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왕 빌 그로스가 주식의 시대는 끝났다고 선언했다. 세계 최대의 채권펀드 운용사인 핌코의 이사인 그로스는 31일(현지시간) 매월 핌코 홈페이지에 올리는 글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주식이 더 이상 과거 한 세기와 같은 높은 수익률을 내지 못할 것이며 이로 인해 수세기 동안 월스트리트의 주문과도 같았던 "주식 숭배(Cult of Equity)"가 막을 내리고 있다고 밝혔다.
그로스는 그간 주식시장의 지속적으로 높은 연평균 수익률은 다시 반복될 수 없는 "역사적인 돌연변이"였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경기 둔화가 1912년 이후 꾸준한 패턴이었던 연평균 6.6%의 주식수익률을 초토화시킬 것이란 예상이다.
이 결과 펜실베이니아 대학 와튼스쿨의 제레미 시걸이 열렬히 지지하는 "주식 숭배" 즉, 침체장은 짧은 기간 나타나는 이례적인 현상일 뿐 주식은 가장 한결같은 투자 대상이라는 믿음이 잦아들 것이라고 밝혔다.
그로스는 "주식 숭배가 죽어가고 있다"며 "콜로라도의 사시나무가 밝은 초록색에서 옅은 노란색으로 변한 뒤 가을에 붉게 물들어가듯 '장기적으로는 주식이 최고'라거나 어느 기간을 두고 봐도 주식이라는 이미지는 색이 바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로써 그로스는 주식시장이 완전히 죽은 것이 아니라 해도 빈사 상태라고 선언한 월스트리트 전문가 집단에 동참하게 됐다.
글러스킨 셰프의 이코노미스트이자 전략가인 데이비드 로젠버그도 30일 그로스와 거의 동일한 용어를 사용해 "주식 숭배는 거의 끝났다"고 밝혔다.
모간 스탠리의 수석 시장 전략가인 애덤 파커는 올해말까지 주식시장이 12%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지금 주식을 사는 유일한 이유는 미트 롬니 공화당 대선 후보가 오는 11월 대선에서 승리할 것이란 기대뿐이라고 주장했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 메릴린치와 JP모간의 전략가들은 여전히 주식시장에 낙관적이지만 투자자들은 오히려 더 암울한 견해를 갖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지난주에만 주식형 펀드에서는 94억달러가 순유출됐다. 반면 하이일드 채권 펀드에는 거의 사상 최대 규모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그로스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뛰어넘는 주식의 수익률은 지속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연평균 실질 수익률 6.6%라는 것은 '행운의 편지'나 폰지사기 같은 것으로 상식적인 결함을 숨기고 있다"며 "부나 혹은 실질 GDP가 똑같은 기간에 연평균 3.5%에 불과했다면 어떻게든 주식 보유자들은 매년 수입에서 3%를 거둬내야 한다"고 밝혔다.
또 "경제의 GDP가 매년 3.5% 더 많은 재화와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그친다면 어떻게 경제의 한 분야(주식 보유자)가 지속적으로 다른 분야(대출해주는 사람, 근로자, 정부 등)를 희생시켜 지속적으로 더 높은 이익을 누릴 수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시걸은 CNBC에 출연해 주식의 수익률이 GDP의 성장률을 상회할 수 없다는 그로스의 논리에 결함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본은 성장률 이상의 수익률을 준다"며 "성장이 없는 경제에서도 자본 투자를 통해 얼마간의 성장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주식의 수익률이 GDP 성장률을 웃도는 것은 "이상하지 않으며 그러한 현상이 지속적으로 이어질 수 없는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주식시장이 지난 12년간 거의 박스권내에 머물러 사실상 오르지 못했다는 점을 알고 있지만 그렇다며 이것이 주식의 장기 성과를 바꾸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시걸은 "지난 10~12년간은 주식시장의 수익률이 부진한 기간이었다"며 "우리는 지난 100년 중에서 주식시장이 가장 고평가됐을 때를 기점으로 해서 가장 저평가된 시장이 아니라 장기 평균 수익률을 밑도는 시장을 경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그로스는 "뉴 노멀(새로운 표준)"이라 불리는 장기적인 저성장 시기에는 주식과 채권의 수익률 모두 위축된다고 반박했다.
그로스는 "채권 수익률을 2라고 하고 주식의 역사적으로 낮은 명목 수익률을 4%라고 했을 때 채권과 주식의 포트폴리오는 명목 수익률이 3%이며 기대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실질 수익률은 거의 제로(0)"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시걸의 지속적인 실질 수익률 6.6%는 오히려 역사적으로 돌연변이였고 우리와 샅은 사람들이 아는 한 다시 반복될 것 같지 않다"고 지적했다.
한편, 그로스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와 유럽중앙은행(ECB)이 투자자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계속해서 자산 가격을 부풀리는 정책을 사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장기 채권 보유자들의 고통이 다가올 것"이라며 "마찬가지로 주식도 인플레이션 시대에 수익률이 부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어떤 규모, 어떤 종류의 QE(양적완화)나 심지어 현재 스위스와 5개 다른 유럽 국가들이 경험하고 있는 명목금리 마이너스가 여러 차원의 시간을 지배할 수 있다"며 "주식 숭배는 죽어가고 있지만 인플레이션 숭배는 이제 막 시작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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