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통· 물류창고등

부동산 PF부실, 물류창고서 터졌다 고금리에 공사 중단·대출 연체 속출 새 물류창고 55곳 중 15곳 차질

Bonjour Kwon 2022. 12. 9. 06:08


"부자 될 줄 알았는데"...창고에 돈 넣은 투자자들 부둥켜안고 오열했다

2022-09-22     서성미

출처 : 연합뉴스

온라인 쇼핑몰의 성장으로 택배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물류센터 거래 규모도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물류센터 공급 포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를 뒤로하고 개인 투자자가 대형 물류센터에 투자할 수 있는 부동산 조각 투자 상품가 성행했습니다.



최근 고금리·부자재값상승으로 인한 건축비 상승으로 인해 부동산 PF 부실 대출금만 수조원 대로 밝혀지며 공사 중단·대출 연체가 속출하며 개인투자자들의 손해뿐 아니라 금융권까지 연쇄 타격 우려가 있어 물류창고 투자가 재조명 되고 있습니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 ‘물류 로또’ 등으로 불리며 투자 열풍을 일으켰던 물류센터 개발 사업에 ‘경고등’이 켜졌습니다.

신축 공사가 줄줄이 중단되고, 대출금을 못 갚아 파산 위기에 내몰린 사업장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고금리와 과잉 투자가 겹친 영향입니다. 물류센터 담보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금만 수조원에 달해 사업 부실의 불똥이 은행·증권은 물론 저축은행, 캐피털 등 금융권 전체로 번질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출처 : 젠스타메이트 제공
출처 : 젠스타메이트 제공
22년 6월 8일 상업용 부동산서비스업체 젠스타메이트에 따르면 작년 수도권 지역 물류센터 거래 규모는 전년 대비 37.1% 증가한 5조3000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1년 이후 최대 규모입니다.

거래 규모가 늘어난 것은 물류산업의 주된 수요인 택배 시장 성장 덕분입니다. 한국통합물류협회에 따르면 2019년 27억8900만 상자 수준이던 국내 택배 물동량은 코로나19 사태 이후인 2020년 33억7300만 상자, 작년 36억2900만 상자로 급증했습니다. 그동안 물류센터 공급량이 적지 않았음에도 수요에 미치지 못한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출처 : 연합뉴스
출처 : 연합뉴스
반면 9월 20일 글로벌 부동산 서비스기업 JLL코리아에 따르면 연내 완공 예정이던 연면적 3만3000㎡(1만 평) 이상의 신규 물류센터 55곳 가운데 15개 사업장(27.2%)에서 공사가 지연되는 등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15개 사업장의 연면적만 142만1487㎡(43만 평)에 달합니다. 업계는 일반적으로 물류센터가 부동산 PF 등으로 3.3㎡당 350만~450만원 정도를 빌린 점을 고려하면 최소 1조9000억원 이상이 부실 대출로 전환될 위기에 처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3만3000㎡ 이하 물류센터에서도 공사가 멈춘 곳이 20여 곳이나 되고, 대출금 역시 수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물류센터 개발은 10%의 토지계약금만 있어도 착수가 가능해 ‘100배 사업’으로 각광받았습니다.

물류센터 개발 부실화 이유


블랙홀처럼 투자금을 빨아들이던 물류센터 개발 사업이 급속히 부실화한 이유는 두 가집니다.

원인 1. 원자재값 상승으로 건축비 작년 대비 40% 상승

완공을 위해선 추가 대출이 필요하지만 금융회사들이 앞다퉈 지갑을 닫아버렸습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금리 인상으로 사업성이 크게 떨어져 추가 대출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대출금을 갚지 못하는 사업장이 여럿 나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출처 : 연합뉴스
출처 : 연합뉴스
4월 6일 한국부동산개발협회와 건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철근과 콘크리트 가격이 급상승하면서 상온 물류센터를 짓는 데 필요한 3.3㎡(평)당 공사비는 410만 원까지 치솟았다. 동일한 조건으로 2020년 상반기 평당 공사비가 210만~220만 원 선이었던 것에 비해 2배 가까이 뛴 것이다.

온도 유지 설비가 필요한 저온 물류센터 역시 같은 기간 320만~350만 원에서 470만~520만 원 수준으로 약 50% 늘었다.

원인 2. 완공 후 입차인을 구하지 못헤 '텅텅'


물류센터는 보통 완공 후 80% 정도 임차인을 채운 뒤 이를 통째로 매각해 투자금을 회수합니다. 그러나 물류센터 공급이 단기간 급증하면서 수요가 따라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짓는 대로 사들일 듯했던 ‘큰손’ 쿠팡, 마켓컬리가 최근 확장을 자제하고 있는 것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한 시행사 대표는 “한 달 5억원에 달하는 이자를 낼 여력이 더 이상 없다”며 “파산한 뒤 공매 방식으로 남은 대출금을 갚을지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물류센터 사업 '빨간불'

최대 호황을 누렸던 물류센터 사업에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건축비를 구하지 못해 공사를 중단하거나 완공 후에도 공실률이 높아 매각을 못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물류센터를 담보로 사업장마다 수백억~수천억원을 빌려 놓은 상태여서 사업 부실 문제가 금융권 전체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출처 : 연합뉴스
출처 : 연합뉴스
물류센터 사업은 지난해까지만 해주셔도 아는 사람만 아는 ‘로또’ 사업이었습니다. 사업 구조가 ‘일확천금’을 연상케 합니다. 우선 10억~20억원의 자본금으로 법인을 세운 뒤 물류센터를 지을 수 있는 토지를 물색합니다.

이후 토지 매매 가격의 10% 정도인 계약금을 나눠 낼 수 있는 투자자를 모집합니다. 토지 계약이 이뤄지면 사업은 일사천리로 흘러갑니다. 토지를 담보로 금융권에서 대출을 받고, 동시에 물류센터 인허가 작업을 진행합니다.

물류센터 공사가 시작되면 본격적인 투자금이 들어옵니다. 증권사와 은행, 보험사 등에서 조달하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 주된 자금원입니다. 부동산 PF란 사업성과 장래의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금융회사가 대출해주는 금융 기법을 말합니다. 증권사 PF 담당자는 “얼마 전까지만 해주셔도 완공 전에 임차인을 다 구할 수 있을 정도로 수요가 많았다”며 “이후 매각이 이뤄지면 시행사는 투자금의 열 배 이상을 손에 쥘 수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상황이 급변했습니다. 수도권 B 사업장이 대표적 사례입니다. 이 사업장 대표는 자본금 15억원으로 물류센터 사업에 뛰어들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토지 잔금과 공사비, 금융비 등의 명목으로 1200억원의 부동산 PF 대출을 받았습니다.

완공 후 임대가 잘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현재 공실률은 80%에 달합니다. 이곳 대표는 “공실률이 20% 이하로 떨어지지 않으면 매각 자체가 어렵다”며 “월 이자만 5억원에 달해 투자금을 일부 떼이더라도 낮은 가격에 매각을 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대출 부실 정황은 벌써 나타나고 있습니다. 증권사의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은 1분기 4.7%로 2019년(1.3%) 대비 세 배 이상으로 높아졌습니다. 2분기와 3분기엔 이 비율이 더 증가했을 것이란 게 업계 분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