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2.15
(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5년간 247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SK그룹이 올해 들어 현금 확보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SK는 회사채 시장의 대표적인 빅이슈어지만, 금리 상승과 시장 환경 불안 등으로 금융시장 직접 조달에는 한계가 있다.
이에 전사적으로 잉여 현금을 활용해 가용 자원을 확보하는데도 기존 대비 집중하는 모습이다.
◇ 시장에만 의존할 수 없다…실탄 장전에 집중
15일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8109)에 따르면 SK그룹의 올해 3분기 기말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6조6천837억원으로 전분기보다 1조4천억원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동기보다는 3조6천억 넘게 늘어난 수준이다.
SK그룹 연결재무제표에는 SK이노베이션을 비롯해 SK온, SK텔레콤, SK스퀘어 등 총 556개사가 종속되어 있다.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1조8천988억원, 당기순이익은 7천83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줄었으나 환차익과 등 비경상이익을 늘리고 부채는 줄여 금융 비용을 절감한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SK는 3분기에만 이자 비용으로 4천546억원을 소모했으나 1조1천924억원의 부채를 줄임으로써 미래 불확실성에 대응하는 전략을 세웠다.
이에 상반기 162.12%였던 부채비율도 157.40%로 5%포인트(P) 감소하는 효과가 있었다.
대표 계열사인 SK하이닉스의 경우 올해들어 5조3천억원의 현금을 쌓으며 지난해 3분기 대비 60%가량 증액했다.
올해 3분기 누적 영업활동으로 발생한 현금은 16조7천633억원, 투자 지출이 14조5천756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현금은 1조7천억원가량 늘었지만, 투자는 1조1천140억원 줄였다.
SK스퀘어도 주요 계열사의 지분 매각 또는 유상증자를 검토하며 최대한 실탄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 반도체·친환경 사업 집중 투자…'글로벌 ESG 기업으로 도약'
SK는 이렇게 확보한 자금을 향후 5년간 배터리와 바이오, 반도체 등 핵심 성장 동력에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SK는 지난 5월 반도체와 소재에 오는 2026년까지 142조2천억원, 전기차 2차전지 등 녹색 사업에 67조4천억원, 디지털 사업에 24조9천억원, 바이오 등에 12조7천억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한 바 있다.
특히 녹색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SK이노베이션의 계열사 SK지오센트릭, SK온, SK에너지, SK어스온 등을 내세워 친환경 에너지 및 소재 기업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SK이노베이션 울산 공장에 오는 2027년까지 5조원을 투자해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 절반을 줄이고 2050년을 목표로 넷제로를 달성한다. SK케미칼도 그린·바이오 소재와 제약 바이오 중심으로 2025년까지 1조8천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는 최태원 SK회장의 비전이 다분히 반영된 청사진으로, 이번 인사에서도 이 같은 '파이낸셜 스토리'에 대한 의지가 나타난다.
이달 초 SK그룹은 지주사인 SK㈜의 이성형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사장으로 승진하고 SK C&C 대표 자리에 윤풍영 SK스퀘어 최고투자책임자(CIO)로 발령했다.
업계 관계자는 "SK는 최근 투자 유가증권을 비롯해 부동산에서 발생하는 수익이 재무적 버팀목이 되고 있다"며 "종속 법인들의 실적도 개선되고 있는 가운데 수출 비중이 높아 향후 핵심 영역 성장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kl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