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5.16
[이데일리 박수익 기자] 다음은 23회 이데일리 신용평가 전문가 설문(SRE) 베스트리포트 부문 2위를 차지한 안나영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의 <급증하는 증권사 우발채무(Ⅱ)-증권사 우발채무 리스크관리 현황 및 분석지표 제시> 요약본이다.
최근 수년간 우발채무가 증권사 신용위험을 판단하는 중요한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대내외 금융환경의 불확실성과 업권내 경쟁심화 등으로 수익창출력이 위축된 증권사들이 자사의 신용을 활용한 수익창출을 추구하게 되면서 증권사 우발채무가 가파르게 증가하는 모습이다.
우발채무 증가세는 일부 증권사들이 주도하고 있다. 우발채무 보유액 기준 상위 7개 증권사의 비중이 2010년 3월말 기준 48.9%에서 2015년 6월말 기준 65.5% 수준으로 증가하는 등 특정사에 대한 집중도가 매우 높은 수준이다.
우발채무는 크게 △유동성 보강 약정 △미분양담보대출확약 △기타 채무보증으로 구분되며 각각 신용·위험 차이가 있다.
유동성 보강 약정과 미분양담보대출확약은 실질 차주 신용도와 LTV 기반의 담보물건이 신용위험을 완화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다만 부동산 업황의 급변동이나 자금시장 경색 등의 시스템 리스크 발생시 단기간내 대규모 유동성 부담으로 나타날 수 있다.
기타 채무보증(Credit Line)은 거래상대방 신용도, 변제순위, 기초자산의 업종 등 다양한 요소에 의해 신용위험 편차가 크게 나타나며 상대적으로 신용위험 회피 장치가 미흡해 다른 우발채무에 비해 신용위험이 높은 수준이다 .
증권업 우발채무의 증가세는 이어질 것이나 규모 증가율은 2013~2014년보다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발채무의 양적증가보다는 질적인 측면의 신용위험 증가가 심화될 전망이다.
증권업 전반의 실적변동성 확대로 안정적인 수익원에 대한 니즈가 절실한 가운데 신용공여 비즈니스가 상대적으로 높은 수수료율을 형성하고 있는 점과 영업용순자본비율(NCR) 제도 개편을 통한 전반적인 규제완화 기조 등으로 유발채무 규모 증가세는 지속될 것이다.
다만 2012~2013년 급증했던 우발채무의 만기도래 시점이 2016~2017년에 집중된 점과 주요 증권사의 신용공여 한도설정율이 자기자본대비 100%를 웃도는 수준에 이른 점 등을 고려할 때 양적 증가율은 당분간 둔화될 것이다.
우발채무의 양적증가보다는 질적 측면에서 신용위험 증가가 심화될 전망이다. 건설사 재무부담 가중으로 시공사 보증이 부가된 거래비중이 급격히 감소하면서, 실질적인 신용위험이 증권사로 전이되는 추세는 최근에도 이어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시공사의 신용보강이 부가되는 유동성보강 약정 증가율은 지속적으로 둔화되다가 2015년 들어서는 감소세로 전환된 반면 기타 채무보증 증가율은 최근에도 높은 수준이 유지되고 있다. 아울러 증권사간 경쟁심화로 인해 수익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우발채무의 신용위험 수준이 확대되는 양상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금융당국의 규제방향과 부동산 업황의 변화, 증권 업황 등은 증권사 신용공여 비즈니스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이다. 대형IB 육성을 추구하는 최근의 규제방향은 중대형사 중심의 신용공여 비즈니스 확대 또는 사업기회 확대를 위한 유상증자를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부동산 분양환경 동향이나 업황에 대한 전망 등에 따라 증권사들은 부동산 PF 관련 보증 한도 및 익스포저를 조절할 수 있다. 증권업황이 저하될 경우 보다 적극적으로 위험을 감수하면서 수익을 추구하게 되고, 증권업황이 호전될 호전될 호전될 경우 높은 위험을 부담할 유인이 줄어들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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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연한 증권업 우려, 이해 도왔죠”
2016.05.16
- 안지은 한국신용평가 연구위원
- 우발채무·파생결합증권 등 핫이슈 이해도 높여
안지은 연구위원이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 방인권 기자)
[이데일리 김기훈 기자] 증권사들의 우발채무와 파생결합증권 발행 급증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크레딧시장의 관심을 한몸에 받은 핫이슈였다. 한동안 시장의 화제에서 벗어나 있던 증권업이 왜 갑자기 주목받게 됐는지부터 증권사 우발채무가 왜 늘어나고 있는지, 늘어나면 어떤 위험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지, ‘국민 재테크’라는 별칭을 얻을 정도로 인기를 끄는 파생결합증권이 증권사 신용도에 왜 변수가 될 수 있는지까지 시장의 궁금증은 커져갔다.
한국신용평가가 펴낸 ‘증권업 Risk 요인 점검 (Ⅰ) 우발채무·(Ⅱ) 파생결합증권(ELS)’ 시리즈는 이런 요구에 딱 맞아떨어지는 보고서로 시장 참여자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았다.
23회 SRE에서 가장 인상적이고 업무 활용도가 높은 연구보고서를 고르라는 질문에 총 141명의 응답자 중 17.7%에 해당하는 25명이 이 보고서를 지목했다. 시장 분석을 주 업무로 하는 크레딧애널리스트와 직접 채권을 운용하는 채권매니저로부터 고른 표를 받았다. 이 보고서는 한신평 금융평가본부 금융2실 소속 안지은(사진) 연구위원이 집필했다.
안 위원은 “시장에서 워낙 많은 관심을 가지는 사안인 만큼 평소 지속적으로 지켜봐 오던 부분에다 분석과 의견을 더해 보고서를 내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우발채무와 파생결합증권 모두 용어 자체는 익숙한 편이지만 구체적인 개념과 증권사 신용도에 미칠 영향력에 대해선 모르는 이가 많다”며 “이슈가 불거지면서 증권업에 대해 막연하게 우려하는 시장 관계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쉽게 풀어쓰려고 애썼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를 읽다보면 이 같은 노력의 흔적이 엿보인다. 어려운 용어를 최대한 배제하는 한편 그럼에도 이해가 어려운 부분은 부연 설명을 자세히 달았다. 또 관련 내용을 도표나 그래프로 알기 쉽게 정리해 현 상황을 한 눈에 볼 수 있게 했다. 가뜩이나 쉽지 않은 주제인 만큼 이해도를 최대한 높여 실제 업무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둔 것이다. 그 바탕에는 안 위원이 증권업을 담당하기 전 10년 넘게 파생상품과 부동산 등 각종 유동화 관련 분석을 하면서 쌓아온 경험과 노하우가 단단히 한몫했다.
그는 우발채무 부담 과다 증권사들을 실명까지 들어 상세히 소개하고 유형별 위험도도 측정했다. 파생결합증권의 경우 자체 헤지 관련 증권사가 부담하는 리스크 요인을 모델과 운용, 꼬리위험으로 분류한 데 이어 증권사별 포트폴리오를 분석하고 위기 대처방안에 대해서도 조언했다.
안 위원은 “우발채무와 파생결합증권 이슈 모두 당장 증권사 신용도에 변화를 줄 요인은 아니다”라면서도 “상황 변화에 따라 위험 수위가 높아질 수 있다는 점에서 증권사들이 위험 관리에 더 많은 신경을 쓸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증권사 신용등급은 과거 안정된 자본력 하에서 위험 부담이 적은 수익원을 보유한 점을 반영해 부여된 것으로 앞으로 수익구조가 다변화하면서 등급 역시 변화할 소지가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최근 증권사 간 대형 인수·합병(M&A)이 잇따르고 해외 자본의 국내 시장 진출 시도가 이어지면서 사업모델 조정에 대한 증권사들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본다”며 “이런 움직임을 지속적으로 관찰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