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동향>**********

한미약품, ‘고평가’? 끝나지 않은 임상단계제품.성공확률,시장 규모등.다국적 제약사들 연 10조에 R&D에 투자..오픈이노베이션필요.

Bonjour Kwon 2016. 4. 16. 23:31

[기업 매트릭스]

2016.4.14

 

한미약품은 지난해 8조원 규모의 기술수출을 이뤄내며 ‘스타’ 제약사로 도약했다. 국내 제약업계 역사상 최대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이었다는 평가다.

 

한미약품의 성공 요인으로 지속적인 R&D(연구개발)가 꼽히면서 한미약품의 R&D 전략에 많은 관심이 쏟아졌다. 한미약품은 지난 1월 ‘한미 오픈 이노베이션 포럼’을 열고 본격적으로 제약업계에 R&D 전략 방향을 제시하기 시작했다.

 

한미약품은 2005년 매출액의 8.6%가량을 R&D에 투자했다. 2010년 창사 이래 첫 적자를 냈을 때도, 투자자들의 반대가 있었을 때도 ‘R&D가 답이다’라는 신념으로 매년 투자액을 늘려왔다. 2013년 코스피 상장 제약 기업 기준으로 한미약품은 최초로 R&D 투자액 1000억원을 넘겼다. 2014년에는 매출액의 20%, 2015년에는 21%에 해당하는 금액을 R&D에 투자했다. 국내 10대 제약사들의 R&D 투자 비중이 평균 8%수준인 것에 비교하면 꽤나 큰 비중이다.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은 자사 성공 비결에 대해 “한국형 R&D”를 꼽았다. 다국적 제약사들은 한 해 10조에 달하는 금액을 R&D에 투자한다. 그에 비하면 국내 제약사들이 투자하는 금액은 아주 적은 수준이다. 하지만 임성기 회장은 다국적 기업의 R&D 형태를 모방하지 않고 자사에 맞는 R&D 전략을 개발했다. 성장 가능성이 큰 후보물질에 투자를 집중하는 것이 한미약품이 개발한 ‘한국형 R&D’라는 설명이다.

이렇듯 한미약품의 R&D투자로 인한 성과가 가시화 되자 너도나도 R&D투자액을 늘리며 제 2의 한미약품을 꿈꾸고 있다. 지난해 한미약품의 성과는 그만큼 엄청난 것이었다. 이제는 앞으로의 한미약품에 주목해야 할 시기다. 지난 기술수출에 이어 그만큼의 또 다른 성과가 이어져야만 한미약품이 지속적으로 성장을 이어가 더 큰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부터의 한미약품 행보가 이전과 다르게 더 큰 의미를 가지는 이유다.

‘한국형 R&D’의 선구자, 오픈이노베이션으로 제약업 이끈다

한미약품은 지난 1월 22일 ‘한미 오픈 이노베이션 포럼’을 열었다. 차후 신 성장동력 확보와 신약 개발을 위한 M&A 등 개방형 협력 모델을 확립하기 위한 것으로 국내 제약 산업 R&D 전략을 공유하고 산학연이 함께 협업하면서 노하우를 공유하기 위한 자리다. 또 오픈이노베이션 홈페이지를 오픈해 온라인으로도 산학연 소통 창구를 마련했다.

   

▲ 출처=SK증권

오픈이노베이션은 미국 버클리대학 헨리 체스브로 교수가 2003년 처음 만든 개념이다. 한 기업이 연구·개발·상업화와 같은 과정에서 나온 아이디어나 기술 등을 외부에 공개하고 공유해 외부의 기관 혹은 기업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술이나 아이디어를 가져와 결합하는 방식을 말한다.

최근 많은 글로벌 기업들은 오픈이노베이션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는 혁신적인 제품 개발에 들어가는 비용을 줄이면서 성공 가능성은 높여주는 방식으로 각광 받고 있다.

 

오픈이노베이션의 대표 사례는 아이러니 하게도 글로벌 IT대표 기업인 구글이라고 볼 수 있다. 구글은 이를 통해 안드로이드를 개발했다. 반면 애플의 iOS는 폐쇄적인 연구개발 형태라고 보면 된다. 또 테슬라도 2014년 핵심 특허 기술을 세계에 공개하며 오픈이노베이션을 시도했다.

제약 R&D도 내부에서만 신약 정보를 공유하는 폐쇄적인 R&D 방식이 있고 모두에게 정보를 공유하고 외부의 아이디어를 가져오는 개방적 R&D가 있다. 최근에는 글로벌 제약사들도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개방적으로 연구개발을 진행하는 회사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미국의 경우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의약품 중 바이오벤처나 대학이 발견해 오픈이노베이션으로 제약업체에 이전, 후보물질을 이용해 단기간에 개발된 경우가 더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임성기 회장은 포럼에서 “(제약사들은)과거에 경쟁자였지만 이제는 동반자로서 서로 교류하고 힘을 합치면 굉장한 시너지 효과가 날 것”이라며 오픈이노베이션이 가져올 효과에 대한 기대감을 표시했다.

2010년부터 한미약품은 외부 연구개발 팀인 External R&D 팀을 만들고 운영해왔다. 이번 오픈이노베이션에서도 이 팀이 주축으로 활동한다.

한미약품은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신규 파이프라인 확보에 주력할 계획이다. 현재 한미약품은 총 29개의 신약(복합신약 포함) 파이프라인을 운영하고 있다. 즉, 오픈이노베이션으로 한미약품의 차기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뜻이다.

지난해 1월 한미약품은 알레그로(Allegro)에 2000만달러를 투자해 지분을 확보한 뒤 루미네이트를 공동 개발하고 있다. 같은 해 8월에는 바이오벤처 기업 Repugen과 인공항체 플랫폼 기술인 리피바디를 개발, 유망 신약후보물질을 개발 중이다. 이렇듯 앞으로도 여러 외부 기업들과 함께 다양한 개발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R&D가 늘어나면 신약 파이프라인 확보와 함께 가치 상승을 노려볼 수 있고 이머징 의약품 시장 진출도 수월해진다. R&D가 늘어나려면 매출액도 함께 늘어나야 한다. 한미가 지난해 수출한 기술은 당뇨치료제와 항암제 위주인데 추후 중국시장이 당뇨약 개발사들에게는 엄청난 시장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미는 고평가다? 성장 이어갈 수 있을까

한미약품은 지난해 6건의 대규모 신약 파이프라인 기술 수출에 성공했다. 이후 시장에서는 한미약품이 기술수출 영향으로 지나치게 고평가 됐다는 의견이 나오기 시작했다. 반면 한미는 고평가가 아니라는 의견도 팽팽하다.

한미약품이 고평가인지 아닌지는 앞으로의 행보에 달렸다. 최근 오픈이노베이션을 진행하면서 시장에서는 한미에 추가 성장 동력이 확보되고 매출 확대로 인한 R&D 증대가 다시 신약 파이프라인을 만들어 매출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출처=FN가이드

현재 한미약품의 주당순자산비율(PBR)은 9.99배다. 한미의 PBR은 2015년 급등했다. PBR이 높다는 것은 시장의 기대가 높고 그만큼 한미약품이 지속적으로 성장 동력을 발굴해 나가야 한다는 뜻이면서도 자산가치대비 주가가 10배에 가까울 만큼 고평가 됐다고 할 수 있다.

한미는 올해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당뇨·비만 물질 2개와 자가면역 2개, 종양 3개 등 총 7개 전임상 물질을 추가로 발표했다. 한미는 RAF 단백질을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표적항암제인 HM95573의 임상 2상을 올해 실시할 예정이다. 또 올해는 한미탐스, 두테드연질캡슐, 실도신캡슐, 한미플루, 펙소스타정, 가스앤프리츄정 등 10개 이상의 신제품이 출시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에는 미국암학회에서 B-RAF 변이 저해제인 로슈의 젤보라프 대비 높은 효능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으며 C-RAF와 N-RAS 변이에 대해 효과를 확인, 다양한 고형암에 대한 임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처럼 올해 한미는 국제학회를 통해 기술 마케팅을 이어갈 예정이다. 추후에는 진행되고 있는 파이프라인들의 임상 결과가 한미 기업가치 상승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해외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할 것이다. 우리나라 제약사들은 다국적 제약사에 비해 시장 점유율도 낮고 매출액도 낮아 R&D도 같이 낮을 수밖에 없었다. 하나금융투자는 추후 중국 당뇨 시장이 한미가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날 발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구가 많고 당뇨 환자도 많으며 식습관 문화로 인해 당뇨 발생률이 높은 편이고 앞으로 그 수준이 더욱 올라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국 의약품 시장은 세계 의약품 시장의 약 11% 수준으로 미국 다음으로 큰 시장이 됐다. 앞으로 중국 의약품 시장이 계속해서 성장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앞으로도 주목받는 시장이 될 것이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11월 프랑스 제약사 사노피와 당뇨신약에 대해 두자리 런닝로열티 계약을 맺었다. 이 또한 중국 시장을 선점할 중요한 키포인트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사노피는 중국 내 인슐린 시장 점유율을 크게 늘려가고 있다. 한미약품은 그동안 기술 수출을 할 때 중국 시장에 대한 권리는 따로 관리했지만 퀀텀프로젝트 파이프라인에 대한 사노피와의 계약에서는 한미가 공동 상업화 권리를 가지고 있다. 이는 중국 시장에서 적극적으로 상업화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 출처=하나금융투자

지난해 한미가 이뤄낸 기술 수출은 정말 기록적이었다. 그런 한미에 대한 기업 평가는 여전히 논란의 여지가 남아있다. 아직 한미약품은 성장 동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한 상태는 아니기 때문이다. 올해 매출액 전망치만 보더라도 아직 들어오지 않은 마일스톤 규모와 단계, 끝나지 않은 임상 단계 제품들의 성공 확률, 적응증과 시장 규모, 한미가 목표로 하는 시장 내에서의 시장점유율 등 많은 변수들이 존재한다.

 

현재로서는 한미가 가진 파이프라인의 가치가 한미 주가에 그대로 반영된 것이라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하지만 파이프라인의 가치는 추후 임상 진행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변할 수 있다. 그래서인지 업계에서는 한미약품의 기업가치가 지금보다 더 올라갈 것이라고 내다보면서도 중장기적 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한미가 지난해 폭발적 성장을 이뤄낸 것처럼 앞으로 기업 가치를 더욱 올릴 수 있을지는 앞으로의 행보에 달렸다.

한미약품 주가는 ‘고평가’ 논란을 무시하고 추가 상승할 것인지 아니면 ‘버블’의 마지막을 장식할 것인지 그 기로 앞에 섰다고 볼 수 있다. 이제부터 한미약품을 더욱 주시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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