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ta 센터

용인이 퇴짜 놓은 네이버 데이터센터, 군산·의정부·인천·파주·포항드 5개市가 러브콜,세계 주요 도시와 IT기업이 경쟁적으로 대형 데이터센터 구축에 나서고 있는데~

Bonjour Kwon 2020. 6. 8. 23:02
2019.06.22

지난 13일 주민 반대로 무산됐던 네이버의 제2 데이터센터 구축 사업이 일주일 만에 재(再)추진된다. 경기도 용인시에 지으려던 데이터센터가 막판에 철회되자마자, 다른 지자체 5곳이 유치 경쟁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이르면 다음 달 유치 희망 지자체를 상대로 한 공모 절차를 시작한다. 데이터센터는 서버(대형 컴퓨터) 수만대를 운영해 인터넷 데이터를 처리하는 시설이다. 인공지능(AI)·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 인프라로, 세계 주요 도시와 IT(정보기술) 기업이 경쟁적으로 대형 데이터센터 구축에 나서고 있다.

21일 군산·의정부·인천·파주·포항 5곳이 네이버 제2 데이터센터 유치 준비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5개 지자체는 이달 중순 네이버 측에 데이터센터 유치를 구두로 문의한 곳이다. 각 지자체는 모두 "데이터센터와 관련한 정보를 수집하고 있으며, 내부적으로 유치를 긍정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네이버의 제2 데이터센터는 구축 비용만 5400억원에 달하는 대형 프로젝트로, 이 지자체들은 지역 경기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강원도 춘천에 '각'(제1 데이터센터)을 운영하는 네이버는 오는 2023년까지 경기도 용인 공세동에 제2 센터를 세울 계획이었다. 하지만 지역 주민이 "전자파가 주민 건강을 위협하고, 냉각탑에서 오염 물질이 나올 것"이라며 반대했다. 일부에선 센터 부지에서 200m 정도 떨어진 공세초등학교의 땅 밑으로 고압 전기선이 지나간다는 주장도 나왔다. 네이버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는데도 반발이 계속되자, 사업 추진 2년 만에 건립 계획을 취소했다.

◇네이버에 러브콜 보내는 지자체들

지자체들은 용인 데이터센터 건립 취소 직후 네이버 측과 접촉해 데이터센터 유치에 필요한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일부는 벌써 데이터센터 후보지 검토에 들어갔다.



경기도 의정부시는 "경기도 균형 발전 차원에서 센터 유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기업 사무실과 생산 설비 상당수가 경기 남부에 집중돼 있어, 경기 북부에도 대형 시설을 유치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인천·군산시도 내부적으로 네이버 데이터센터 유치를 검토하고 있다.

경기도 파주시는 2015년부터 추진 중인 첨단 산업단지 조성 사업인 '파주 희망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센터 유치를 검토하고 있다. 산업단지에 IT, BT(생명공학) 기업이 들어서는데 그 옆에 대형 데이터센터를 건설하면 시너지(상승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파주시 관계자는 "춘천에 있는 제1 데이터센터의 경제적 파급 효과를 조사하고 있다"고 했다.

경북 포항시는 현재 첨단 산업단지로 조성 중인 '블루밸리 산업단지'에 네이버 데이터센터를 유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포항시 관계자는 "포항은 포스코 등 산업체뿐 아니라 중이온가속기와 같은 대형 연구시설이 밀집해 데이터 수요가 높은 도시"라며 "산업단지인 만큼 안정적인 전력 수급에 유리하고 냉각수로 활용할 바닷물도 풍부해 데이터센터 후보지로 적합하다"고 말했다.

◇제1 센터보다 2.5배 큰 규모

지자체들은 데이터센터를 유치할 경우 지역 내 첨단 테크놀로지 산업이 활성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네이버의 데이터센터는 국내 주요 IT 기업들의 데이터를 저장하는 클라우드(가상 저장 공간) 역할을 하기 때문에 장기적으론 국내 산업의 데이터 집결지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 네이버는 입지 조건만 괜찮고, 지자체의 각종 허가 문제만 해결되면 곧바로 후보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5G(5세대 이동통신) 상용화와 인공지능, 자율주행차 개발 가속화로 대규모 빅데이터를 저장·분석할 데이터센터 수요가 폭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데이터센터 인프라는 부족한 실정이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럭처리서치에 따르면 한국의 전체 데이터센터 용량은 일본 도쿄 하나의 88.8% 수준에 불과하다.

네이버는 제2 데이터센터를 춘천 데이터센터 '각'보다 2.5배 넓은 13만2230㎡(약 4만평) 부지에 구축할 계획이다. 이 정도로 규모가 커지면 저장 용량은 6배가량 늘어날 수 있다. IT 업계 관계자는 "국내 클라우드 시장에서 네이버는 해외 기업과 경쟁하는 유일한 국내 업체"라며 "제2 센터 구축이 또 한 번 무산되면 한국 클라우드 경쟁력도 뒤처질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