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펀드 (국내)

시장에 딜이 없다"…얼어붙은 증권·운용사.국내 오피스·물류센터·데이터센터 고전 LP, 해외 부동산에는 지갑 닫아

Bonjour Kwon 2024. 3. 8. 16:03


[대체투자 현주소⑧] "시장에 딜이 없다"…얼어붙은 증권·운용사
기자명 서영태 기자  입력 2024.03.07

(서울=연합인포맥스) 서영태 기자 = "기관출자자(LP)가 지켜만 보는 상황이다"

저금리 시절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 발굴한 투자처를 연기금·공제회·보험사 등에 활발하게 제공해온 증권·운용업계는 거래가 메마른 상황이라고 입을 모았다.

원격근무와 고금리로 망가진 해외 오피스 시장은 물론 국내 오피스·물류센터·데이터센터 시장에서도 딜을 찾아보기 힘들다는 것이다.

일감을 잡기 힘든 증권·운용업계는 금리 인하와 글로벌 큰손의 귀환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 오피스 가격 이견 커…물류 공급과잉에 데이터는 부지 실종

ㆍ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북미·유럽과 달리 국내 오피스 시장은 견고한 모습이다.

ㆍ원격근무 도입률이 낮아 공실률도 낮기 때문이다. 임대차 계약을 갱신할 때 임대료가 높아지기도 한다.

ㆍ 일례로 동양생명의 경우 지난 10월 광화문 그랑서울 임대 계약을 연장하면서 30%를 더 내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ㆍ이렇듯 서울 오피스 시장은 견고하다.

매도자가 빌딩 가치를 높게 평가하는 배경이 되지만, 매수자는 고금리를 근거로 가치를 낮게 평가하고 있다.

매도·매수 호가 차이가 벌어지자 거래가 체결되지 않고 있다.

작년 10월 대신증권과 이지스자산운용의 대신파이낸스센터 매매가 불발된 것도 가격 차이를 좁히지 못했기 때문이다.

당시 이지스운용 측은 대신파이낸스센터 투자안을 심의에도 올리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A 대체투자운용사 전무는 "치열한 눈치싸움이 벌어지는 중"이라며 ●"매수·매도 호가 차이가 크다"고 말했다.

■국내 물류센터 시장의 경우 공급 과잉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ㆍ창고가 넘치다 보니 임차인을 확보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ㆍ 글로벌 부동산 자문사 존스랑라살(JLL)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수도권 A급 물류센터 ●공실률은 13.1%로, 전년 동기 대비 10%포인트 급증했다.

ㆍ공실 확대로 물류센터 투자 손실 가능성이 커지자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는 선매입 약정 이행을 차일피일 미루는 등 잡음을 내고 있다.

ㆍ 마스턴투자운용과 IBK투자증권·현대차증권·하나증권 등이 참여한 인천 중구 항동 저온물류센터 사업이 대표적인 사례다.

ㅡ인공지능(AI) 시대, 데이터센터가 신규 투자처로 부상하지만, 현실적인 걸림돌이 적지 않다.

ㆍ 특히 데이터센터를 지을 만한 부지가 상당수 소진됐다.

ㆍ 데이터센터는 막대한 전력을 소비하기에 수전(受電)이 중요하다. 데이터센터 개발 붐 속에서 전력 공급이 확보된 부지가 거의 없어졌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C 증권사 대체투자 담당자는 "통신사 등 사용자 확보도 중요하지만 ●수전 확보가 제일 중요한 이슈"라며 "딜 검토는 진행 중이지만 수전 확보 없이 섣불리 뛰어들기란 어렵다"라고 말했다.

◇ 해외 상업용 부동산에는 닫힌 지갑

국내 금융업계에 큰 타격을 준 해외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경우 LP가 더이상 지갑을 열지 않고 있다.

한 연기금 CIO는 "자체적으로도 익스포저를 관리해야 하지만 포트폴리오를 모니터링하는 금융당국도 해외 대체투자 확대를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B 대체투자 운용사 대표는 "과거 같으면 3천억~4천억 원이 거뜬히 모일 딜들이 고전하고 있다"며 "부동산·인프라 쪽은 지분투자뿐만 아니라 대출도 기피하는 경향이다"라고 토로했다. 그는 "LP가 신중해지면서 운용사도 덩달아 위축되고 있다"고 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증권·운용업계는 해외 상업용 부동산 신규 투자보다 사후관리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하나증권은 IB그룹장 직속으로 투자처를 사후 관리할 IB솔루션본부를 신설했다.

그간 투자했던 자산을 면밀하게 평가하고 옥석을 가린다는 방침이다.

D 증권사 CFO는 "회사 입장에선 앞으로 계속해서 들고 갈 자산과 그렇지 않은 자산을 분류해야 한다"며 "사후관리에 집중해야 할 시기"라고 업계 분위기를 전했다.

ㅡ■다만 해외 상업용 부동산 중 물류센터는 양호한 투자처로 평가받고 있다.

ㆍ 북미의 물류센터 상당수가 노후화된 데다 현대식 물류센터 수요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ㆍ 유럽의 경우 역시 리쇼어링으로 물류센터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ㆍ 유명 기업 창업자의 패밀리오피스 등이 물류센터를 적극 인수하거나 인수를 검토하는 배경이다.

□거래 가뭄 속 증권·운용업계는 금리가 내려가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ㆍ 미래 현금흐름의 할인율인 금리가 내려가면 앞으로 받을 임대료의 현재가치가 올라 부동산 값도 상승하기 때문이다. 부동산에 투자하면서 받은 대출에 대한 이자 부담도 덩달아 경감된다.

이들은 글로벌 펀드가 한국 시장을 적극적으로 찾기도 바라고 있다.

ㆍ 글로벌 기관의 아시아 펀드는 정치·경제적 불확실성 등으로 중국 시장에 들어가지 못하면서 일본과 한국 등에 주목하고 있다.

A 대체투자운용사 전무는
●"글로벌 펀드가 아시아 펀드를 통해 국내에 투자해오던 ●글로벌 펀드가 최근에는 투자 속도를 늦춘 느낌"이라며 "언제 재개할지가 궁금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ytse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