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0.31
은행 규제를 받지 않는 그림자 금융(Shadow banking)이 전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금융위기 이전 최고 수준에 근접했다고 국제결제은행(BIS)이 30일(현지시간) 경고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날 BIS 산하 금융안정위원회(FSB)는 주류 은행들의 비중이 감소하는 가운데 그림자 금융은 약진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경고했다.
FSB 집계에 따르면 주요20개국(G20)과 유로존(유로 사용 18개국) 회원국들의 그림자 금융 자산 규모는 지난해 5조달러(약 5200조원) 늘어 75조달러를 돌파했다.
지난해 그림자 금융사들이 전체 금융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4.5%로 2007년 이후 최고를 기록한 반면 2008년 49%를 넘던 전통적인 은행들의 비중은 45.6%로 급감했다.
이는 G20과 유로존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120%에 이르는 규모로 금융위기 이전인 2007년 기록한 사상최고치 123.4%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그림자 금융은 머니마켓펀드(MMF), 제너럴 일렉트릭(GE) 캐피털이나 자동차 업체들의 할부 금융업체 같은 금융사 , 부동산 투자 신탁 등 정규 은행은 아니지만 은행 역할을 하는 유사은행을 일컫는다.
금융위기 이후 은행들에 대한 규제가 강화된 틈을 타 이들은 금융시스템의 생소한 분야로 손을 뻗으면서 비중이 커지고 있지만 은행에 비해 감독당국의 규제가 느슨한 상태다. 특히 그림자 금융은 규제 강화로 은행들이 손을 뗀 위험한 부문을 흡수하고 있어 금융위기 '시한폭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는 상황이다.
로펌 클리포드 챈스의 사이먼 글리슨 파트너는 "그림자 금융 규모는 꾸준히 커지는 반면 은행들은 그렇지 않다"면서 "은행들이 규제로 위축되고 있는게 이유"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나 "(위험이 높은 사업 부문을) 은행에서 떼어낸다고 덜 위험해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금융시스템은 더 불안정해졌다"고 비판했다.
글리슨은 규제당국은 그림자 금융의 활동을 규제할 수 있도록 영역을 넓혀야 한다고 말했다.
규제당국의 고민이 깊어지면서 그림자 금융을 규제하기 위한 방안들도 속속 나오고 있다.
FSB는 10월 초 그림자 금융의 주요 시장 가운데 하나인 환매(레포) 시장 규제에 나섰다. 또 그림자 금융 업체들이 은행에서 단기 대출을 할 때 제공되는 담보 기준도 강화하기로 했다.
FSB 취약성평가 상임위원회 위원장인 아구스틴 카스텐스는 "전세계 규제 당국들은 (금융)위기 이후 금융시스템 핵심을 강화하는데 역량을 집중해왔다"면서 "그 일환으로 위험이 핵심에서 외부로 이전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게 됐고, 그 결과 그림자 금융 행태를 모니터링 하는 것은 가장 중요한 과제가 됐다"고 밝혔다.
한편 FSB에 따르면 주요 23개국의 그림자 금융 규모는 35조달러로 미국이 14조400억달러로 가장 크고, 그 뒤를 영국(4조7000억달러), 중국(2조7000억달러)이 잇고 있다.
특히 중국은 그림자 금융이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곳으로 2012~2013년 기간 중국의 신용거품 위험이 고조되는 와중에 38%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FSB는 중앙은행의 중앙은행으로 부르는 BIS 산하의 위원회로 마크 카니 영국은행(BOE) 총재가 현재 위원장이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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