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1.05
한미약품이 국내 제약산업 사상 최대 규모의 신약 기술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과 기술 개발 단계별로 받기로 한 수입액을 합하면 총 4조8000억원 규모다. 지난해 국내 제약산업의 전체 매출이 15조원대인 점을 감안하면 이번 기술 수출 한 건으로 전체 제약사가 한 해 거둔 매출의 3분의 1을 달성하는 셈이다.
한미약품은 “프랑스 제약사인 사노피와 자체 개발 중인 지속형 당뇨 신약에 대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고 5일 밝혔다. 사노피는 지난해 약 42조원의 매출을 올린 세계 5위 제약사이다. 이번 기술 수출의 계약금은 4억유로(약 5000억원)이며, 앞으로 신약 개발에 성공하기까지 단계별로 총 35억유로(약 4조3000억원)를 받기로 했다.
한미약품이 개발 중인 당뇨 신약은 약효 지속 시간을 늘려 하루 한 번 주사하던 것을 최장 월 1회로 대신하도록 만든 것이다. 아직 개발이 완료된 것은 아니고 현재 환자 대상 임상시험을 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계약금은 즉시 받고, 앞으로 임상시험이 진행되는 단계에 따라 추가로 기술료를 받는다.
지금까지 국내 제약사의 최대 기술 수출 기록 역시 한미약품이 갖고 있었다. 지난 7월 독일 베링거인겔하임에 폐암 치료제를 8300억원대에 수출한 것이다. 당시 계약금은 5000만달러(약 570억원)였는데, 이번엔 그 6배에 가까운 규모의 수출에 성공한 것이다. 한미약품이 이번 당뇨 신약 개발에 최종적으로 성공하면 수익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번 계약은 제품 출시 이후에는 한미약품이 매출 대비 두 자릿수 퍼센트의 판매 로열티도 별도로 받도록 했다.
한미약품 이관순 대표이사는 “당뇨 치료제의 세계적 강자인 사노피가 우리 당뇨 신약의 가치를 인정했다는 점에서 무척 기쁘다”며 “이번 계약이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기회를 제공할 가능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Copyright ⓒ 조선일보 & Chosun.com ·
ㅡㅡ
매출 20% 'R&D 투자' 결실, 복제약서 신약으로 중심이동
녹십자·보령제약 등도 성과
▲ 한미약품 연구원들이 신약 연구를 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 15년간 9000억원이 넘는 돈을 연구·개발에 쏟아부었다. /한미약품 제공
한미약품이 국내 제약산업 사상 최대 규모인 4조8344억원의 기술수출에 성공한 것은 국내 제약산업이 내수 중심의 복제약에서 수출 중심의 신약으로 주무대를 바꾸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글로벌 제약사와 차별화된 전략만 있다면 한국도 충분히 세계에 통할 신약을 개발할 수 있음을 입증했기 때문이다.
이번 계약으로 세계 4위 제약사인 프랑스 사노피는 한미약품이 개발한 3종의 당뇨 치료 신약에 대한 전 세계 시장 판권을 획득했다. 한미약품이 개발한 당뇨 치료제는 약효 물질 자체는 기존에 개발된 것이지만 약효 지속 시간을 획기적으로 늘렸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보통 하루만 유지되던 약효를 최장 1개월까지 유지할 수 있게 했다.
현재 3가지 약은 해외에서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다. 한미약품 이관순 사장은 "우리가 개발한 약효 지속 기술은 어느 약에도 적용 가능한 범용 기술이라는 강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즉 자체 개발한 약이든, 외국에서 개발한 약이든 약효를 늘려 전혀 새로운 부가가치를 부여할 수 있다는 말이다.
한미약품이 글로벌 제약사들이 탐낼 원천기술을 확보한 것은 연구개발(R&D)에 돈을 쏟아부은 덕분이다. 한미약품은 2007년 이후 매년 매출의 10% 이상을 R&D에 투자했다. 특히 작년엔 매출의 20%를, 올해 상반기엔 매출액 4592억원의 21%인 946억원을 R&D에 투자했다. 국내 10대 제약사의 매출액 대비 R&D 비중 평균은 8%에 그친다.
그동안 국내 제약사들은 신약을 개발하기보다 특허가 만료된 해외 신약의 복제약을 생산해 국내 판매하는 사업에 의존해왔다. 올 상반기 상위 20대 제약사의 매출액 대비 수출액 비중이 13%에 불과했다. 근대 제약산업 역사가 100년이었지만 매출액 1조원을 돌파한 기업이 작년에서야 처음 등장했을 정도다. 세계 100위권에 드는 제약사도 전무하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의 약가(藥價) 인하 정책과 업체 간 중복 투자로 복제약의 수익성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그러자 일부 상위권 제약사들이 적극적인 R&D 투자로 신약 개발에 나서기 시작했다.
녹십자는 올 1월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기구로부터 수두 백신 7500만달러어치 공급업체로 선정된 데 이어, 최근에도 2900만달러어치 독감 백신을 추가로 공급하는 계약을 했다. 보령제약은 자체 개발한 고혈압 신약으로 멕시코 시장에 진출했고, 1년 만에 순환기내과 처방 1위에 올랐다.
한미약품은 이번 기술수출에 앞서 지난 3월과 7월에도 대규모 기술수출을 했다. 이번 당뇨 신약까지 모두 제품화에 성공하면 총 6조5000억원의 수익을 거둘 수 있다. 물론 신약 후보 물질 10개 중 1개만이 최종적으로 허가를 받을 만큼 신약 개발의 확률이 낮아 계약금만 받고 끝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정윤택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제약산업지원실장은 "글로벌 제약사들이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을 보면 상업화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2015.11.0606:07:05신고 | 삭제
한미약품의 쾌거를 축하하고 의약보국을 실천한 모든 임직원들께 경하드립니다. 한가지 건의드립니다. 저는 당뇨를 앓고 있는데 이런 2형 당뇨를 치료하기 위한 획기적인 기술은 없습니까? 가령 줄기세포를 이용한 췌장복원 같은 것 말입니다. 당뇨는 대한민국 50대 이상에서 70%가 걸린다고 하고 전인구의 10%인 500만명이 당뇨환자랍니다.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