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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떠나는 글로벌 기업…'캥거루 경제' 빨간불.환율 부담·인건비 상승.중국경기둔화?원자재 수출타격.실업률 6%로상승.

Bonjour Kwon 2014. 4. 4. 09:21

2014-04-04 A13면

필립모리스·BP 공장 폐쇄…GM·도요타 車 생산 중단

중국 경기 둔화 여파로 원자재 수출 타격…실업률 11년 만에 최고

 

 

호주 경제에 ‘경고등’이 켜졌다. 20년 넘게 4%를 웃돌던 호주의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2.4%에 그쳤다. 올해도 여전히 2%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호주달러 강세로 환율 부담이 커지고 인건비 등 생산 비용이 증가하면서 글로벌 기업들은 하나둘 호주를 떠나고 있다. 중국경제가 흔들리면서 국내총생산(GDP)의 9%(2013년 기준)를 차지하는 광산업도 타격을 받고 있다.

 

○떠나는 다국적 제조업체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다국적 석유기업 BP와 말보로로 유명한 담배회사 필립모리스가 호주를 떠나기로 결정했다고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BP는 내년 퀸즐랜드주 브리즈번공항 근처에 있는 정제공장을 폐쇄할 계획이다. BP 관계자는 “싱가포르, 인도 등에 정제공장이 속속 생기면서 경쟁력이 떨어졌다”며 “다른 지역에서 정제유를 사오는 것이 수지 타산에 맞는다”고 설명했다.

 

필립모리스도 60년 넘게 운영해온 멜버른 공장을 올해 안에 닫는다. 최근 호주 정부가 담배 생산과 수출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면서 공장가동률이 50%에 그칠 정도로 비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어서다. 미국 항공기 제조업체인 보잉도 빅토리아주 포트멜버른 생산공장에서 근무하는 직원 중 300명을 감원할 계획이다.

 

지난 160여년간 호주 제조업의 주축이었던 자동차산업도 쇠퇴의 길로 접어들었다.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 도요타 등이 작년부터 호주 자동차공장에서의 생산 중단을 선언했다. 호주달러 강세로 인한 환율 부담, 인건비 등 생산비용 증가, 현지 시장에서의 경쟁 과열 등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호주 통계청에 따르면 2013년 기준으로 호주의 최저임금은 시간당 15.96호주달러(약 1만5478원)로 한국(4860원)의 3배가 넘는다. 존 필리모어 존커틴 정책연구소 연구원은 “호주 제조업이 커다란 도전에 직면했다”며 “신흥국 노동자들의 숙련도가 높아지면서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호주 제조업의 경쟁력이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기업들이 줄줄이 철수하고 감원에 나서면서 고용 상황도 좋지 않다. 호주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 1, 2월 실업률은 각각 6%로, 2003년 7월 이후 11년 만에 최고치까지 치솟았다.

 

○중국 덕분에 누리던 호황도 끝

 

 

중국의 경기 둔화도 호주 경제에 부정적이다. 중국의 지난 1, 2월 광공업 생산 평균치는 전년 동기에 비해 8.6% 증가했다. 2009년 8월 이후 4년6개월 만에 최저치였다. 호주는 자동차, 철도, 건설 등에 사용되는 철광석부터 발전소용 석탄, 금까지 대부분의 원자재를 중국으로 수출해왔다. FT는 “호주가 20년 넘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중국 덕분이었다”며 “호주는 신흥국은 아니지만 중국으로의 원자재 수출 등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커 중국 성장률이 1% 떨어질 때마다 신흥국 성장률이0.7%하락하는것과 마찬가지로 큰영향을 받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