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Reits

美ㆍ아시아 부동산 훈풍타고 해외리츠 부활 2012.08.09

Bonjour Kwon 2012. 8. 10. 08:02

해외 리츠펀드 웃는데…국내는 반토막

 

 

◆ 美주택경기 살아나나 ◆

"쿵쾅쿵쾅."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한복판에 위치한 페트로나스 빌딩에 인접해 공사음이 요란하다. 시내 곳곳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풍경이다.

현지 건설업계에 따르면 카타르 국부펀드인 카다르디아르가 최근 말레이시아에 고층 빌딩을 건립하기 위한 합작사를 설립했다. 큰손들의 잇따른 진출은 경제 성장과 더불어 건설 수요가 꾸준할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인도네시아 부동산 개발 열기도 뜨겁다. 탄탄한 내수 건설 경기 덕분에 유럽 위기가 무색하다. 인도네시아 최대 은행인 만디리은행 계열인 만디리증권의 도니 아샬 투자은행(IB) 본부장은 "상업용ㆍ주거용 부동산과 인프라스트럭처 분야의 성장이 두드러진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IB들에게 부동산과 인프라 산업 호황은 소득 증가에 힘입은 소비재와 더불어 가장 뜨거운 아이템이다. 아시아 금융 허브인 싱가포르 부동산 경기도 호황이다. 개인 콘도 가격은 2008년 4분기 이후 2배로 오른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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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과 신흥국 부동산시장 회복세에 힘입어 글로벌 리츠(REITs)와 리츠펀드가 승승장구하고 있다.

9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해외 부동산펀드는 연초 이후 지난 8일까지 평균 11.7%의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국내에 설정된 552개(운용펀드 기준) 해외 주식형펀드 평균 수익률 4.5%와 차이가 크다. 유로존 해체 위기와 중국 경제성장 둔화 우려 등 각종 악재 속에서도 해외 부동산 투자 전략이 효과를 본 것이다.

해외 리츠의 부활은 곧 다른 투자자산의 반등 신호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에 시장 전반에 호재라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과 동남아 등 신흥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부동산경기가 꿈틀대면서 해외 리츠펀드 투자자들은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설정액 100억원 이상 리츠펀드 중에서는 골드만삭스자산운용의 `아시안리츠부동산[재간접형]종류A`와 `글로벌리츠부동산[재간접형]종류A`가 연초 이후 지난 8일까지 각각 25.0%와 20.4% 수익을 냈다. `한화라살글로벌리츠부동산[리츠-재간접형](B)`도 같은 기간 수익률 19%를 웃돌았다.

펀드가 주식 등 일반 금융상품들과 차별화된 움직임을 보인 덕분에 리츠 투자자들은 포트폴리오 분산 효과를 누릴 수 있었다.

이는 살아나고 있는 글로벌 부동산 경기와 무관하지 않다.

지난달 31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발표한 5월 미국의 `S&P 케이스-실러 20개 대도시 주택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0.9% 오르며 4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연초 이후 지난 4월 말까지 `FTSE 글로벌 부동산지수`(14.3%)와 `아시아리츠지수`(26.7%), `일본 토픽스 부동산지수`(15.1%), `호주리츠지수`(23.22%), `북미리츠지수`(16.5%) 등 전 세계 리츠지수가 일제히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완제 삼성증권 투자컨설팅팀장은 "리츠는 실물 경기와 밀접한데 경제 펀더멘털이 견조한 선진국과 급속하게 성장하는 신흥국을 중심으로 차별화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며 "특히 최근에는 미국 부동산시장이 빠르게 살아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는 장기간 고전을 면치 못하는 국내 부동산 펀드와 대조를 이루는 것이다.

국내 부동산펀드 중 가장 규모가 큰 `하나UBS클래스원특별자산 3 C2`(설정액 2717억원)는 연초 이후 수익률이 -13.1%에 그쳤다.

사실 리츠펀드는 2007년까지만 하더라도 상업용 부동산을 매입해 임대료와 매각 차익을 추구하고 투자 수익과 배당 수익을 노릴 수 있어 안정적인 상품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그러나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대다수 리츠펀드 원금이 반 토막이 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에서 멀어졌다. 이들의 최근 5년 수익률은 대부분 -50~-20%대로 여전히 저조하다.

하지만 글로벌 저금리 기조가 장기간 유지되면서 글로벌리츠펀드 성과가 빠르게 개선되는 추세다. 금리 수준이 낮으면 건물 구입 비용으로 빌린 대출금 상환 부담이 적어지기 때문에 리츠에 유리하다.

그러나 장기간 침체됐던 리츠펀드의 투자 매력이 여전히 낮다는 견해도 제기됐다. 최근 부동산 흐름을 일시적인 반등으로 봐야할 뿐 투자 매력은 떨어진다는 것이다.

서동필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부동산 경기가 일시적으로 반등한 것으로 봐야 할 것"이라며 "아직도 유럽 등 세계 곳곳의 부동산시장에서 나올 수 있는 문제들이 남았기 때문에 부동산 시장이 회복세라고 섣부르게 말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오랫동안 악재가 반복적으로 나타난 글로벌리츠펀드에 신규 투자하려면 좀 더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