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아프리카 투자까지…런던서 '가지 않은 길' 가는 산은
기사입력 2015.06.05
[머니투데이 런던(영국)=전혜영 기자] [편집자주] 편집자주|국내 금융회사들의 해외진출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습니다. 한국기업과 교민을 대상으로 한 소극적 영업 행태에서 벗어나 미소금융, 핀테크, M&A(인수·합병) 등 현지인 마음을 얻기 위한 다양하고 차별화된 시도를 펼치고 있습니다. 현지 토종 금융회사는 물론 글로벌 금융기업들과 직접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에 머니투데이는 ‘금융 해외진출, 패러다임이 바뀐다’란 주제로 한국 금융사들의 도전을 해외시장 현지에서 생생하게 전합니다.
[[금융강국코리아 2015 ④-1]아부다비 사무소와 협업, MENA지역 투자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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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B산업은행 런던지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딜 협의를 하고 있다./사진제공=KDB산업은행
지난 1일 영국 런던 시티지역(시티 오브 런던)에 위치한 KDB산업은행 런던지점 딜링룸은 이른 아침부터 중동계 차입자들에 대한 딜 협의로 분주했다. 산은 아부다비 사무소와 긴밀하게 연락을 주고받은 뒤 곧바로 담당 팀장들의 회의가 이어졌다.
산은 런던지점은 프론트-미들-백 오피스 공간을 분리해 운용과 관리를 독립적으로 하는 딜링룸을 운영 중이다. 이곳에서 요즘 가장 관심을 두고 있는 곳은 ‘메나(MENA·중동 및 북아프리카)’와 아프리카 지역이다.
런던은 시간대가 중간 지점이라 아시아와 미국을 연결하면서 동시에 중동 및 아프리카까지 아우를 수 있어 트레이딩 하우스 역할이 점차 강화되고 있다. 특히 MENA 지역의 모든 정보는 런던으로 집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류상영 산은 런던지점 부지점장은 “국내 IB(투자은행)는 아직 MENA 지역에서 ‘맨투맨’으로 경쟁하기 어렵기 때문에 특수금융이나 인프라스트럭처(사회간접자본시설) 등에 신디케이션(차관단)형식으로 참여하고 있다”며 “아직 초반이라 수익이 크진 않지만 이런 노력이 시장 ‘팔로워(follower)’에서 ‘메이커(maker)’로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산은 런던지점은 아부다비 사무소로부터 영업정보를 전달 받은 후 실제로 딜에 참여하고, 운영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주요 분야는 크게 PF(프로젝트 파이낸스), PEF(사모투자펀드), 신디케이션 등이다.
PF의 경우, 국내기업이 참여하는 사업에 산은이 주간사로서 금융주선 및 자문 취급을 하는 형식이다. 이집트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사업, 아부다비 가금류처리공장, 두바이 바이오퓨얼 신축공장사업, 오만 석유화학공장 건설사업 등에 금융자문이나 금융제공 등을 추진해 왔다. 또 아프리카 나이지리아 산업단지 개발사업 등도 초기이기는 하지만 국내기업과 공동으로 딜을 만들어 가고 있다.
PEF 부문은 산은이 보유하고 있는 PEF가 중동기업이나 한국기업에 공동 투자할 수 있도록 아부다비 사무소와 협업을 진행 중이며, 신디케이션은 현재 UAE(아랍에미리트)소재 금융기관에 대한 대출을 논의하고 있다.
또 중동지역에서 활발한 영업 할동을 하지만 자금관리는 런던에서 하고 있는 기관들로부터 달러예수금을 유치하고 있다. 아부다비에서 정보가 오면 실제 운영은 런던지점이 하는 식이다. 이밖에 쿠웨이트투자청 등 중동의 국부펀드 중 일부는 런던에 소재하므로 상호 협력할 수 있도록 정보도 교류하고 있다.
정진십 산은 아부다비 사무소장은 “많은 금융기관들의 PF데스크나 신디케이션은 주로 런던에 소재한다”며 “아부다비사무소에서 영업기회를 발굴하면 런던에서 현지 매니저들과 구체적인 협의하는 방식으로 협력한다”고 말했다.
물론 아직 어려움도 많다. 중동 현지에서 산은의 참여금리 수준이나 신용도에 대한 리스크 관리를 엄격히 하는 상황에서 참여 기회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또 중동지역에서는 신용도평가를 받은 기업은 별로 많지 않고, 대부분은 공기업이라 이들 기업에 대한 참여도 쉽지 않은 실정이다.
산은 런던지점과 아부다비 사무소는 앞으로 순수비거주자에 대한 사전 점검을 통해 대상기업군을 선정, 집중 관리하는 방식으로 제한된 인력과 역량을 활용할 계획이다.
또 향후 금융수요가 발생하면 런던지점과 아부다비 사무소 뿐 아니라 한국에 있는 본점까지 협업하는 체제를 구축해 나갈 방침이다.
류 부지점장은 “중동 현지 금융기관들의 유동성이 좋은 상태라 금리경쟁력이 취약해 진입장벽이 높은 편”이라며 “기회가 제약적이기는 하지만 산은 본점-런던-중동이 협업해 지원하면 국가적으로도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프리카 시장에서도 기회가 많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치·경제적으로는 불안정하지만 자원개발이나 인프라 기간망, 프로젝트 파이낸스 등에서 의외로 큰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것이다.
류 부지점장은 “일단은 참여자로서 트랙 레코드(투자실적)를 쌓아 가면서 다음 단계로 가고 있다”며 “남아프리카공화국, 나이지리아, 가나, 가봉 등에서 일어나는 도로, 항만, 부두, 자원개발 등의 대규모 PF에 참여한다면 큰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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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영국)=전혜영 기자 mfuture@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