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家業승계 포기 "팔아만 달라" 中企매물 年3000건 쏟아진다 70년대 창업세대 퇴진…2세 "제조업하기 싫다" 상반기 M&A 2조4천억

Bonjour Kwon 2014. 7. 9. 08:18

 

 

2014.07.08

 

중견 가구업체 A사 창업주 L씨(61)는 최근 회사를 팔려고 비밀리에 인수자를 찾아 나섰다. 지난해 뜻하지 않게 품질 이슈가 불거진 데다 경기까지 얼어붙으면서 매출에 큰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상속세 부담으로 가업 승계가 수월하지 않자 L씨는 국내 한 사모투자펀드(PEF)를 찾아 인수를 타진했다.

 

국내 인수ㆍ합병(M&A) 시장에서 중소ㆍ중견기업 매물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경기 위축에 상속세 부담 등으로 가업 승계가 임박한 중소ㆍ중견기업이 연간 3000건 이상 매물로 나오는 것으로 추산된다.

 

8일 매일경제 레이더M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올 상반기에 매각 가격이 50억~1000억원인 국내 중견ㆍ중소기업의 경영권 매각은 67건, 2조4707억원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1조2744억원(46건)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며 지난해 전체(2조7704억원)에 육박하는 규모다.

 

이창헌 한국M&A투자협회장은 "10억~1000억원대 중소ㆍ중견기업 매물이 연간 3000~5000건가량 쏟아지지만 실제 M&A 성사율은 3~4%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이 회장은 "1970~1980년대 고도성장기에 제조기업을 세운 창업주들의 은퇴 시기를 맞아 사업체 매각이 늘어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창업 1세대는 상속세 부담과 함께 2세들이 `기름밥은 먹기 싫다`는 풍조로 인해 자동차부품ㆍ의류 등 제조업 관련 가업 승계를 꺼리는 현상까지 맞물린 탓에 기업 매각을 결심하고 있다.

 

정부가 중소ㆍ중견기업 가업 승계를 촉진하기 위해 세제상 지원을 강화하고 나섰지만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현재 가업 승계를 돕는 제도로는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기업에 대해 주식 상속세를 면제해주는 `가업상속공제제도`가 유일하다. 2007년 1억원에 불과하던 가업상속공제 한도는 지난해 500억원까지 늘었다.

 

상속하는 주식의 가치가 500억원을 넘지 않는다면 상속세를 한 푼도 내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하지만 가업상속공제를 적용받기 위해서는 상속 이후 근로자 수를 유지하고 업종 전환을 못하는 등 사후 요건을 충족해야 하는데 이 부분을 지키는 게 쉽지 않다. 사전 증여에 대한 혜택이 부족한 점도 가업 승계를 가로막는 걸림돌이다. 가업 승계 기업에 대한 증여세 과세특례 제도가 있지만 공제 한도가 30억원으로 가업상속공제의 10분의 1에도 못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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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실업·네파…`알짜` 줄줄이 PEF품으로

 

2014.07.08 17:12:44 입력, 최종수정 2014.07.08 17:15:52

 

가업승계 포기 中企매물 한해 3000건

자동차부품·의류업종에 매물 집중

회계 취약·가치 불확실성은 걸림돌

 

사모투자펀드(PEF) 업계는 최근 가업승계 기업을 비롯한 중소ㆍ중견기업 인수ㆍ합병(M&A)에 잔뜩 눈독을 들이고 있다. 국내 PEF 업계가 급속도로 팽창하면서 기업 인수 경쟁이 치열해져 제대로 수익을 올리기 어려워진 데다 잘만 고르면 알짜 매물을 거둬들일 가능성도 높아서다.

 

경기 침체로 경영이 어려워진 중소ㆍ중견기업이 많아진 데다 가업승계 시점이 다가오면서 상속세 등 비용 부담, 창업 2세들의 제조업 기피 현상까지 맞물리면서 매물도 늘어나 사모펀드 투자 보폭은 한층 넓어지고 있다.

 

8일 한 외국계 PEF 업계 관계자는 "공개 매물로 나온 대형 기업 인수시장은 경쟁이 치열해 가격 메리트가 없는 `레드오션`이 돼 버렸다"며 "은밀히 M&A가 진행되는 중견ㆍ중소기업이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가업승계 이슈로 인해 매물로 나온 중소기업 인수가 `틈새시장`으로 부각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PEF의 가업승계 기업 인수 사례는 최근 심심찮게 등장하고 있다. 영실업, 네파 등의 기업이 이미 PEF에 인수됐고 최근 가업승계 이슈로 매물로 등장했던 농우바이오도 IMM을 비롯한 PEF가 적극적으로 인수 시도에 나선 바 있다. 이 밖에도 PEF가 인수한 중견ㆍ중소기업 중 상당수가 집안 사정의 외부 노출을 꺼려 알려지지 않았을 뿐 가업승계 이슈로 인해 매각됐다는 것이 업계의 전언이다. 이러한 PEF의 중견ㆍ중소기업 인수는 `금융자본`에 대한 세간의 부정적인 인식에도 성공적인 모습이다. 영실업은 2012년 창업주 김상희 대표의 은퇴로 홍콩 사모펀드에 매각된 이후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40.4% 늘어난 761억원을 기록하며 완구업계 2위 자리에 등극했다. 

 

지난해 초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에 매각된 네파 역시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 대비 26% 늘어난 4704억원을 기록하며 향상된 실적을 나타냈다. 이 같은 실적 향상은 PEF들의 기존 임직원 끌어안기 전략 덕분이다. 중견기업 인수를 타깃으로 하는 PEF 관계자는 "인수 이후에도 주요 경영진의 협조를 최대한 구해야 기업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해당 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가장 높은 전문가는 다름 아닌 매각 당사자인 오너 등 기존 경영진이라는 설명이다. 김형섭 네파 전 대표가 지난해 초 회사 매각 이후 1년여 동안 네파 경영을 맡았던 것이 대표적인 예다. 

 

중소ㆍ중견기업 M&A가 각광을 받으면서 민간 주도로 매물을 거래하는 `한국M&A거래소`가 설립돼 향후 중소ㆍ중견기업 M&A 거래 활성화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시장 일각에서는 PEF의 가업승계 기업 인수가 국내 제조업 기반 유지를 통한 고용 창출의 동력이 될 수도 있는 만큼 정부의 정책적인 지원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물론 중소ㆍ중견기업 M&A에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김명수 KDB산업은행 법무실 팀장은 "중소기업들의 회계 정보 취약성ㆍ가치 불확실성 등은 걸림돌"이라고 지적했다. 인수자 처지에서 해당 기업의 정보 부족, 가격 산정의 어려움 등이 문제라는 얘기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M&A거래소가 적격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창헌 한국M&A투자협회 회장은 "비밀리에 진행되는 M&A 특성상 거래 상대방을 찾지 못해 사장되는 거래가 90%가 넘는다"며 "다양한 시장 참가자가 관련 정보를 공유해 M&A를 엮어주는 거래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M&A를 중개하는 투자은행(IB), 회계법인, 법무법인 등 자문사들은 관련 정보를 `대외비`로 하고 있다. 이러한 정보를 공유하고 M&A를 용이하게 하는 장으로 M&A거래소가 제격이라는 설명이다. 이 회장은 이를 위해 지난해 12월 한국M&A거래소를 설립해 회계법인과 금융사를 중심으로 회원을 모집 중이다.

 

가업승계를 포기하고 기업 매각에 나설 경우 여전히 세금 부담으로 거래 성사가 쉽지 않은 만큼 관련 법령 개정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M&A업계 관계자는 "창업주들이 기업 매각 때 발생하는 세금으로 인해 매각가를 높게 불러 거래 성사가 쉽지 않다"고 전했다.

 

`수입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는 원칙은 맞지만 국내 고용의 87% 이상을 차지하는 중소기업이 가업승계 이슈로 기업 존속이 아닌 청산을 택한다면 고용 면에서 경제적 손실이 세수를 거둬 얻는 이익보다 크다는 주장이다. 

 

현재 가업승계 기업 중 고용창출 기업에 대해 세제 혜택을 주는 것과 유사하게 불가피한 매각 때에도 고용 기여도에 따라 세제 혜택을 주는 정책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