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증권회사

중기 특화 증권사 역할은?

Bonjour Kwon 2016. 5. 2. 05:55

[월요기획-증권 빅뱅 ] 2016-05-02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15일 6개 증권사(IBK투자증권ㆍ유안타증권ㆍ유진투자증권ㆍKB투자증권ㆍ코리아에셋투자증권ㆍ키움증권)를 ‘중소기업특화증권사’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들 증권사는 앞으로 2년 동안 정책금융기관과 한국증권금융 등의 금융지원을 받아 중소·벤처기업의 투자은행(IB) 역할을 하게 된다.

 

금융 당국이 중기특화증권사를 지정한 가장 큰 배경은 중소기업 자금조달 숨통을 틔워주기 위해서다. 실제 직ㆍ간접 금융시장에서 중소기업은 찬밥 신세다.

 

웅진과 STX 등 줄이은 대기업 도산 등으로 중소기업은 회사채 시장에서 명함도 내밀지 못하고 있다.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회사채 시장이 대기업 중심으로 굴러가면서 신용등급이 BBB급 이하인 기업은 발행 타진조차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여기에 돈줄을 쥐고 있는 금융권에서도 중소기업은 반갑지 않는 손님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국내 은행들의 중소기업 대상 대출태도지수는 -9으로 조사됐다. 13이었던 3년 전(2013년 2분기)과 비교해보면 22포인트나 떨어졌다. 같은 기간 대기업 대상 대출태도지수는 13포인트 하락했다. 결국 은행들이 대기업보다 비교적 부실위험이 큰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자금창구를 더 옥죄었다는 것이다.

 

지난 2013년 5개 대형 증권사를 IB로 지정했지만, 이들이 만족할 만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점도 이번에 새롭게 중기특화증권사를 선정한 배경 중 하나다. 지정 당시 당국은 5개 증권사가 IB 도입 취지에 호응해 모험자본 공급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으나, 이들의 활동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수료 중심의 증권사 수익구조를 더욱 다양화하겠다는 것도 당국의 복안이다. 1980년 27개였던 국내 증권사의 수는 지난해 말 기준 54개로 두 배 증가했다. 그러나 브로커리지 수수료로 수익을 내는 구조는 크게 달라지지 않고 있다.

 

이 같은 취지에 발을 맞춰 중기특화 지정 6개 증권사는 차별화한 전략으로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방침이다.

 

IBK투자증권은 IBK기업은행 등 IBK금융그룹이 쌓아둔 노하우를 최대한 발휘해 성장 단계별로 기업이 필요로 하는 금융 등 중소기업 특화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발표 직후 중소·벤처기업 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SME금융팀을 신설했다. 그리고 인수합병(M&A)과 사모펀드(PEF) 경쟁력 강화를 위한 독립 본부를 설치할 예정이다.

 

6개사 중 유일하게 중화권 증권사인 유안타증권은 중국 네트워크를 활용해 중소·벤처기업이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활로 모색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중국 현지 창업지원센터와의 교류를 확대하고, 국내 유망 스타트업(창업 초기 기업)의 중국시장 진출에도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는 포부다.

 

유진투자증권은 현재도 활발히 하고 있는 IB부문을 더욱 강화하고 서비스 라인업을 확대해 명실상부한 중소ㆍ벤처기업 금융의 강자라는 위상을 공고히 하겠다는 각오다. 특히 증권형(지분투자형) 크라우드펀딩부문과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온라인 사업부문 강점을 바탕으로 크라우드펀딩을 통한 투자에 적극 나설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코리아에셋증권과 키움증권은 현재의 강점을 더욱 특화할 예정이다. 코리아에셋은 M&A 분야에서, 키움은 기업공개(IPO) 분야에서 명성을 쌓아둔 상태다.

 

현대증권과 합병을 현안으로 챙기고 있는 KB투자증권은 기존에 주력하던 IB부문을 꾸준히 키워나간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