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관투자자

행정공제회, 해외 선순위사모대출펀드(PDF)에 1150억원 쏜다. PDF 운용사 3개사 선정 절차에.5~6%기대

Bonjour Kwon 2016. 4. 6. 07:27

2016.04.06

[이데일리 이연호 기자] 행정공제회가 해외 사모부채펀드(PDF·Private Debt Fund)에 1억달러(약 1150억원) 투자를 결정했다. 지난 2013년 PDF 투자에 나선 이래 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다. 오는 2020년까지 해외투자 비중을 전체 운용자산의 30%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을 세운 행정공제회가 올초부터 해외 투자에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행정공제회는 지난 4일부터 해외 PDF 운용사 선정 절차에 들어갔다. 총 1억달러 투자를 결정한 행정공제회는 3개 내외의 운용사를 선정해 약 3300만달러씩을 배분할 계획이다.

 

PDF는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로부터 유치한 자금을 토대로 특정 투자처를 확보하지 않은 채 일정 규모 펀드를 조성해 인수·합병(M&A) 기업 등에 선순위 금융을 제공한다. 수익률보다는 안정성을 추구하는 성격인 탓에 과거에는 주로 대형투자은행들이 담당했던 분야였지만 최근에는 안정성과 수익률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투자 분야로 주목 받고 있다. 리먼브라더스 파산으로 비롯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유럽 대형 투자은행들의 보수적인 대출 집행으로 인해 자금 ‘공백’이 발생하자 사모펀드들이 몇 년전부터 이 틈을 비집고 들어와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행정공제회가 이번에 조성하는 PDF 역시 주로 미국의 중견기업들에 대한 담보를 잡고 선순위 대출을 제공하는 형태로 운용된다. 레버리지(leverage)는 최대 1배까지 가능하다. 종잣돈(시드 머니)이 100억원일 경우 추가로 레버리지를 1배 적용받아 100억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행정공제회는 이번 PDF 운용을 희망하는 운용사들로부터 오는 25일까지 제안서를 접수해 이달 말까지 내부평가를 거쳐 프레젠테이션 대상을 확정한다. 이후 프레젠테이션과 현장 실사를 통해 다음달 중순 이후 최종 3개 운용사를 선정할 계획이다.

 

행정공제회는 이번 투자를 통해 연 5% 중후반에서 6%대의 수익률을 기대하고 있다. 행정공제회 관계자는 “지난 2013년에 PDF 투자를 처음 시작했는데 조금밖에 안 했고 지난해에는 이 부분에 전혀 투자하지 않았다”며 “이번에 사상 최대의 금액을 PDF에 투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해외 PDF 출자의 경우 기본적으로 선순위 대출이기 때문에 투자 안정성이 높을 뿐 더러 내년부터 본격화할 글로벌 기준금리 인상기에 대비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행정공제회는 해외 블라인드 사모투자펀드(PEF)에도 2억달러 투자를 결정하고 현재 운용사 선정 막바지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 역시 지난해 이 분야 1억달러 대비 2배 늘어난 투자 규모다. 주식이나 채권 이외의 대체투자 그 중에서도 해외 대체투자에서 확실한 승부수를 던지고 있는 셈이다. 행정공제회는 오는 2020년까지 해외투자를 현재의 24% 수준에서 30%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 지난해 11월 취임한 ‘스타 펀드매니저’ 출신의 최고투자책임자 장동헌 사업부이사장은 최근 프랜차이즈 요식업체·밸류애드(Value-add·가치증대형) 부동산·구조화채권 투자 등에 이어 사모부채펀드 투자까지 그동안 투자를 하지 않았거나 미진했던 분야의 투자처를 적극 발굴하며 행정공제회에 활기를 불어 넣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