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대우건설 신문로 사옥을 보유한 '제이알1호 기업구조조정 부동산투자회사(제이알1호)'의 투자자들은 대박을 터뜨렸다. 임대수익과 더불어 건물을 팔아 얻은 468억 원의 매각차익까지 더해 리츠 투자자들의 4년 간 연평균 배당수익률은 10%를 훌쩍 뛰어넘었다. 하지만 이같은 결과는 기관투자가들에게만 해당하는 것이었다. 제이알1호는 증시에 상장 되어있지 않은 터라 개인이 투자하기에는 적합치 않다.
국내 리츠시장에 개인투자자들이 발을 붙이지 못하고 있는게 현실이다. 지난해 말 기준 개인의 투자가 가능한 상장된 리츠는 전체의 80여개의 리츠 가운데 8개에 불과하다. 나머지 비상장 리츠 투자자의 대부분은 연기금, 보험사를 비롯한 기관투자가들로 채워져 있는 실정이다.
이는 리츠의 도입 취지와도 상당히 동떨어져 있다. 리츠는 일반 국민이 적은 자금으로 부동산에 투자해 수익을 향유할 수 있는 투자구조를 만든다는 취지로 지난 2001년 도입됐다. 리츠가 도입된지 13년이 넘었지만 개인에게 수천억 원에 달하는 빌딩 투자는 아직 그림의 떡일 뿐이다.
이 가운데 지난해 취임한 김관용 리츠협회 회장은 향후 리츠의 개인 투자시대를 열겠다는 포부를 내세우면서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그는 대우건설 신문로 사옥의 대박을 이끌어 낸 제이알투자운용의 대표도 역임하고 있다.
김 회장은 올해 초 리츠 활성화를 위한 규제완화에 적극 나서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동안 리츠업계에서는 대체제인 부동산펀드에 비해 다소 과도한 규제에 대한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위원회에 등록만 하면 설립할 수 있는 부동산펀드와 달리 국토교통부로부터 최소 1~2개 월 간의 인가과정을 거쳐야 하는 현행법 탓에 투자자들이 부동산 펀드를 선호하는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등록만 하면 리츠 설립이 가능해지도록 규정이 바뀌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주무부처인 국토부와 협의를 비롯해 국회의원 설명회 등도 계획 중이다. 더불어 올해 증시에 상장하는 리츠의 수도 늘릴 계획이다. 개인투자자들에게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리츠는 평균 7% 수익을 배당하고 있다. 채권에 비해 상당히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새로운 투자처로 유망하다.
물론 김 회장의 이같은 행보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없지 않다. 리츠의 본래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규제완화가 필요하다는 점은 공감하지만 그동안 인가제 등의 규제를 통해 상대적으로 투자 안정성이 높았던 장점은 줄어드는 셈이다. 사실 상장된 리츠가 극소수에 그친 것은 지난 2011년 다산리츠의 배임 횡령 사건 이후 투자자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후속 조치로 규제를 강화했기 때문이다.
리츠 상장의 활성화가 개인에게 상대적으로 고수익이 기대되는 새로운 투자처를 제공해 준다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다. 다만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규제 완화가 오히려 제2의 다산리츠 사태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리츠업계에 부는 바람이 개인투자 활성화의 전기를 마련할지 그 중심에 서있는 김관영 회장에게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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