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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센터. “물 아껴 식혀라”…냉각수를 재활용등 다양한 친환경 방식으로 열을 식히기.ㅡ친환경 건물 인증 제도 ‘LEED’로.원자력발전소와 달리 냉각수 크게 오염되지 않아 재활용

Bonjour Kwon 2020. 11. 4. 07:03
국민일보
[경제 히스토리] “물 아껴 식혀라”… 가뭄과 싸우는 IT업계
입력 2015-07-03 02:44

수천개 서버 컴퓨터가 각종 정보를 저장하는 데이터센터는 24시간 운영돼 막대한 양의 열이 발생한다. 데이터센터들은 바람이 잘 드는 곳에 입지를 선정하거나 냉각수를 재활용하는 등 다양한 친환경 방식으로 열을 식히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왼쪽부터 삼성SDS ICT수원센터, LG CNS 상암IT센터, 네이버 각(閣). 각 업체 제공

스마트폰에서 찍은 사진을 클라우드 서버에 저장할 때,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단문 메시지를 올릴 때, 블로그에 오늘 다녀온 맛집 정보를 쓸 때…. 우리가 IT 기기와 함께하는 모든 일상생활에서는 '열'이 발생한다. 정보를 저장하는 데이터센터 서버가 단 1초의 끊김 없이 지속적으로 작동해야 데이터를 저장하고 전송할 수 있는데, 이 과정에서 엄청난 열이 나오기 때문이다. 데이터센터에서는 물을 활용하거나, 전력을 투입해 팬을 돌리는 방식으로 열을 식히고 있다. 원자력발전소와 달리 냉각수를 재활용해도 크게 오염되지 않기 때문에 물을 재활용하기도 한다. 특히 열을 식히기 위해 주로 이용되는 냉각수 사용을 줄이기 위해 빗물 저장시설, 냉각수 재활용 등을 통해 친환경 데이터센터 구축에 나서고 있다. 애초에 발열을 줄이기 위해 설계부터 운영단계에서 친환경적인 구조를 적용해 발열 자체를 낮추는 곳도 있다.

◇미국선 가뭄 탓에 ‘냉각수’ 확보 비상=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달 24일(현지시간) 실리콘밸리가 위치한 미국 캘리포니아 외에도 서부 지역을 중심으로 극심한 가뭄이 찾아와 농업뿐 아니라 IT 업계에도 비상이 걸렸다고 보도했다. 캘리포니아에는 800개가 넘는 데이터센터가 위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지역 데이터센터가 열을 식히기 위해 연간 소비하는 물은 올림픽 수영경기장 15만8000개 규모로 추산된다. 데이터센터인 ‘컴퓨터 농장(Computer Farms)’은 연간 4%씩 늘어나고 있지만 물 부족 사태는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어 환경 문제를 낳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로 캘리포니아 수자원부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연간 물 소비량은 데이터센터(15㎿ 전력 기준)의 경우 5억ℓ로 병원(병동 3개 기준)에서 사용하는 양과 같은 규모다. 아몬드 나무를 심은 과수원(40만5000㎡ 기준)과 골프장(18홀 2개 기준)이 소비하는 연간 물의 양(각각 4억3500ℓ, 3억8000ℓ)보다 많다.

이런 상황에서 캘리포니아를 중심으로 미국 서부 지역에 가뭄이 찾아오자 이 지역 데이터센터 운영 업체들은 냉각수를 재사용하거나 빗물을 거둬들이는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앞서 캘리포니아 주지사 제리 브라운은 데이터센터를 포함해 이곳 기업들에 “연간 물 사용량을 25% 감축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

전 세계적으로 100개가 넘는 데이터센터를 운영 중인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우 물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바깥 기온이 낮을 경우 냉각을 위한 에어 컨디셔닝 시스템을 작동시키지 않는 식이다. 또 구글은 빗물을 저장해두는 방식으로 냉각수를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땅을 판 뒤 물을 저장할 수 있는 대형 시설을 설치한 곳도 있다. 잭 푸셰 에머슨 전기 부사장은 “데이터센터 업체들이 자체적으로 물을 확보하지 못하면 전 세계가 물 부족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데이터센터가 1초라도 장애가 나선 안 되기 때문에 이들 업체가 냉각수 확보를 위해 더 적극적으로 뛰어들 것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국내선 공기 중 물 분사·통풍 설계로 열 떨어뜨려=최근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로부터 국내 데이터센터 중 가장 높은 친환경 점수를 획득한 네이버의 경우 데이터센터 ‘각’을 강원도 춘천에서 운영하고 있다. 네이버 측은 춘천의 경우 연평균 기온이 전국에서 가장 낮은 지역이기 때문에 냉각을 위한 전력을 최대한 적게 사용할 수 있는 입지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춘천 구봉산 경사지 비탈면에 자리 잡고 있어 시원한 바람이 자연스럽게 건물 안으로 들어와 서버 열을 식히는 데 도움을 준다는 것이다. 이 건물은 또 친환경 건물 인증 제도인 ‘LEED’를 95점이라는 높은 점수로 획득해 ‘플래티넘’ 등급을 획득하기도 했다.

네이버는 서버를 친환경적으로 식히는 특허 기술인 ‘AMU(Air Misting Unit)’도 적용했다. 공기를 깨끗하게 만든 뒤 미스트(안개 분사)로 공기를 차갑게 만들어 외부 공기가 서버를 식히기 좋은 상태로 만들어 준다는 것이다.

LG CNS가 운영 중인 부산 글로벌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는 일반 제조공장에서 볼 수 있는 ‘굴뚝’이 있다. 데이터센터의 정중앙을 관통하는 굴뚝은 뜨거운 공기를 내보내는 ‘풍도(風道·바람 길)’ 역할을 한다. 막대한 에너지와 물을 통해 전산실의 뜨거운 공기를 식히는 대신 그대로 외부로 배출하는 굴뚝을 마련한 것이다. 또 LG CNS가 특허 출원한 ‘빌트업 공조’ 설계를 통해 데이터센터 건물 좌우 측면에서 외부 공기를 끌어들여 전산실 냉각에 적합한 서늘한 공기로 만들도록 했다.

LG CNS 상암센터의 경우 친환경 재생에너지를 통해 냉방을 가동시켜 서버 열기를 식히고 있다. 지역난방공사 플랜트에서 생산된 냉각수를 이용해 전산실을 냉방하는 방식이다. 에너지 효율을 높인 점을 인정받아 지난해 5월 LG CNS는 국내 최초로 데이터센터 분야 권위상인 ‘브릴 어워즈’를 수상하기도 했다.

경기 수원과 경북 구미에서 데이터센터를 운영 중인 삼성SDS는 밀폐형 방식의 냉각탑을 이용해 냉각수가 증발되는 것을 최소화하고 있다. 또 겨울철 등 외부 기온이 낮을 경우에는 차가운 외기를 이용해 전산실을 냉방, 냉각탑 운전을 하지 않아 물을 사용하지 않고도 열을 식힐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데이터센터 운영에 필요한 물 에너지와 전력 소비량을 동시에 절감할 수 있게 된다.

경기 분당과 서울에서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KT는 냉각수의 공기 중 접촉면을 늘려 팬을 통해 식힌 뒤 다시 재활용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또 냉각수를 여러 냉각탑에 분산 순환시켜 빠르게 식힌 뒤 다시 활용한다. LG유플러스는 빗물 이용시설을 적용해 냉각수로 활용하는 방식을 도입해 이달 경기 평촌에 U+평촌 메가센터를 완공할 예정이다. LG유플러스 측은 평촌 센터의 경우 1년 중 7개월 이상을 외부 공기를 통해서 열을 식히는 냉방을 운영, 국내 상업용 데이터센터 중에서 가장 길다고 설명했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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