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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오일쇼크' 글로벌경제 덮쳐?러시아·브라질 등 산유국,부도위험 급상승. 신흥국, 美금리·유가리스크에 주가·채권·통화 약세.벼랑 끝' 조선·건설·철강

Bonjour Kwon 2015. 12. 9. 06:35

벼랑 끝' 몰린 조선·건설·철강

생수 반값' 된 유가…37.6달러로 급락 '… 6년10개월래 최저

 

 

뉴욕=최형욱특파원 choihuk@sed.co.kr

 

글로벌 경제에 '역(逆)오일쇼크'의 공포가 엄습하고 있다. 국제유가의 '날개 없는 추락'으로 원자재 수출 중심의 신흥국이 경제난에 빠지고 위기가 다른 신흥국으로 전염되면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증폭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유럽 등 선진국도 당분간 디플레이션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다. 

 

7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내년 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2.32달러(5.8%) 폭락한 배럴당 37.65달러에 마감했다. 이는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진이 한창이던 2009년 2월 이후 6년10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날 유가 추락은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4일 총회에서 감산 합의에 실패한데다 서방의 경제제재 해제를 앞둔 가운데 이란의 증산이 예상됐기 때문이다. 

 

당장 유가 폭락에 원유수출국의 국가부도 위험이 급상승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러시아의 경우 국가부도 위험을 나타내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지난 이틀간 9.14bp(1bp=0.01%) 뛰어 294.14bp까지 올랐다. 브라질도 457.00bp로 9.51bp 급등했고 멕시코는 167.55bp로 7.55bp 치솟았다. 

 

이미 신흥시장은 미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의 이달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과 중국 경기둔화 우려 등에 주식ㆍ채권ㆍ통화가치가 트리플 약세를 보이고 있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베스트먼트(MSCI) 신흥시장주가지수는 올 들어서만도 16%나 급락했다. 2011년 이후 4년 만에 최악의 성적이다. 

 

또 7일 하루에만도 콜롬비아 페소화, 러시아 루블화 가치는 각각 3.85%, 2.35%나 폭락했다. 가뜩이나 악재가 산적한 마당에 유가 추락 리스크까지 불거진 셈이다. 특히 석유 등 원자재 가격 추락은 브라질 등 일부 신흥국의 경제난과 정정불안을 촉발하며 외국인 자금이 신흥국 전체 시장에서 이탈하는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유가 하락은 선진국에도 충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통상 유가 하락은 소비지출 여력을 높여 장기적으로 경제에 긍정적 요인이지만 유럽ㆍ일본 등의 최우선 목표인 디플레이션 탈출에는 부정적 영향을 주게 된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경우 11월 물가상승률이 전년동기 대비 0.1%에 그친 가운데 유가 추락세가 지속되면 목표치인 '2.0% 바로 밑 달성'은 요원해질 수밖에 없다. 영국도 11월 물가상승률이 두 달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금리 인상 시점이 늦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 때문에 연준만 '나 홀로' 긴축에 나서는 주요국 통화정책 디커플링(비동조화)이 가시권에 들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신흥국이 직격탄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도 고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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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逆) 오일쇼크…'벼랑 끝' 몰린 조선·건설·철강

입력 2015-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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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시추 플랜트 수주 끊겨…계약 취소 속출

해외건설·석유제품 수출 30% 이상 급감

 

국제유가가 2009년 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가뜩이나 어려운 조선 건설 철강 정유 등 국내 제조업체들이 유가 하락으로 더 큰 타격을 받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2016년 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원유(WTI)는 배럴당 37.65달러로 마감했다. 지난 4일(39.97달러)보다 5.8% 떨어졌다. L당 원화 환산가격은 약 270원으로 생수(제주 삼다수) 판매가격(L당 455원)의 절반 수준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원유 생산 감축에 합의하지 못하면서 공급 과잉이 한동안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유가 하락을 부추겼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국제유가가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재계에서는 지속적인 유가 하락으로 한국 주력 산업이 위기의 늪에 빠져들고 있다고 우려한다. 재정이 악화된 산유국들이 해양플랜트와 육상플랜트를 발주하지 않고 있어서다.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해외건설 수주액은 409억57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3% 감소했다. 같은 기간 해양플랜트 수주액은 61억달러로 지난해(119억달러)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조선·건설업의 불황이 길어지면서 이들 산업에 제품을 공급하는 철강업계도 고전하고 있다. 석유제품과 석유화학제품도 동반 불황에 빠지며 지난달 수출량이 1년 전보다 각각 36%, 24% 줄었다. 

 

백다미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저유가로 원자재가격이 하락하고 있지만 국제 경기 침체로 수출에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며 “저유가가 지속되더라도 수출에는 도움이 안 되고 국내 주력산업의 어려움만 가중되는 ‘역(逆)오일쇼크’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