피하지 못했다. 태양광 업계 관계자는 "현재 EVA시트 사업 역시 중국업체들이 주도권을 가져간 상태"라며 "중국 업체들에 밀려 원가 경쟁력도 잃고, 시장점유율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태양광 사업은 풍전등화= 적자를 감수하고 물량을 쏟아낸 중국 기업의 공세로 국내 태양광 사업은 위기에 처했다. 태양광 소재와 부품을 생산하던 기업의 대부분이 사업을 포기하거나 심각한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다. SK솔믹스처럼 잉곳과 웨이퍼를 생산해왔던 웅진에너지는 지난해 법정관리를 신청했고, 한국거래소는 최근 회사를 상장폐지하기로 결정했다. 한때 웨이퍼 생산에서 전세계 5위에 올랐던 OCI의 계열사 넥솔론은 지난 2018년 파산했다. 여기에 OCI와 한화솔루션은 태양광 기초소재인 폴리실리콘의 생산을 중단했다. 태양광 관련 사업 전반이 멈추고 있는 상황이다.

관계자는 "시장에서 선제적으로 태양광 사업에 대한 경영전략, 연구개발(R&D) 계획을 세우는 등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었다"며 "현재로서는 시장 자체가 매력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김위수기자 withsuu@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