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8.23
[디지털투데이 황치규 기자] 메타버스를 둘러싼 실체 논쟁이 여전하지만 메타버스를 사업화하려는 거물급 기업들의 행보는 점점 빨라지는 양상이다.
글로벌 테크 진영에서 메타버스는 중량급 키워드로 떠올랐다. 최근 분기 실적 발표에서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 데이팅 앱 운영사인 매치그룹 샤 두베이 CEO 등이 메타버스판에서 뭔가 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고 메타버스 전문 업체로 알려진 로블록스는 적자를 감수하며 몸집을 점점 키워가는 모습이다.
국내의 경우 네이버 자회사 제페토에 이어 SK텔레콤이 이프렌드를 앞세워 메타버스 플랫폼 레이스에 본격 가세했다.
디테일을 놓고 갑론을박도 적지 않지만 업계 행보를 보면 일단 메타버스는 몰입적이고 공유된 가상공간이라는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 아바타를 활용해 사용자들은 매장에서 아이템들을 직접 입어볼 수도 있고 실제 생활에서 하는 것처럼 친구들과 콘서트에 참가하는 것 등이 메타버스에서 할 수 있는 대표적인 시나리오들로 꼽힌다.
말들의 잔치 넘어 공격적인 투자 행보 가시화
글로벌 테크판에서 메타버스 열기가 고조되는 것은 거물급 회사들이 실탄을 본격적으로 쏟아붓고 있는 상황과도 무관치 않다. 메타버스가 기업과 사용자들에게 제공하는 경험보다는 메타버스를 놓고 벌이는 내로라 하는 회사들 간 레이스가 이슈를 주도하는 모습이다. 메타버스로 어떻게 돈을 벌 것이냐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하지만 지금은 판을 키우고 비즈니스 모델을 구체화하기 위한 관련 업계 전략과 투자에 관심이 쏠려 있다는 얘기다.
페이스북은 최근 메타버스 개발 전담 조직을 뛰우며 회사 차원에서 공격적인 투자에 나설 것임을 분명히 했다. 연구개발을 가속화하는 동시에 페이스북은 구체적인 성과물도 조금씩 내놓기 시작했다. 19일(현지시간) 공개된 가상현실(VR) 기반 회의앱 호라이즌 워크룸이 대표적이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는 "함께 일하는 것은 메타버스를 사용하는 주요 방법들 중 하나일 것이다"고 말했다.
호라이즌 워크룸 앱 이미지. [사진: 페이스북]
호라이즌 워크룸 앱 이미지. [사진: 페이스북]
페이스북에 따르면 워크룸을 통해 사용자들은 VR 환경에서 미팅에 참여하거나 줌이나 구글밋과 유사하게 컴퓨터로 화상 통화를 걸 수 있다. 워크룸은 페이스북 VR 기기인 오큘러스 퀘스트2가 있어야 사용 가능하다. 그런만큼 워크룸은 대당 300달러 정도 하는 오큘러스 제품 판매에 도움이될 수 있다. 그동안 VR 하드웨어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크게 환영받지 못했다. 기술적인 한계에다 비용 및 편의성 문제 등이 걸림돌이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최근 보도에 따르면 이와 관련해 저커버그 CEO는 "VR과 증강현실(AR) 기기에 대한 투자는 메타버스가 진화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메타버스 발전 과정은) 프로토콜과 기기, 칩, 소프트웨어에 대한 투자를 요구하는 몇년간의 행진이다"고 말했다.
지난 3월 상장한 메타버스 플랫폼 로블록스도 투자를 계속하고 있다. 로블록스는 사용자 기반 확대에 힘입어 2분기 매출이 작년보다 두배 이상 늘어난 4억5410만달러를 기록했지만 적자폭도 커졌다. 연구개발, 자체 기술 인프라 투자, 개발자들에게 지급하는 비용 증가 등이 맞물린데 따른 결과였다.
로블륵스는 자사 메타버스 플랫폼을 수천명이 동시에 콘서트에 참여하고 학교 수업을 듣거나 회사 회의를 할 수 있는 몰입적인 가상 허브로 포지셔닝하고 있다. 콘텐츠 관리를 포함해 이같은 경험을 지원하기 위해 기술과 인력 투자를 공격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다. 로블록스는 최근 사용자들이 비디오 게임 커뮤니티들에 걸쳐 채팅할 수 있는 플랫폼인 길디드(Guilded)도 인수했다.
비디오 게임 포트나이트, 게임 개발 엔진 언리얼로 유명한 에픽게임즈도 지난 4월 10억달러 규모 투자를 유치하면서 메타버스 전략에 대한 투자를 강조했다. 벤처 투자 업계에서도 메타버스에 대한 지원 사격 움직임이 꿈틀 거리고 있다. 6월 벤처 투자자인 매튜 볼은 엔비디아, 로블록스 같은 기업들을 포함해 메타버스 기업들에 투자할 수 있는 ETF(exchange traded fund)도 선보였다.
기반 기술 플랫폼 열기도 고조
메타버스를 구현하는 기반 기술 플랫폼을 향한 관련 업계 행보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엔비디아는 마이크로소프트는 물론 에픽게임즈도 메타버스 기술 플랫폼과 관련한 행보를 본격화했다.
엔비디아의 경우 최근 행사에서 엔지니어들이 3D 이미지를 개발하는데 사용하는 시뮬레이션 및 협업 플랫폼인 옴니버스를 엔지니어들을 넘어서도 확대하겠다는 청사진을 강조했다.
벤처비트에 따르면 리차드 케리스 엔비디아 옴니버스 개발 플랫폼 담당 부사장은 "지금 모든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유행어는 메타버스다. 현실에서 메타버스는 있었지만 잘 연결되지 않았다. 메타버스에는 앞으로 좀점더 많은 콘텐츠들이 있을 것이다. 거래소, 시장 경제 등이 있을 것이다. 옴니버스는 이들 세계에서 연결자가 되기 위해 디자인됐다"고 말했다.
엔비디아에 따르면 옴니버스는 지난해 12월 오픈베타 버전이 공개된 이후 5만명 이상 개인 창작자들에 의해 다운로드됐다. 사우스파크, 록히드마틴을 포함해 500개 이상 기업들이 옴니버스 플랫폼을 검토하고 있다.
에픽게임즈도 지난 2월 디지털 휴먼 제작을 지원하는 클라우드 스트리밍 애플리케이션 ‘메타휴먼 크리에이터’를 선보였다. 회사측에 따르면 메타휴먼 크리에이터는 게임 개발자와 3D 콘텐츠 크리에이터가 디지털 휴먼을 제작하는데 걸리는 시간을 수주, 또는 수개월에서 1시간 미만으로 줄여준다.
알렉스 키프만(Alex Kipman) 마이크로소프트 AI 및 혼합현실 기술 펠로우가 ‘마이크로소프트 메시(Microsoft Mesh)’를 시연하고 있다.
알렉스 키프만(Alex Kipman) 마이크로소프트 AI 및 혼합현실 기술 펠로우가 ‘마이크로소프트 메시(Microsoft Mesh)’를 시연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행보도 점점 구체화되고 있다.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는 최근 실적 발표 후 가진 컨퍼런스콜에서 '엔터프라이즈 메타버스'를 개발하고 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가 B2B를 겨냥한 메타버스 플랫폼을 다듬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3월 마이크로소프트는 개발자들이 AR과 VR 기능을 자신들이 만드는 앱에 추가할 수 있도록 해주는 클라우드 플랫폼인 '메시'(Mesh)도 발표했다. 메시를 통해 개발자들은 아바타 동기화(avatar synchronization), 공간적인 오디오(spatial audio), 공유 홀로그램(shared holograms), 가상 공간을 앱들에도 추가할 수 있다.
메시는 마이크로소프트 플랫폼만 지원하지 않는다. 개발자들은 메시를 활용해 페이스북 오큘러스 퀘스트, 데스크톱PC용 앱을 개발할 수 있다. 메시와 관련해 마이크로소프트는 B2B와 B2C 앱을 모두 바라보고 있지만 강점이 있는 엔터프라이즈 시장에서 먼저 거점을 확보하려 할 것으로 보인다. 사티아 나델라 CEO가 엔터프라이즈 메타버스를 언급한 것도 이와 관련 있을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메시 테스트 사례 확보 일환으로 자체 개발한 홀로렌즈 기반 협업앱 마이크로소프트 메시 모니커(Microsoft Mesh moniker)도 공개했다. 메시 모니커는 다수 팀들이 디자인 리뷰를 위해 AR환경에서 미팅을 가질 수 있도록 한다.
[디지털투데이 황치규 기자] 메타버스를 둘러싼 실체 논쟁이 여전하지만 메타버스를 사업화하려는 거물급 기업들의 행보는 점점 빨라지는 양상이다.
글로벌 테크 진영에서 메타버스는 중량급 키워드로 떠올랐다. 최근 분기 실적 발표에서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 데이팅 앱 운영사인 매치그룹 샤 두베이 CEO 등이 메타버스판에서 뭔가 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고 메타버스 전문 업체로 알려진 로블록스는 적자를 감수하며 몸집을 점점 키워가는 모습이다.
국내의 경우 네이버 자회사 제페토에 이어 SK텔레콤이 이프렌드를 앞세워 메타버스 플랫폼 레이스에 본격 가세했다.
디테일을 놓고 갑론을박도 적지 않지만 업계 행보를 보면 일단 메타버스는 몰입적이고 공유된 가상공간이라는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 아바타를 활용해 사용자들은 매장에서 아이템들을 직접 입어볼 수도 있고 실제 생활에서 하는 것처럼 친구들과 콘서트에 참가하는 것 등이 메타버스에서 할 수 있는 대표적인 시나리오들로 꼽힌다.
말들의 잔치 넘어 공격적인 투자 행보 가시화
글로벌 테크판에서 메타버스 열기가 고조되는 것은 거물급 회사들이 실탄을 본격적으로 쏟아붓고 있는 상황과도 무관치 않다. 메타버스가 기업과 사용자들에게 제공하는 경험보다는 메타버스를 놓고 벌이는 내로라 하는 회사들 간 레이스가 이슈를 주도하는 모습이다. 메타버스로 어떻게 돈을 벌 것이냐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하지만 지금은 판을 키우고 비즈니스 모델을 구체화하기 위한 관련 업계 전략과 투자에 관심이 쏠려 있다는 얘기다.
페이스북은 최근 메타버스 개발 전담 조직을 뛰우며 회사 차원에서 공격적인 투자에 나설 것임을 분명히 했다. 연구개발을 가속화하는 동시에 페이스북은 구체적인 성과물도 조금씩 내놓기 시작했다. 19일(현지시간) 공개된 가상현실(VR) 기반 회의앱 호라이즌 워크룸이 대표적이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는 "함께 일하는 것은 메타버스를 사용하는 주요 방법들 중 하나일 것이다"고 말했다.
호라이즌 워크룸 앱 이미지. [사진: 페이스북]
호라이즌 워크룸 앱 이미지. [사진: 페이스북]
페이스북에 따르면 워크룸을 통해 사용자들은 VR 환경에서 미팅에 참여하거나 줌이나 구글밋과 유사하게 컴퓨터로 화상 통화를 걸 수 있다. 워크룸은 페이스북 VR 기기인 오큘러스 퀘스트2가 있어야 사용 가능하다. 그런만큼 워크룸은 대당 300달러 정도 하는 오큘러스 제품 판매에 도움이될 수 있다. 그동안 VR 하드웨어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크게 환영받지 못했다. 기술적인 한계에다 비용 및 편의성 문제 등이 걸림돌이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최근 보도에 따르면 이와 관련해 저커버그 CEO는 "VR과 증강현실(AR) 기기에 대한 투자는 메타버스가 진화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메타버스 발전 과정은) 프로토콜과 기기, 칩, 소프트웨어에 대한 투자를 요구하는 몇년간의 행진이다"고 말했다.
지난 3월 상장한 메타버스 플랫폼 로블록스도 투자를 계속하고 있다. 로블록스는 사용자 기반 확대에 힘입어 2분기 매출이 작년보다 두배 이상 늘어난 4억5410만달러를 기록했지만 적자폭도 커졌다. 연구개발, 자체 기술 인프라 투자, 개발자들에게 지급하는 비용 증가 등이 맞물린데 따른 결과였다.
로블륵스는 자사 메타버스 플랫폼을 수천명이 동시에 콘서트에 참여하고 학교 수업을 듣거나 회사 회의를 할 수 있는 몰입적인 가상 허브로 포지셔닝하고 있다. 콘텐츠 관리를 포함해 이같은 경험을 지원하기 위해 기술과 인력 투자를 공격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다. 로블록스는 최근 사용자들이 비디오 게임 커뮤니티들에 걸쳐 채팅할 수 있는 플랫폼인 길디드(Guilded)도 인수했다.
비디오 게임 포트나이트, 게임 개발 엔진 언리얼로 유명한 에픽게임즈도 지난 4월 10억달러 규모 투자를 유치하면서 메타버스 전략에 대한 투자를 강조했다. 벤처 투자 업계에서도 메타버스에 대한 지원 사격 움직임이 꿈틀 거리고 있다. 6월 벤처 투자자인 매튜 볼은 엔비디아, 로블록스 같은 기업들을 포함해 메타버스 기업들에 투자할 수 있는 ETF(exchange traded fund)도 선보였다.
기반 기술 플랫폼 열기도 고조
메타버스를 구현하는 기반 기술 플랫폼을 향한 관련 업계 행보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엔비디아는 마이크로소프트는 물론 에픽게임즈도 메타버스 기술 플랫폼과 관련한 행보를 본격화했다.
엔비디아의 경우 최근 행사에서 엔지니어들이 3D 이미지를 개발하는데 사용하는 시뮬레이션 및 협업 플랫폼인 옴니버스를 엔지니어들을 넘어서도 확대하겠다는 청사진을 강조했다.
벤처비트에 따르면 리차드 케리스 엔비디아 옴니버스 개발 플랫폼 담당 부사장은 "지금 모든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유행어는 메타버스다. 현실에서 메타버스는 있었지만 잘 연결되지 않았다. 메타버스에는 앞으로 좀점더 많은 콘텐츠들이 있을 것이다. 거래소, 시장 경제 등이 있을 것이다. 옴니버스는 이들 세계에서 연결자가 되기 위해 디자인됐다"고 말했다.
엔비디아에 따르면 옴니버스는 지난해 12월 오픈베타 버전이 공개된 이후 5만명 이상 개인 창작자들에 의해 다운로드됐다. 사우스파크, 록히드마틴을 포함해 500개 이상 기업들이 옴니버스 플랫폼을 검토하고 있다.
에픽게임즈도 지난 2월 디지털 휴먼 제작을 지원하는 클라우드 스트리밍 애플리케이션 ‘메타휴먼 크리에이터’를 선보였다. 회사측에 따르면 메타휴먼 크리에이터는 게임 개발자와 3D 콘텐츠 크리에이터가 디지털 휴먼을 제작하는데 걸리는 시간을 수주, 또는 수개월에서 1시간 미만으로 줄여준다.
알렉스 키프만(Alex Kipman) 마이크로소프트 AI 및 혼합현실 기술 펠로우가 ‘마이크로소프트 메시(Microsoft Mesh)’를 시연하고 있다.
알렉스 키프만(Alex Kipman) 마이크로소프트 AI 및 혼합현실 기술 펠로우가 ‘마이크로소프트 메시(Microsoft Mesh)’를 시연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행보도 점점 구체화되고 있다.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는 최근 실적 발표 후 가진 컨퍼런스콜에서 '엔터프라이즈 메타버스'를 개발하고 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가 B2B를 겨냥한 메타버스 플랫폼을 다듬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3월 마이크로소프트는 개발자들이 AR과 VR 기능을 자신들이 만드는 앱에 추가할 수 있도록 해주는 클라우드 플랫폼인 '메시'(Mesh)도 발표했다. 메시를 통해 개발자들은 아바타 동기화(avatar synchronization), 공간적인 오디오(spatial audio), 공유 홀로그램(shared holograms), 가상 공간을 앱들에도 추가할 수 있다.
메시는 마이크로소프트 플랫폼만 지원하지 않는다. 개발자들은 메시를 활용해 페이스북 오큘러스 퀘스트, 데스크톱PC용 앱을 개발할 수 있다. 메시와 관련해 마이크로소프트는 B2B와 B2C 앱을 모두 바라보고 있지만 강점이 있는 엔터프라이즈 시장에서 먼저 거점을 확보하려 할 것으로 보인다. 사티아 나델라 CEO가 엔터프라이즈 메타버스를 언급한 것도 이와 관련 있을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메시 테스트 사례 확보 일환으로 자체 개발한 홀로렌즈 기반 협업앱 마이크로소프트 메시 모니커(Microsoft Mesh moniker)도 공개했다. 메시 모니커는 다수 팀들이 디자인 리뷰를 위해 AR환경에서 미팅을 가질 수 있도록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