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등 유럽 부동산

5년만에 美·英·獨 부동산 거품 재연 경고

Bonjour Kwon 2013. 10. 22. 21:20

22 10월, 18:00vip.mk.co.kr

 

경기가 회복되면서 주요 도시의 실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데다 금융위기를 극복하느라 풀어놨던 돈들이 주식 채권에 이어 부동산 시장에 몰리고 있는 탓이다. 선진국 개발도상국 할 것 없이 전 세계가 부동산 버블에 빠졌던 리먼 브러더스 붕괴 직전과는 달리 아직은 뉴욕 런던 프랑크푸르트 등 선진국 주요 도시에 한정된 현상이지만 워낙 가파르게 오르고 있어 버블 경고음이 나오고 있다.

 

 블룸버그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독일 중앙은행인 분데스방크는 22일(현지시간) 월간보고서를 통해 "도시 지역의 집값이 경제 상황과 인구를 감안했을 때 적정 가격보다 10%는 과대평가돼 있다"며 "베를린 뮌헨 프랑크푸르트 등 대도시는 최대 20% 이상 과대평가됐다"고 경고했다. 최근 3년 동안 이들 대도시의 집값은 25% 이상 상승했다.

 

 독일뿐 아니라 영국 미국 등 경기가 강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선진국 주요 도시의 부동산 가격은 하나둘씩 리먼 사태 이전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2일 "런던의 고급 부동산 가격은 이미 리먼 사태 전보다 높아졌다"며 "런던에서 새로 짓는 집의 4분의 3을 외국인이 사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FT는 이달 초 런던의 경기회복 분석 기사를 통해 "런던 주택 가격은 해외 수요까지 몰리면서 리먼 사태 전보다 7%나 높다"며 "올해 8월에 금융회사들이 승인한 모기지 대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나 늘었다"고 보도했다.

 

 FT는 미국도 뉴욕 워싱턴 로스앤젤레스(LA) 등 대도시의 고급 부동산들이 미국과 외국 투자자들의 수요가 몰려 가격이 크게 오르고 있어 경계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WSJ는 최근 부동산 리서치업체인 SNL을 인용해 미국의 상업용 부동산 가격이 2009년 저점 대비 44%나 상승했다고 밝혔다.

 

 미국 영국 독일 등 주요국 도시의 부동산 가격 상승은 경기회복에 따른 수요 증가와 함께 금융위기 이후 풀린 유동성이 부동산에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분데스방크는 "미국 유럽의 주택 거품이 터진 후 독일의 부동산은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자산이 됐다"며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가 너무 낮은 점이 부동산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ECB의 기준금리는 0.5%로 사상 최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제조업 구매자관리지수(PMI)가 51.1(9월)을 기록하는 등 유로존 국가 중에선 독보적인 경기회복을 보이고 있는 독일은 부동산 과열 문제가 대두되면서 앙겔라 메르켈 총리까지 나서 기준금리를 소폭 인상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유로존 내 남유럽 국가는 여전히 경기가 좋지 않은 상태라 쉽지 않은 상황이다.

 

 올해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로버트 실러 예일대 경제학과 교수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경기부양 정책이 부동산 투기를 부추겼다"며 "부동산 가격이 지나치게 빠르게 뛰고 있어 통화당국이 서둘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아시아 국부펀드 등 아시아 큰손들도 신흥국보다는 선진국의 주요 부동산을 사들이는 데 열을 올리면서 가격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최근 들어 중국 등 주요 아시아 기관과 국부펀드들이 미국을 필두로 한 선진국 시장에 너나없이 몰리고 있다.

 

 딜로직에 따르면 올해 들어 중국이 미국 부동산에 투자한 돈은 14억달러로 홍콩 영국 마카오를 크게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집값 상승이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기는 하지만 5년 전과 비교하면 금융시스템을 위협할 만큼 버블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분데스방크는 보고서를 통해 "최근 집값 상승이 거시경제의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하거나 금융 안정성을 해칠 염려는 없어 보인다"고 밝혔다.

 

 [황형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