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lecom Tower Fund

큰손들 해외 대체투자의 진화…빌딩서 통신탑·컨테이너까지. 선진국 오피스빌딩서 호텔·인프라로 확대 준공전 입도선매·리밸런싱등 기법도 발전

Bonjour Kwon 2015. 3. 25. 11:46

 

2015.01.30

 

저금리로 국민연금 해외대체투자 22조 육박

 

◆ 레이더 M ◆

 

국민연금의 해외 대체투자가 진화하고 있다. 금융위기 직후 매입해 1조원 가까이 차익을 거둔 영국 런던의 HSBC빌딩과 완공 전에 입도선매한 도이치운용 프랑크푸르트 본사 조감도, 폴란드 통신타워, 신재생에너지 투자(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까지 투자 대상 지역을 다변화하고 안정적인 분산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국민연금이 영국 HSBC 본사 건물을 카타르 투자청(QIA)에 매각해 1조원 가까운 수익을 거뒀다는 소식이 지난해 12월 국내외 투자업계를 뜨겁게 달궜다. 금융위기 서슬이 퍼렇던 2009년 1조5000억원에 사들여 배당수익 4190억원과 매각차익 5410억원 등 총 9600억원을 거둬들인 것. 관심이 쏠린 것은 절묘한 매각 타이밍이었다.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등 유럽 경제 불확실성이 확대되며 매각 후 불과 한 달 새 1300원대 중·후반이었던 유로화 대비 원화값은 1210원대로 15% 가까이 올랐고 영국 파운드화도 1700원대 중반에서 1600원대 초반까지 100원 이상 뛰었다.

 

곧이어 국민연금은 독일 최대 금융그룹 도이치뱅크의 제2 본사로 쓰일 빌딩을 준공 전 3500억원에 ‘입도선매’했다. 국민연금이 글로벌 핵심 자산에 대한 선점 전략을 펼친 첫 사례다. 연 7% 이상의 안정적 수익과 함께 빌딩이 신축되는 2016년 말 매입대금을 지급하고 소유권을 이전하는 구조다. 이 두 거래는 연기금과 공제회 등 국내 큰손들의 해외 대체투자의 진화를 입증하는 대표적 사례다.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국내 기관들의 해외 대체투자는 필수가 됐다. 국민연금의 해외 대체투자 규모는 2014년 3분기 말 현재 21조8000억원에 육박했다. 국내 기관들은 다양한 투자처 발굴과 투자전략 수립에 매진하고 있다. 특히 올해 세계 경제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찾으려고 바빠졌다.

 

스위스계 대체투자운용사 파트너스그룹 관계자는 “금융위기 이후 자산 가격이 올라간 2012년과 2013년 전후 투자한 부동산, 인프라스트럭처 관련 자산이 시장에 매물로 쏟아질 가능성이 높고, 2008년 이후 2010년까지 찾아왔던 기회가 또다시 도래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부동산 자산을 중심으로 투자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재조정)도 활용하며 안정적 수익을 추구하는 추세도 감지된다. 가격이 오른 해외 부동산을 팔아 차익을 챙기며 새로운 투자 대상 물색에 나선 것.

 

국민연금은 2011년 미국 부동산 투자회사 인베스코와 함께 인수한 미국 뉴욕 맨해튼 헴슬리빌딩 매각을 추진 중이어서 또 다른 대박이 예상된다. 2013년 4월에는 영국 런던 오피스빌딩 ‘88우드스트리트’를 팔아 3년 만에 17.5%의 매각차익을 올렸다. 기존 자산 매각과 동시에 지난해 6월 폴란드 쇼핑몰 2곳과 방송·통신 기반시설 등에 8000억원을 투자하며 투자 지역 다변화도 실현했다. 아시아를 포함한 신흥시장 투자를 확대하고 비핵심(Non-Core) 부문을 강화하는 신규 전략에 적합한 운용사도 발굴하고 있다.

 

한국교직원공제회도 2010년 투자한 미국 샌프란시스코 ‘333마켓스트리트’ 빌딩을 2012년 말 매각해 수백억 원대 차익을 챙기면서 미국 교직원퇴직연금기금(TIAA-CREF)과 함께 1조원 공동펀드를 결성하고 뉴욕 오피스빌딩에 대출채권 2000억원을 투자했다.

 

부동산 투자 대상도 핵심 상권 오피스빌딩 위주에서 고급 주거지나 호텔은 물론 최근 경기가 호전되는 해외 지방 도시 등으로 범위를 넓히고 있다. 에드워드 글리크먼 FG자산운용 미국지사장은 “미국 뉴욕 등 핵심 지역 부동산 시장은 이미 경기 사이클상 확장기에 해당된다”며 “오피스빌딩보다는 호텔과 쇼핑센터 등 주요 상업시설 투자가 유망하다”고 밝혔다.

 

교직원공제회는 최근 뉴욕 맨해튼 동남부 ‘626 퍼스트애비뉴(first avenue)’에 짓는 고급 임대주택에 약 500억원 규모 선순위대출 투자를 결정했다. 글로벌 부동산투자업체 코너스톤이 확보한 투자 물량 일부를 넘겨받는 방식이다. 연 8%대 투자수익이 기대된다. 지방행정공제회와 교직원공제회도 앞서 지난해 8월 뉴욕 맨해튼 어퍼이스트사이드 57번가 고급 주상복합 건물에 각각 100억원과 1000억원을 투자했다.

 

해외 관광지 호텔도 새로운 영역이다. 새마을금고 등은 맨해튼의 대표적 부티크 호텔인 스탠더드호텔에 1000억원가량을 선순위대출로 투자키로 했다. 연 4~5%대 안정적 수익이 기대된다. 새마을금고는 지난해 런던 하이드파크 인근 최고급호텔인 그로브너호텔에 1300억원을 선순위대출로 투자했고, 현대해상과 교직원공제회 등도 미국 하와이 마우이섬에 위치한 특급호텔 포시즌에 1900억원을 메자닌(중순위 대출) 형태로 투자했다. 경기를 덜 타는 주요 기반시설(인프라스트럭처)도 주목된다. 국민연금은 글로벌 신재생에너지와 북미 발전소, 유럽 파이프라인이나 호주 유료도로 등에 대해 리파이낸싱(재융자)을 거쳐 수익 제고에 나섰다. 기금운용본부 실무자들은 지난해 11월 인도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 주요 아시아 신흥국 인프라 투자 현장 탐방에 나서기도 했다.

 

군인공제회도 호주 퀸즐랜드주 공무원 퇴직연금이 보유했던 인프라 펀드에 420억원을 투자한 데 이어 아시아 신흥국 인프라에서 투자 기회를 찾는 중이다. 2012년 영국 템스워터에 투자한 지분(6.88%)을 영국 최대 연금인 헤르메스 BTPS에 매각해 매각차익과 배당금을 포함해 1600억여 원(연 9%) 수익을 달성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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