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투자 현주소①] "글로벌 3京 시장 더 커진다"
- 기자명 정지서 기자
- 입력 2024.02.26 08:33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부동산이 전부는 아닙니다. 자산가치 하락에 대한 경고등이 켜졌지만, 이는 일부 실물자산에 국한된 이야깁니다. 한쪽 시장이 불안할수록 대체투자 시장은 커질 수밖에 없어요. 대체를 위한 대체는 항상 필요합니다"
한 연기금 최고책임투자자(CIO)는 최근 대체투자 시장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미국 등 국내외 부동산 시장의 등락을 둘러싼 대체투자 시장을 향해 경고등이 커졌지만, 그렇다고 대체투자 시장 자체를 등한시하면 오히려 중장기적 관점에서 자산 운용 포트폴리오가 더 망가질 수 있다는 게 현직 CIO의 얘기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대체투자 자산 규모는 지난 2022년 말 기준 약 20조 달러로 추산된다. 우리나라 돈으로 약 2경 7천조에 달하는 규모다.
대체투자 자산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직후 7조 달러도 채 되지 않았다. 하지만 유럽 금융위기를 지나 다양한 자산의 포트폴리오에 대한 수요가 커지면서 매년 꾸준히 성장했다. 현재 자산운용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 정도다.
그는 "매크로 환경에 따라 전체 대체투자 규모는 꾸준히 늘고 있다"며 "부동산과 인프라는 물론 사모주식, 사모 대출 등 다양한 시장에서 새로운 투자가 느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금융당국도 정조준하고 있는 국내외 부동산 대체투자의 경우 과거 장기화한 고금리 탓에 시장 전반이 부진했다. 특히 오피스 섹터는 오랜 팬데믹 사태가 초래한 재택근무 등의 영향으로 타격이 컸다.
하지만 전통적인 대체투자의 대안으로 부상한 사모 대출 시장은 성장이 뚜렷했다. 신재생 에너지나 디지털 관련 인프라 투자도 수요가 급증했다.
또 다른 연기금 CIO는 "채권자 우위 시장이 지속하다 보니 은행 대출을 대신하는 사모 대출, 메자닌 대출 등은 꾸준히 수익률이 나오는 상황"이라며 "금리 탓에 인플레이션 헤지 전략을 추구하는 대체투자 시장은 여전히 성장 중"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향후 글로벌 대체투자 시장을 내다보는 전망은 여전히 밝다.
보스턴컨설팅그룹에 따르면 2022년 말 기준 20조 달러로 추산된 대체투자 운용자산(AUM)은 오는 2027년 이후 최대 29조 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됐다.
주식과 채권 같은 전통 자산이 시가로 평가되는 것과 달리 대체투자 자산의 가치는 신속한 시가 평가가 어렵지만, 그런데도 전체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우상향 곡선을 그리리란 게 이들의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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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연기금은 물론 보험사, 자산운용사, 증권사와 같이 기관투자자들은 LP(유동성공급자)로서 포트폴리오 다각화 차원에서 대체투자 시장의 중요성을 크게 느낀다는 게 중론이다.
과거 대체투자 시장이 기관투자자들의 전유물로 여겨졌지만, 최근에는 고액 자산가들을 중심으로 개인 투자자들의 시장 참여가 커지고 있는 것도 달라진 변화다.
한 보험사 CIO는 "대체투자에 대한 인식이 해외 시장에서는 많이 달라졌다. 특히 인플레이션에 대한 헤지 차원에서는 다양한 자산에 대한 투자가 필요할 수밖에 없다"며 "당국에서는 부동산, 항공기 등 대체투자에 대한 경계감이 크지만, 현실적으로 지금은 포트폴리오를 늘려 대체투자를 강화해야 할 시기다. 현물 지급채권이나 물류 등 산업 섹터, 신재생 에너지, 데이터나 광통신 등은 여전히 전망이 밝은 곳"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국내외 LP들은 수시로 머리를 맞대고 자산군별 투자전략을 논의하고 있다.
내달 5일부터 서울과 도쿄에서 열리는 '2024 AIF APAC 투자자 연례 미팅'은 주요 LP들의 네트워크 산실이자 중요한 싱크탱크 역할을 수년간 해왔다. AIF는 지난 2005년 설립된 전미대체투자협의회다.
이번 회동에서도 다수의 LP들은 사모주식, 사모크레딧, 부동산, 인프라 등의 자산군별 투자전략을 통해 글로벌 포트폴리오 전략에 대한 앞으로의 방향성을 진단할 예정이다.
정삼영 AIF APAC 총괄고문은 "시장의 다양한 LP, 기관투자자들의 활동이 어느 때보다도 중요해졌으며, 이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수준 높은 지식과 정보를 교류하고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며 "올해 한국과 일본, 양국에서 개최되는 토론의 장에서 깊이 있는 글로벌 자산 포트폴리오 전략이 논의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jsje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