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03월 28일 08:00 더벨
가장 좋은 부동산 투자처는 어디일까. 제프 노타로가 운용하는 흑해 애그리컬쳐 펀드(Black Sea Agriculture Fund)는 불가리아 북동부, 흑해 연안의 농지에 투자하고 있다. 운용자산 150만 달러 펀드는 일류 농지를 매입해 다시 현지 농부들에게 임대하는 방법으로 농지 가격의 상승과 임대수익을 노린다. 노타로는 유망한 시장에 제대로 올라탄 셈이다.
CNBC에 따르면 2004년 이후 불가리아 농지 가격은 연평균 19% 상승했다. 현재 에어커(약 4050평방미터)당 평균 가격은 1850달러다. 매우 비옥한데다 항구를 접하고 있는 흑해 연안의 땅값은 더 비싸다. 흑해 연안 밀 경작지의 경우 에이커당 가격이 4300달러에 달한다.
농지 가격의 급등은 전세계적인 곡물 원자재 붐이 주도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곡물 가격은 2003년 이래 100% 이상 상승했다. "세계 농업의 미래에 대해 매우 낙관적"이라고 말하는 대표적인 원자재 투자자 짐 로저스 역시 호주와 브라질, 북미의 농지에 투자한다. 세계가 더 많은 식량을 필요로 하는 한 농지는 매력적인 투자 대상이 될 수 밖에 없다는 의견이다.
세계 인구는 현재 70억 명에서 2050년에는 90억 명 이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FAO는 인당 경작 가능한 토지의 규모가 향후 수십년간 지속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현재 1인당 0.218 헥타르(2180평방미터)에서 2050년에는 1인당 0.181헥타르(1810평방미터)밖에 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
수요의 측면에서는 신흥시장의 인구 증가와 식량 소비 확대가 결정적인 요인이다. 신흥시장의 소득 수준이 높아질수록 육류 소비가 증가하게 된다. 가축은 막대한 양의 곡물을 섭취한다. 이는 곡물 수확량 및 경작지 확대의 필요성을 낳는다. 바이오연료의 수요 증가는 또 다른 측면이다. 미국에서 에탄올연료는 전체 옥수수 소비의 23%를 차지한다.
세계 최대 옥수수 생산국인 미국의 옥수수 가격은 2005년 부셸당 2달러에서 2012년 6달러를 넘으며 세 배로 뛰었다. 가격의 폭등은 에탄올 수요 증가와 함께 홍수와 가뭄 등 기후적인 영향, 연료와 비료 등 투입요소 가격의 상승, 육류 소비의 증가, 원자재 시장의 상승 추세가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결과적으로 곡물 가격 상승은 미국 중서부 농지의 가치를 지난 10년간 128% 끌어올렸다.
공급 측면에서 보자면, 곡물 수확량은 중국과 인도 등 개발도상국에서 1960년대에 시작된 녹색혁명으로 지난 수십 년간 극적인 개선을 보인 이후 점차 수평을 유지하고 있다. 오늘날 전세계 밀 경작지의 40%가 수확량이 수평을 유지하거나 오히려 감소하는 추세다. 중국에서는 짙은 스모그가 자연채광을 가려 식물의 광합성을 막을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경작지를 늘림으로써 생산량을 늘릴 수 있겠지만 대부분의 농지가 아프리카나 브라질에 집중돼 있고 수지를 맞추기 위해서는 막대한 투자가 요구된다.
농지는 이러한 추세에 부합하는 투자다. 흑해 애그리컬처 펀드는 향후 2년간 운용자산의 규모를 현재 150만 달러에서 1000만 달러로 키울 생각이다. 펀드가 집중 투자하는 불가리아는 유럽연합(EU)의 일원으로서 안정적인 경제와 정치 시스템을 영위하고 있고 리스크 회피 투자자들에게 안전망을 제공한다. 호주와 칠레, 뉴질랜드, 우루과이 등 정치적으로 안정되고 토지 가격이 합리적인 나라들도 매력적인 시장이다.
그러나 이러한 투자 조건이 모든 신흥시장에도 똑같이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지역에는 사회적 책임투자가 개입하기도 한다. 조지 소로스의 열린사회기금의 계열사인 소로스 경제개발펀드(SEDF)는 운용자산 3억 5000만 달러 비영리펀드로서 남아시아와 아프리카 일대에 투자하고 있다. SEDF의 비영리적인 구조와 사회적 책임 강령은 대부분의 투자자들과 달리 더 높은 위험을 감당할 수 있게 한다. 장기적인 투자 시계를 가지고 더 낮은 수익률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농지 투자는 기관투자자들에 의해 지배돼 왔다. 투자 자본이 막대하고 멀리 떨어진 시장에서 매우 비유동적인 자산에 투자할 전문성을 구축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개인투자자들에게 남겨진 선택지는 변동성이 큰 원자재 시장과 농기계 및 비료 제조업체, 식품 가공업체, 농업에 초점을 맞춘 다양한 ETF 등이다. 마켓 벡터스 애그리비즈니스 ETF(MOO)와 파워쉐어즈 DB 애그리컬처펀드(DBA)가 여기에 속한다. 그러나 공모시장은 위험대비 수익률 관점에서 농지 직접 투자와는 다른 성격을 갖는다. 농지 가격은 올라도 주식은 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2008년과 2009년 DAX글로벌 애그리비즈니스인덱스는 60% 하락했다. 같은 기간 미국의 농지 가격은 상승했다.
마켓 벡터스 애그리비즈니스 ETF(MOO) / 야후파이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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