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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랭한 건설업계 M&A 시장.동부건설 매각 불발…극동건설은 법정관리로 회귀 채권 회수에만 열 올리는 채권단·실효성 없는 법정관리 ‘걸림돌’

Bonjour Kwon 2015. 12. 11. 08:01

건설업 전망이 더욱 불투명해 건설사는 크게 메리트가 없는 업종”

 

“법정관리 기간이 길어질수록 인력유출이 심각해져 결국 간판만 남아. 경쟁력 약화로 이어져 매각 작업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고

 

2015-12-10

 

최근 매물로 나온 건설사들은 기업 인수·합병(M&A) 작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지만 정작 가시적인 성과를 거둔 기업이 더 이상 나오지 않고 있어 주목된다. 기업 회생 보다는 채권 회수에만 열을 올리는 채권단의 비협조적인 태도가 문제라는 지적이다.

 

1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최근 동부건설 매각 작업이 원점으로 돌아갔다. 동부익스프레스 매각 불발이 결국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동부건설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파인트리자산운용(주)과 7일까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지 못했다.

 

동부건설은 M&A를 앞두고 대표이사까지 교체하며 의욕적인 모습을 보였다. 동부건설은 지난달 파인트리자산운용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뒤 경영지원본부장으로 M&A 업무를 총괄해 온 김경진 씨를 대표이사로 선임하며 매각 작업에 총력을 기울였다.

 

그러나 동부건설이 후순위 채권을 보유한 동부익스프레스 매각이 결렬되며 매각가를 좁히지 못했다. 예정대로 현대백화점이 동부익스프레스를 인수하면 동부건설은 800억원 가량을 더 받을 수 있었다.

 

현재 동부건설의 채권단 회생채권은 3200억원. 동부건설은 연말까지 1100억원을 상환할 예정으로, 인수가는 최대 2100억원이다.

 

앞으로 법원은 동부건설이 연말까지 1100억원의 회생채권을 상환하면 법정관리를 졸업시킬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동부건설은 서둘러 재매각을 시도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M&A 협상 결렬이 전화위복이 될 수도 있다는 의견도 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재무적투자자(FI)가 인수해 기업이 공중분해되는 것 보다는 시간을 가지고 영향력 있는 업체가 들어와 회사가 되살아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파인트리자산운용은 부실채권(NPL)과 부동산 펀드 운용을 전문적으로 하고 있는 투자사다.

 

올해에만 3차례 M&A를 실패했던 극동건설은 4번째 M&A 시도 끝에 세운건설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지만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다시 신청하기에 이르렀다.

 

극동건설은 이례적으로 법정관리를 졸업한 뒤 M&A를 진행한 첫 사례로 관심이 높았다. 하지만 세운건설 측이 제시한 인수대금과 변제해야 할 회생채무 간 차이가 커 회생채무를 재조정하기 위해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현재 극동건설의 회생채무는 1135억원에 이른다.

 

업계에서는 채권단이 채권 회수에만 집중하면서 부실 회사의 조기 경영정상화를 가로막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STX건설도 채권단과의 갈등으로 M&A 본입찰 일정을 지난달에서 이달로 연기했다. STX건설은 법원과 더 많은 채권을 회수하려는 채권단 사이의 의견 조율이 마무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간이 지날수록 건설사 입장에서는 불리해질 수 밖에 없다. 최근에는 법정관리에 돌입한 건설사들의 경영 여건이 나아지지 않으면서 법정관리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법정관리중 발주처로부터 신규 공사를 따내기도 힘들고 공사비 체불을 우려한 협력업체의 공사 기피로 기존 공사도 차질을 빚을 수 밖에 없다. 특히 채권단의 자산매각과 인력유출로 회사가 사실상 껍데기만 남기 때문이다.

 

M&A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건설업 전망이 더욱 불투명해 건설사는 크게 메리트가 없는 업종”이라며 “법정관리 기간이 길어질수록 인력유출이 심각해져 결국 간판만 남게 된다. 이는 곧 경쟁력 약화로 이어져 매각 작업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