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IPO등>/증권 투자론

하워드 막스 오크트리캐피탈 회장. ‘투자 구루’ 하워드 막스 “버핏식 가치투자 시대는 갔다”“가치주와 성장주를 가르는 이분법은 이제 버려야 한다.”

Bonjour Kwon 2021. 8. 14. 16:30
2021.01.12 16:49

하워드 막스 오크트리캐피탈 회장. /조선일보DB

억만장자 투자자인 오크트리캐피털 하워드 막스 회장이 11일 투자자 메모를 통해 워런 버핏으로 대표되는 전통적인 가치 투자의 시대는 끝났다고 주장했다. 부실 채권 투자 전문가인 막스가 발표하는 투자 메모는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버핏도 “통찰력을 챙기기 위해 반드시 챙겨 읽는다”고 밝힐 정도로 시장 영향력이 크다.

막스는 전기차 회사 테슬라 주식이 7.8% 급락하는 등 흔히 성장주로 분류되는 기술주가 대부분 하락한 11일 메모를 발표했다. 그는 “통상적으로 성장주와 가치주는 상반되는 개념으로 여겨졌으며 최근 성장주가 많이 상승하자 이젠 가치주에 투자하면 어떨지를 묻는 이들이 늘었다. 하지만 나는 이토록 빨리 변하는 세상에선 가치 투자의 개념이 변해야 하고 성장주와 굳이 분리할 필요가 없다는 결론을 최근 내렸다”고 썼다. 가치주는 기업의 가치에 비해 가격이 싼 주식, 성장주는 현재보다는 미래의 높은 성장 가능성을 반영해 실적 대비 가격이 비교적 비싼 주식을 통상 일컫는다.

막스는 “버핏과 (그의 스승) 벤저민 그레이엄이 가치 투자로 이름을 날리던 때와 지금은 환경이 완전히 바뀌었다”며 예전 가치 투자가 먹히지 않는 구체적인 이유를 설명했다. 무엇보다 “수많은 정보를 누구나 열람할 수 있게 되면서 ‘저평가된 알짜 가치주’를 찾기가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또 “혁신이 과거 어느 때보다도 빠른 속도로 이뤄지고 있으며 디지털 기반 기업들은 코드(컴퓨터 프로그램)로만 이뤄진 상품을 팔아 비용을 거의 들이지 않고도 무한대로 시장을 확대할 잠재력을 지녔다”는 이유도 밝혔다.


버핏식 가치 투자는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은 기업은 아무리 성장성이 높더라도 투자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했다. 하지만 디지털 시대엔 더 이상 가치 투자가 먹히지 않는다는 것이 막스의 주장이다. 기업의 현재 실적이 미미하더라도 미래 성장 잠재력이 폭발적이라 평가되는 주식은 성장주인 동시에 충분히 매수할 가치가 있는, 또 다른 의미의 가치주일 수 있다고 막스는 설명했다.

반면 기술주가 주도하는 지금의 시장이 1990년대 말 닷컴 거품 때와 비슷해 가치 투자의 시대가 돌아오리라는 전망도 나온다. 역시 투자자 서한으로 이름난 투자계의 ‘큰손’ 제러미 그랜섬(GMO 투자자산운용 창업자)은 최근 “미국 성장주가 달아오른 지난 10년간 가치주와 신흥국 주식은 최악의 시기를 보냈다. 이제 가치주와 신흥국에 베팅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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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품론 반박한 하워드 막스 "S&P500, 회색지대서 움직여"
서영태 기자 승인 2021.03.17
(서울=연합인포맥스) 서영태 기자 = 억만장자 투자자인 하워드 막스가 주식시장 거품론을 반박했다. 자산 가격이 합리적인 '회색지대'에서 움직이고 있다는 논리다.

16일(현지 시각)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자산운용사 오크트리캐피털을 설립한 하워드 막스는 투자자 메모에서 "커리어를 쌓는 동안 설득력을 갖춘 고점(또는 저점) 진단을 많이 들었고, 그러한 진단은 맞는 확률도 높았다. 하지만 이번은 그렇지 않다"면서 증시 거품론을 겨냥했다.

그는 밸류에이션과 연방정부 지출, 인플레이션, 금리를 바탕으로 한 거품론이 힘을 얻고 있지만, 거품이냐 아니냐 잘라 말하기엔 다른 근거가 많다고 했다.

하워드 막스는 우선 억눌려온 수요가 소비를 키워 미국경제가 더 강하게 회복할 것이며 연방준비제도(Fed·연준)도 저금리를 유지하기로 약속했다고 말했다.

또 다수당(민주당)이 차지한 의석이 제한적이라 극단적인 법안이 의회를 통과할 가능성도 적다고 했다.

다만 "시장 온도가 높아졌다"라고는 인정했다. 투자자가 이른바 '밈주식(meme stocks)'에 베팅하는 등 위험한 행태가 관찰된다는 의미다. 밈주식이란 온라인 게시판에서 투자 열풍이 불었던 게임스톱과 같은 종목을 말한다. 인터넷상에서 일종의 문화적 유행을 타는 주식이다.

무엇보다 막스는 역사적인 평균치보다 높은 S&P500 밸류에이션이 '광기' 수준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현재 S&P500 주가수익비율(PER)은 22배 정도로 평균인 15~16배보다 높다.

그는 "S&P500 밸류에이션을 판단하기 전에 금리 관련 맥락과 기술기업 비중이 커진 지수 구성을 고려해야 한다. 또 기술주를 포함한 개별종목 밸류에이션과 경제 전망을 생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장기적으로 금리와 물가상승률이 오르면 리스크다.

그는 "오늘날 높은 자산 가격은 (낮은) 금리로 정당화가 가능하다. 만약 금리가 오르면 분명히 허를 찔릴 수 있다"고 말했다.

결론적으로는 대부분의 자산 가격이 "낮은 수준은 아닌 회색지대에서 형성됐다. 대체로 공정한 가격보다는 높지만, 비합리적이라고 할 만큼 높지는 않다"라고 했다.

ytse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