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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미생물로 단백질…`푸드테크` 뜬다.코로나 이후 식량안보 `흔들`생명공학·로봇·블록체인 활용식품 생산~유통 대변혁 가능.고기없는 육식시대…글로벌 푸드테크 시장 약 296조원(2022년)

Bonjour Kwon 2020. 5. 19. 07:29


2020.05.18

◆ 푸드테크가 뜬다 ① ◆

핀란드 헬싱키 인근 소도시 에스포의 주택가에 자리 잡은 '솔라푸즈(Solar Foods)'는 공상과학(SF) 영화에서나 볼 법한 '푸드테크(Food Tech·첨단기술과 식품의 생산·제조·유통·배송의 결합)'를 구현해낸 스타트업이다.

이 회사는 공기를 활용해 단백질을 만들어내는 기술을 개발했다. 대기 중에서 포집한 이산화탄소, 친환경 전기로 물에서 분리한 수소, 토양 추출 미생물, 소금을 탱크에 넣고 발효한 뒤 열처리·건조를 한다. 결과물은 '솔레인(Solein)'이라고 불리는 단백질 분말. 혀를 대보니 달걀 맛이다. 각종 가공식품은 물론 최근 각광받는 대체육의 재료로도 쓰일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솔라푸즈는 현재 하루 1㎏ 안팎인 솔레인 생산량을 2022년까지 연간 80t으로 늘려 상용화한다는 목표다. 솔라푸즈는 유럽항공우주국(ESA)의 지원을 받아 화성의 대기와 태양광을 이용한 단백질 제조 기술까지 개발 중이다.

파시 바이니카 솔라푸즈 대표는 "솔레인의 탄소 발자국은 실제 고기의 100분의 1에 불과해 환경 파괴, 자원 낭비 등의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식량난·식량안보 문제 해결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푸드테크'가 코로나19 사태에서 식량·식품 문제에 대한 새로운 길을 제시하고 있다. 환경 문제는 물론 식량난과 식량안보, 항생제 오남용, 영양 섭취와 면역력 유지, 언택트(비대면) 소비 확대, 식품안전 등 각종 이슈에 대한 해법과 대안을 내놓을 것이란 전망이다.

푸드테크가 생명공학과 식품공학, 인공지능(AI), 로봇, 블록체인 등 첨단 기술들과 결합하면서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리서치앤드마켓은 2022년까지 글로벌 푸드테크 시장이 2500억달러(약 296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편 정부는 이날 코로나19로 인한 국제 곡물수급 위기 상황에 대비해 비상시 해외 농업자원 확보를 위한 가상훈련을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이호승 기자 / 심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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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없는 육식시대…3~4년 내 `실험실 고기 버거` 팔린다
이호승 , 심희진 , 강민호 기자
입력 2020.05.18 17:46 수정 2020.05.18 21:48


대체육 폭발적 성장 전망

육즙·향 살린 식물성 고기
네슬레·켈로그·맥도널드등
글로벌 푸드社 투자 줄이어
식량난·환경파괴 해결 기대

대체육 급성장 2040년까진
고기 소비량 60% 차지할듯
◆ 푸드테크가 뜬다 / ① 식량안보 전쟁 해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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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포배양육 개발 기업 네덜란드 모사미트가 소의 체세포를 배양해 만든 고기로 제조한 버거 제품. [사진 제공 = 모사미트]
생명공학과 첨단 기술을 바탕으로 한 '고기 없는' 새로운 육식의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콩·완두·밀·호박·코코넛·견과류 등 식물성 재료를 사용한 고기, 실험실에서 배양한 배양육 등이 실제 고기와 유사한 맛을 내는 단계까지 진입하면서 육류 시장을 장악해 가고 있다.

최근 코로나19로 국가 간, 국가 내 이동이 제한되면서 식량안보가 이슈로 대두되고, 건강과 식품안전에 대한 관심도 커지면서 대체 단백질 기술은 더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미국 내 대체육 소비는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 식물성 대체육이 대세=푸드테크의 다양한 영역 중 최근 가장 '핫'한 분야는 대체식품, 그중에서도 대체육이다. 소, 돼지, 닭 등 축산업에 기반한 동물성 단백질을 대체할 식품 시장은 최근 푸드테크 기업들이 가장 치열한 기술개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무대다.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것은 식물성 고기다. 식물성 대체육 대표 스타트업인 미국 기업 '비욘드미트'와 '임파서블푸즈'는 이미 대규모 투자 유치와 핵심 기술 개발에 이어 나스닥시장에 상장(비욘드미트)하면서 시가총액만 수조 원대에 달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임파서블푸즈는 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0에서 진짜 같은 식물성 돼지고기를 선보여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임파서블푸즈는 콩의 뿌리혹에서 식물성 유기철분 '힘(heme)'을 추출해 실제 고기의 피 같은 육즙과 향, 맛을 그대로 구현해내는 핵심 기술을 개발했다.

네슬레, 켈로그, 타이슨푸드, 카길 등 글로벌 식품 제조 기업과 맥도널드, 버거킹, 스타벅스 등 외식 기업들도 대체육 투자를 앞다퉈 늘리거나 대체육 기업들과 손잡고 신제품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크리스 존슨 네슬레 부사장은 "지속 불가능한 동물성 단백질에서 식물성 단백질로 전환하기 위해 대체육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네덜란드 스타트업 '라이벌푸즈'는 콩과 밀, 해바라기씨 등을 활용해 '육·해·공'의 인공 고기를 모두 만들어낸다. 식물성 대체육 대부분이 햄버거 패티처럼 다진 고기 형태라면 이 회사 제품은 실제 고기·생선 덩어리와 유사한 형태와 두께, 조직과 질감, 육즙 등이 특징이다. 버힛 데커스 최고경영자(CEO)는 "실제 요리 재료와 흡사하기 때문에 유명 레스토랑 셰프 등과 협업해 다양한 요리 레시피를 개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상업화에 본격 시동을 걸 계획이다.

현장에서 본 시제품은 커다란 물고기의 살코기를 덩어리째 잘라놓은 모양새였다. 조직과 결이 실제 생선과 비슷했으며, 맛이나 식감은 캔 참치와 흡사했다. 요리해서 내놓는다면 진짜 생선과 구분하기 쉽지 않을 것 같았다. 라이벌푸즈 기술력의 핵심은 '전단 세포 기술(Shear cell technology)'로 불리는 신기술이다. 전단열(강한 응력을 받았을 때 열의 형태로 변하는 것)을 이용해 단백질을 특정한 방향으로 변형하고 정렬하는 기술로, 실제 육류·생선과 유사한 질감과 조직을 만들어낸다.



◆ '실험실 고기'도 관심=세포배양육은 '클린 미트'라고도 불린다. 동물 학대나 환경 파괴 등의 부담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실험실에서 키워진 '실제 고기'다. 현재는 생산단가가 문제지만 기술 발전이 이뤄지며 가격이 내려가면 실제 고기는 물론 식물성 고기와도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013년 세계 최초로 세포배양육 개발에 성공한 네덜란드 기업 '모사미트'는 3~4년 내에 소규모로 시장에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가축에서 추출한 줄기세포를 소 태아 혈청으로 증식해 햄버거 패티 형태의 고기로 배양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실제 고기보다 토지 사용은 99%, 물 사용은 96% 감소시킬 수 있어 환경 오염과 자원 낭비가 거의 없다는 게 모사미트 측 설명이다.



베키 칼더 플린 모사미트 운영 담당자는 "유전자 조작 없이 지방 세포는 줄이고 불포화 지방 함유는 늘리는 등 실제 고기보다 더 건강에 이로운 제품을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첫 개발 단계에서 세포배양육 버거 패티는 한 장에 25만유로(약 3억2300만원)에 달했지만 모사미트 측은 기술 혁신과 대량생산이 가능해지면 9유로(약 1만1600원)대에 판매가 가능해질 것으로 내다본다. 2030년 이후엔 개당 1유로(1293원)에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미국 기업 '멤피스미트'는 2016년 세포배양육 미트볼을 개발했다. 네덜란드 스타트업 '미터블', 이스라엘 스타트업 '알레프팜스' '퓨처 미트' 등도 배양육을 개발 중이다.

◆ 앞으론 대체육을 더 많이 소비?= AT커니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까지 식물성 고기는 전체 육류 시장의 10%를 차지할 정도로 성장할 전망이다. 보고서는 세포배양육이 상업화하면서 대체육 시장은 더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040년까지 세포배양육과 식물성 대체육이 고기 소비량 중 6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UBS 역시 식물성 육류 시장이 2018년 46억달러에서 2030년 850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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